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난 남익
난 중학교쯤부터 내 성정체성을 어느정도 알고 있었음. 그래서 딱히 내 첫사랑이 남자여도 아무한테도 얘기는 안했지만 그닥 내 스스로 혼란스럽진 않았다ㅋㅋ
음 에피소드는 많은데 그냥 갑자기 젤 설렜던거 풀어볼게. 아 설마 걔도 인티하는 건 아니겠지.. 에이 설마
아무튼 내 첫사랑은 중학교 때 같은 반이었음. 지금 막 졸업사진 보니까 지금봐도 꽤 훈훈하게 생겼음. 얼굴 밝히는 타입은 아닌데 걔가 뭔가 다른 애들이랑 다른 침착함? 어른스러움?그런거랑 뭔가 자기 사람한테 다정한 면 같은게 좋았던 거 같음ㅋㅋ 되게 생생하게 기억난다.
나 중학교 때 학교에서 중국어 배웠었는데. 그 때가 아마 시험도 다 끝나고 학년 올라가기 전 그 시기? 쯤이어서 분위기도 그닥 공부 분위기 아니고 영화만 주구장창 봤거든. 근데 그날 선생님 노트북 고장나서 영화도 못 보게 됐었음. 그 쌤은 뭐할까 이러다가 애들이 자유시간 달라고 하니까 시끄러워져서 안된다고 그랬거든.
그리고 좀 있다가 쌤이 중국어 시간인데 나름 의미있는 걸 해야하지 않겠냐? 그랬던거 같은데 조금 오래 돼서 기억이 잘 안난다. 그 때 걔가 내 옆에 앉아있었는데 그날따라 애가 막 졸린지 꾸벅꾸벅 졸고 있었단 말이야. 하필 다른 애들은 다 잘 듣고 있으니까 얘가 막 눈에 띄잖아. 그래서 선생님이 나보고 A (일단 A라 할게) 깨우라고 했음.
애가 내가 막 흔드니까 일어는 나는데 졸려가지고 막 정신을 못차렸었어. 너무 애가 정신을 못 차리니까 선생님이 일어나라고 한다음에 내 수업시간에 잔 벌로 뭐라그랬더라? 그 중국어로 자기랑 대화를 해야한다 그랬나? 아무튼 애들 반응 완전 갑자기 오오오 했었음. 왜냐, 걔네 아빠가 중국인인데다 예전에 중국에 잠깐 산적도 있어서 얘는 중국어를 매우 잘했거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니까 애가 그냥 간신히 깨가지고 네? 네? 하다가 그냥 계속 뭐냐는 듯이 날 보다가 그냥 니하오 이런거 했었음. 너무 쉬우니까 애들이 막 우우우 이럼ㅋㅋ 보통 이러면 그냥 선생님이 대충 앉히는데 이 쌤은 보통 쌤이 아니었으니 계속 뭔가 부추겼음. 그리고 더한 건 A도 하면 하는 애였음.
내가 막 에이 이러면서 야유 제일 크게 하니까 씨익 설레게 웃으면서 뭐라 그랬냐면.. 중국어로 "qīn'àide (자기야)" 자기 손에 검지 갖다대고 쉿 이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처음에 뭔 말인지 몰라서 ..? 이러는데 선생님이 엄청 웃으면서 쟤가 네 자기야? 이러는거야ㅋㅋㅋ 애들 다 웃었는데 나만 설레서 벙쪄있었다ㅋㅋㅋ 그 이후로 막 뭐라뭐라하고 앉았는데 하나도 안 들리고ㅋㅋㅋ 아직도 이 말만 생각하면 설레ㅋㅋㅋ
지금도 사실 연락 하다가 1년 전에 중국 유학가고 나도 되게 바빠져서 연락 못함. 그리고 제목에 갑자기 생각난다는 건 거짓말이고 나 사실 아직도 첫사랑이자 짝사랑 진행 중이다. 계속 뭔가 사정이 안 돼서 연락 못했는데.. 연락 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