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믿지만 과녁에 꽂히는 화살처럼
가슴을 적중하는 사랑이 나는 두렵네
오늘 밤 뜨겁게 일렁이는 사랑이 지나간 후
속삭이는 바람을 잊어 버리기는 너무 힘드네
조금씩 오조 준하여 빗나가는,
그리하여 그것이 사랑이 아니라고 오해받을지라도
나는 그대의 심장 옆에 머물고 싶네
오십 년 만에 이제 겨우 커피의 맛을 알게 되었네
향이 좋은가? 그 씁쓸함이 좋은가?
설탕도 넣고 크림도 넣고 커피도 넣고
그래도 그것들의 섞이지 않는 단단한 고집을 이해한다네
나의 외로움을,
쓸쓸함을 허망함을 사랑하는 사람이여
외로움을 벗은 쓸쓸함을 벗은
허망함을 벗은 앙상한 정신은 매력적인가
이 시커먼 속은 무엇으로 채울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