너는 기차를 타고 떠났다이후로 나는 철길에서 서성거렸고아무 역에서나 기웃거렸다기차소리를 들을 때마다내 가슴 위로 기차가 지나가는 듯 했다가슴이 깊이 패였다네 마지막 이미지가 유령처럼 내 영혼의허허벌판 위로 떠돌아 다녔다내가 늙어가는 동안 아직도 너를 승객으로 태운기차는 남극의 해변을 가고 있거나북극의 거친 눈발을 뚫고 있을까나는 늙어가는데너는 이별하던 순간의 젊음을 간직한 채나보다 싱싱한 사내와의 연애를 꿈꾸고 있을까내 뼈는 침목처럼 단단해져서내 육체를 기차처럼 견뎌내고 있지만먼 훗날 기차가 녹슬고 나면침목들의 간격은 무참히 일그러지겠지기차는 새벽에도 자정에도 떠나고 일몰에도 떠나지만내게 돌아오는 기차는 없었다기차가 지나갈 때면 내 몸을 간이역처럼 세워 놓지만멈춰 서는 기차도 없었다- 너는 기차를 타고 떠났다 / 김충규그대의 이름을 불러보고 싶어요짐짓 아무렇지도 않은 목소리로그대와 조금 더 오래 있고 싶어요크고 작은 일들을 바쁘게 섞어 하며그대의 손을 잡아보고 싶어요여럿 속에 섞여서 아무렇지도 않은 듯그러다 슬그머니 생각을 거두며나는 이것이 사랑임을 알아요꽃이 피기 전 단내로 뻗어오르는 찔레순 같은오월 아침 첫 문을 열고 하늘을 바라보는마음 같은 이것이 사랑임을 알아요그러나 나의 사랑이 그대에게 상처가 될까봐오늘도 말 안 하고 달빛 아래 돌아와요어쩌면 두고두고 한 번도 말 안 하고이렇게 살게 되지 생각하며 혼자서 돌아와요- 혼자 사랑 / 도종환나 밤이면 슬퍼지는 이유는그대 밤이면 날 그리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고나 술마시면 미어지는 이유는그대 술 마시다 흘리고 있을 눈물이 아파보여서이고나 음악을 들으면 눈물 나는 이유는그대 음악 속의 주인공으로 날 만들어 듣기 때문이고나 이런 모든 생각 떨쳐버리지 못하는 이유는떨쳐버리고 나면 무너질나를 위해서 입니다- 이유 中 / 원태연집 앞까지바래다 달라 해도 싫다 하고바래다 준다 해도 싫다 하세요매일 매일 바래다 주면서로가 버릇 돼이별 후다시 만남을 갖는다 해도그 만남을 사랑하게 된다 해도집 앞에서 안녕할 때문득 떠오를 테니까요전에 바래다 주었던그 행복한 눈이슬픈 눈으로 기억될 테니까요서글픈 밤 그림자로 기억될 테니까요- 경험담 / 원태연그 사람의 눈물을 보았습니다그래서 붙잡지 않았습니다흔한 이별의 핑계들로나를 달래려 들었다면난 절대로 그 사람을쉽게 떠나 보내지 않았을 겁니다설령 그 사람의 눈물이 거짓이었다고 해도난 괜찮습니다정말로 이별에 가슴 아픈 사랑은이별의 순간에 해야 할 말이 생각나지도 그 어떤 말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의 눈물을 보았습니다 / 유미성어떤 이름으로든그대가 있어 행복하다아픔과 그리움이 진할 수록그대의 이름을 생각하면서별과 바다와 하늘의 이름으로도그대를 꿈꾼다- 그대가 있음으로 中 / 박성준떠나는 그대조금만 더 늦게 떠나준다면그대 떠난 뒤에도 내 그대를사랑하기에 아직 늦지 않으리그대 떠나는 곳내 먼저 떠나가서그대의 뒷모습에 깔리는노을이 되리니- 이별 노래 中 / 이정하사랑으로 찢긴 가슴은사랑이 아니고는 아물지 않지만사랑으로 잃은 것들은사랑이 아니고는 찾아지지 않지만사랑으로 떠나간 것들은사랑이 아니고는 다시 돌아오지 않지만비우지 않고 어떻게 우리가 큰 사랑의 그 속에 들 수 있습니까한 개의 희고 깨끗한 그릇으로 비어 있지 않고야어떻게 거듭거듭 가득 채울 수가 있습니까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평온한 마음으로 다시 기다린다는 것입니다-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中 / 도종환책임질 수 없는 말은 하지 말자내가 한 말에 대한 책임 때문에 올가미를 쓸 수도 있다가볍게 하자, 가볍게보고는 싶지라고 말하고,지금은 사랑해라고 말하고, 변할 수도 있다고끊임없이 상대와 내게 주입시키자그래서 헤어질 땐 울고불고 말고 깔끔하게, 안녕나는 그게 옳은 줄 알았다그것이 상처 받지 않고 상처주지 않는 일이라고 진정 믿었다그런데, 어느 날 문득 드는 생각너, 그리 살아 정말 행복하느냐?나는 행복하지 않았다-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中 / 노희경너에 대한 여운이 찾아들어혼자라고 생각 될 때 고독이 찾아온다여지껏 버티어온 것도나와 함께 하는 네가 있었기 때문이다- 혼자라고 생각될 때 中 / 용혜원추천 2카카오톡 엑스
너는 기차를 타고 떠났다
이후로 나는 철길에서 서성거렸고
아무 역에서나 기웃거렸다
기차소리를 들을 때마다
내 가슴 위로 기차가 지나가는 듯 했다
가슴이 깊이 패였다
네 마지막 이미지가 유령처럼 내 영혼의
허허벌판 위로 떠돌아 다녔다
