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부모님께서 주변 사람 챙기는 걸 가르치셨거든?
그러니 내 타고난 성격이라기보단 성장 배경 때문에 다정한 거긴 한데
이젠 30년이 지나서 내 성격으로 자리 잡은 것 같아.
어릴 땐 소풍 때 도시락을 싸가도 큰 걸 싸가고 안 싸온 친구나 부족한 친구들이랑 같이 먹으라고 하시고
준비물도 무조건 두 개를 챙겨 보내셔서 네 것만 챙기지 말고 다른 사람이 없으면 그거 챙겨주라고 하셨어.
운동회 때도 부모님 못 오신 애들 있으면 모르는 애여도 같은 돗자리에서 밥 먹은 적도 있고...
그래서 언제부턴가 그런 게 당연하게 느껴졌거든?
중학교 가면 교과서 안 가져오거나 체육복 없거나
필기 못한 친구들도 자연스럽게 챙기면서 친구들 사이에선 그런 걸로 인기가 있었어.
착하고 다른 애들 잘 챙기는 애.
고등학생 때는 여고를 갔는데 이런 점 덕분에
애들이 마음을 많이 열어주더라고.
여고는 내신 따기 어려울 거다, 서로 견제한다, 안 알려준다... 는 얘기 있었는데
너는 다르다고, 잘 챙겨줘서 너무 고맙다구.
대학생 때도, 회사에서도 그러다 보니까
친절한 걸로 인기 있어서 그걸로 호감 사거나 칭찬 받고 표창 받기도 했었어.
근데 이것 때문에 동성 사이에도 질투 같은 거 받은 적 있었고
(왜 쟤한테는 톡 하나 더 보내냐, 나한텐 왜 뭐하냐고 안 보내냐 등... 진지하게... 만나서 얘기하고 서운하다고 울고...)
동성 끼리는 이런 일 흔하지 않다는 거 알고 '그런가...?' 했는데
어느 날 친구가 사주보자고 해서 같이 봤었는데
내 사주 중 사람들한테 인기 있는 살도 있는데
동시에 엄청 다정한 것도 있다고 하더라고? (이건 무슨 한자어였는데 까먹었어...)
너무 다정해서 그걸로 사람들 사귀기도 하는데 그걸로 다른 사람이 외로워서 뒤돌아서기도 한다고...
다른 얘기도 있지만 그런 것도 사주에 있나 싶어서 신기했어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