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글주의!! 익잡에 퇴직한 아빠보고 답답하다는 글 봤는데 최근의 나랑 굉장히 비슷한 글이여서 굉장히 공감이 가서 써봐. 우리 아빠도 55세때 퇴직하시고 하루종일 집에만 계셨어. 술도 드시고 매일 뉴스보고 낮이나 밤에 가끔 산책나가는게 일상 루틴일 정도로 처음에는 그런 아빠가 이해가 가지가 않더라. 30년 가까이 일 하기 바빠서 내 졸업식에도 안오던 아빠가 하루종일 집에 있고 매일 같은 공간에 있자니 답답하고 밉더라도, 차라리 밖에서 뭐라도 하고 생산성 있게 했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밤, 집에 들어오니까 티비를 보고 있는 아빠의 등이 너무 작아보이는거야 어릴때 그렇게 키도 커보이고 너무나도 멋있단 우리 아빠가 그렇게 세상 작아보이는 순간이 처음이었어. 그래서 아빠한테 "아빠! 우리 같이 산책나갈까?" 라고 만저 말 걸었어 아빠는 처음에는 놀랐는지 ㅇㅁㅇ? 이런 표정 짓더니 "그래 같이 가자" 이러시더라고 그러니까 엄마가 같이 가자고 하더니 내가 딱 잘라서 "우리 아빠이름 ㅇㅇㅇ씨랑 같이 데이트 하러 나가는 거니까 오늘은 안돼!" 하고 같이 산책나갔어. 그 날 저녁에 진짜 아빠랑 정말 속깊은 대화 많이 했던것 같아. "아빠 정말 고생했어. 내가 큰 돈은 아니더라도 앞으로 집에 큰일 있으면 조금씩이라도 보탤게" "아빠는 회사 생활 어땠어?" "아빠 젊었을때 이야기좀 해줘" 등등 아빠가 지금까지 걸어온 시간에 대해서 천천히 이야기 하니까 아빠나 나나 똑같은 20대-30대를 보내고 지금의 아빠더라도 회사에서 업무에 치이고 가정에서도 그렇고 상사 비위 맞춰주고 그렇게 이야기 하다보니까 우리 아빠가 참 치열하게도 살아왔구나 생각이 들더라. 그러다가 근처 치킨집 들어가서 아빠랑 치맥도 힌잔 하니까 아빠가 내 얼굴 보더니 딱 한마디 하더라. "그래도 지금까지 내가 일한 보람이 있네~" 이러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진거야. 내가 지금까지 아빠한테 들었던 생각이 너무도 부끄럽고 한심해지고 아빠가 정말 힘들었구나 하면서 그 이후로는 아빠랑 산책도 자주 가고 가끔 아빠랑 술친구도 하고 둘이 같이 여기저기 다니기도 해. 용돈도 많이는 아니지만 가끔씩 드리면서 친두분들 만나면 내돈 내면서 으쓱으쓱좀 하라고.... 그 글쓴 쓰니가 이글을 볼지는 모르겠지만 한번 아빠한테 먼저 말 걸어봐. 지금 아빠한테 제일 필요한건 멋진 양복입고 출근하는것도 아니고, 부하직원들 거느리면서 으쓱대는것도 아니더라 내 자식들한테 아직까지 내가 가장으로써 아빠로써 인정 받는게 제일 듣고 싶은 말일꺼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