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우리가 헤어진지 벌써 3개월이 다되어가 우리가 여름에서 초겨울까지 반년 정도를 사귀었었는데 벌써 겨울 끝자락에 왔네 나는 완전 잘지내 너 대신 좋아하는 연예인이 생겼고 다시 손톱을 물고 가끔 네 생각도 하고 공부도 하고 노래도 들어 이주 정도 후에는 기숙사에 들어간다 그때쯤이면 너무 바쁘고 정신이 하나도 없어서 넌 생각조차 안날거야 정신없이 수업을 듣고 시험을 준비하고 공기마저 어색한 기숙사 방에서 마지못해 잠을 청하고 그런 날들 속에서 너는 정말 생각조차 안날거야 그렇게 한달 지나고 두달 지나고 여러달 지나 서로의 존재조차 가물해질때 그때 연락 한번 주라 어떻게 지내냐고 시험은 잘봤냐고 우리가 할 얘기가 그것밖에 더 있을까? 우리가 헤어져야 했던 이유를 핑계삼아 연락 한번 줘 되게 시간 빠르다 우리가 6개월 사귀었는데 헤어진지 벌써 그에 반인 3개월이나 지났어 그 지난 6개월은 뭐였을까? 가끔 미치도록 행복하면 너무 불안해 이 행복이 언제 깨질까 싶어 너무 불안해 12월 며칠 전 내가 학교 안간 날 니가 괜찮냐고 문자보낸 시간이 4시 44분이었다? 그때부터 난 그 불안함을 배로 느꼈던거 같아 니가 그렇게 싫어하던 4시 44분 나도 처음으로 니 기분을 느낀듯했어 누가 날 좋아해주면 정말 좋은데 그만큼 불안해 나는 항상 행복한 만큼 두배로 불안했어 그 12월은 온갖 감정을 다 겪었어 감정선의 지평을 넘나들어서 그 시작과 끝을 보고 온 느낌이었어 너때문에 안하던 일도 참 많이했지 살면서 하나도 내 취향이 아닌 노래를 매일 같이 듣게 될 줄은 정말 몰랐고 내 생일이 다른 누구의 비밀번호가 될 줄도 정말 몰랐고 아무것도 아닌 그 6월 20일이 특별한 날이 될 줄도 정말 정말 까맣게 몰랐지 누군가의 사랑을 과분히 받기엔 내 그릇은 너무 작았고 그 서툴던 사랑을 녹여 오롯이 품어줄 온기마저 없었던 것 같다 나는 너무 철없고 어렸네 다시 돌아가고 싶은건 아니야 너는 그 철없던 내가 네 손을 잡아올때 허릿게를 안아올때 무슨 생각을 했니 너때문에 내가 웃을때 울때 슬플때 기쁠때 그런모습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니 오늘은 니가 조금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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