내가 늙어가는 동안 아직도 너를 승객으로 태운
기차는 남극의 해변을 가고 있거나
북극의 거친 눈발을 뚫고 있을까
나는 늙어가는데
너는 이별하던 순간의 젊음을 간직한 채
나보다 싱싱한 사내와의 연애를 꿈꾸고 있을까
내 뼈는 침목처럼 단단해져서
내 육체를 기차처럼 견뎌내고 있지만
먼 훗날 기차가 녹슬고 나면
침목들의 간격은 무참히 일그러지겠지
기차는 새벽에도 자정에도 떠나고 일몰에도 떠나지만
내게 돌아오는 기차는 없었다
기차가 지나갈 때면 내 몸을 간이역처럼 세워 놓지만
멈춰 서는 기차도 없었다
- 너는 기차를 타고 떠났다 / 김충규
그대의 이름을 불러보고 싶어요
짐짓 아무렇지도 않은 목소리로
그대와 조금 더 오래 있고 싶어요
크고 작은 일들을 바쁘게 섞어 하며
그대의 손을 잡아보고 싶어요
여럿 속에 섞여서 아무렇지도 않은 듯
그러다 슬그머니 생각을 거두며
나는 이것이 사랑임을 알아요
꽃이 피기 전 단내로 뻗어오르는 찔레순 같은
오월 아침 첫 문을 열고 하늘을 바라보는
마음 같은 이것이 사랑임을 알아요
그러나 나의 사랑이 그대에게 상처가 될까봐
오늘도 말 안 하고 달빛 아래 돌아와요
어쩌면 두고두고 한 번도 말 안 하고
이렇게 살게 되지 생각하며 혼자서 돌아와요
- 혼자 사랑 / 도종환
나 밤이면 슬퍼지는 이유는
그대 밤이면 날 그리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고
나 술마시면 미어지는 이유는
그대 술 마시다 흘리고 있을 눈물이 아파보여서이고
나 음악을 들으면 눈물 나는 이유는
그대 음악 속의 주인공으로 날 만들어 듣기 때문이고
나 이런 모든 생각 떨쳐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떨쳐버리고 나면 무너질
나를 위해서 입니다
- 이유 中 / 원태연
집 앞까지
바래다 달라 해도 싫다 하고
바래다 준다 해도 싫다 하세요
매일 매일 바래다 주면
서로가 버릇 돼
이별 후
다시 만남을 갖는다 해도
그 만남을 사랑하게 된다 해도
집 앞에서 안녕할 때
문득 떠오를 테니까요
전에 바래다 주었던
그 행복한 눈이
슬픈 눈으로 기억될 테니까요
서글픈 밤 그림자로 기억될 테니까요
- 경험담 / 원태연
그 사람의 눈물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붙잡지 않았습니다
흔한 이별의 핑계들로
나를 달래려 들었다면
난 절대로 그 사람을
쉽게 떠나 보내지 않았을 겁니다
설령 그 사람의 눈물이 거짓이었다고 해도
난 괜찮습니다
정말로 이별에 가슴 아픈 사랑은
이별의 순간에 해야 할 말이 생각나지도
그 어떤 말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 그 사람의 눈물을 보았습니다 / 유미성
어떤 이름으로든
그대가 있어 행복하다
아픔과 그리움이 진할 수록
그대의 이름을 생각하면서
별과 바다와 하늘의 이름으로도
그대를 꿈꾼다
- 그대가 있음으로 中 / 박성준
떠나는 그대
조금만 더 늦게 떠나준다면
그대 떠난 뒤에도 내 그대를
사랑하기에 아직 늦지 않으리
그대 떠나는 곳
내 먼저 떠나가서
그대의 뒷모습에 깔리는
노을이 되리니
- 이별 노래 中 / 이정하
사랑으로 찢긴 가슴은
사랑이 아니고는 아물지 않지만
사랑으로 잃은 것들은
사랑이 아니고는 찾아지지 않지만
사랑으로 떠나간 것들은
사랑이 아니고는 다시 돌아오지 않지만
비우지 않고 어떻게 우리가
큰 사랑의 그 속에 들 수 있습니까
한 개의 희고 깨끗한 그릇으로 비어 있지 않고야
어떻게 거듭거듭 가득 채울 수가 있습니까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평온한 마음으로 다시 기다린다는 것입니다
-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中 / 도종환
책임질 수 없는 말은 하지 말자
내가 한 말에 대한 책임 때문에 올가미를 쓸 수도 있다
가볍게 하자, 가볍게
보고는 싶지라고 말하고,
지금은 사랑해라고 말하고, 변할 수도 있다고
끊임없이 상대와 내게 주입시키자
그래서 헤어질 땐 울고불고 말고 깔끔하게, 안녕
나는 그게 옳은 줄 알았다
그것이 상처 받지 않고 상처주지 않는 일이라고 진정 믿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드는 생각
너, 그리 살아 정말 행복하느냐?
나는 행복하지 않았다
-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中 / 노희경
너에 대한 여운이 찾아들어
혼자라고 생각 될 때
고독이 찾아온다
여지껏 버티어온 것도
나와 함께 하는 네가 있었기 때문이다
- 혼자라고 생각될 때 中 / 용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