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이 눈알이어서 네가 바라만 봐도 사랑이다
연꽃은 내가 키운 속눈썹이니
물고기들이 죄도 열반이다
비 내리면 타닥타닥 공중으로 길을 만드니
쏟아지는 길이 온통 혈관이고
아픈 사람 눈빛 건네 오면
아파서 일렁이며 음악이다
실뿌릴 내게로 밀고 있는 나무들
아라리로 아라리로 키우고 있으니
그래, 온몸이 눈이어서
숨도 눈으로 쉬고 있으니
눈숨 목숨이 다 숨결이다
내게로 뛰어들어 넋도 못 건진 뼈들 녹여내느라
썩어가는 역사이고
필사적으로 눈동자를 땅 속으로 밀어 내 몸 버티고
네 마음 응시하고 있으니
파문은 껌뻑임이고 수초들은 수줍음이니
네가 바라만 봐도 나는,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