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다니던 곳 부도 나고 다른 회사가 인수해서 다니고 있었는데 얼마 안 있다가 갑자기 부서당 자를 사람 한명씩 정해서 언제까지 명단 제출해라 했었대
그래서 아빠가 그 당시에 담당하고 있던 팀원이 13명정도 있었는데 한명씩 불러서 상황을 솔직하게 말하고 내가 왜 자르면 안되는지 말해달라고 했대
어떤 사람은 얼마전에 애를 낳아서 이제 자식이 둘을 키워야 하는데 지금 잘리면 안된다 이러는 분들도 있었고 정말 다 이해가 가니까 너무 머리가 아팠대
아빠가 다른 분들이랑 술한잔 하면서 너라면 어떻게 했을 것 같냐 물어보기도 하고 계속 고민하다가 아 차라리 내가 나가는게 마음이 편할 것 같은데 이런 생각을 했대
근데 우리집도 막 돈 걱정 안 하면서 사는 집이 아니거든 그래서 아빠가 다른 곳 갈수만 있으면 내가 나가는게 맞겠다 했는데 다행히도 이 상황을 들은 아빠 지인분이 다른 회사를 소개시켜줘서 거기로 가기로 하고 그 자를 팀원 명단 제출하는 날 사직서를 써서 냈대 인사팀에 있던 직원분도 아니 왜 본인이 나가려고 하시냐고 놀라고 그랬대
그걸 다른 팀원들은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 알았다고 하더라고 아빠가 팀원들한테는 말을 안 했었대 자기가 나갈거라는 걸
그리고 옮겨 간 회사에서 좀 큰 회사였는데 (말하면 다들 아는 회사임..) 결론적으로는 다니면서 아빠가 정말 많이 힘들어했었거든.. 암튼 근데 거기서도 열심히 일 하다가 자기를 그만두게 하려고 하는게 너무 보이더래.. 지방으로 발령내고 중국쪽에서 일 하는건 어떠냐 이런 제안하고 다른 사람들 통해서 막 하루라도 젊을 때 다른 회사 구하는게 낫지 않겠냐 이런 소리 들리고.. 알고보니 원래 아빠 자리에 있었던 분도 아빠 들어오면서 지방으로 발령내고 .. 약간 다 쓰면(?) 이런식으로 보내고 했나봐
팀원들한테 일 시키고 아빠도 똑같은 걸 해놓고 그 팀원이 틀리면 아빠가 만든걸로 올리고 그 틀린 팀원은 나중에 따로 불러서 틀린 점 말해주고 다음부터는 이렇게 하면된다 알려주고 이랬대
나중에 저 회사 나올때도 아빠 팀원들 피해 받는거 생기니까 그럼 내가 나갈테니 팀원들은 피해 안 가게 해달라 이러고 나온거였대,,,, 그래서 왜 그렇게까지 했었냐고 하니까 그 팀원들은 회장을 보고 일하는게 아니라 직속상사인 날 보고 일하는걸텐데 그래서 자기가 잘해야겠다고 생각했었대..
다 쓰면 넘 길어서 많은 이야기가 생략되어서 저걸로 뭘 눈물까지 할 수도 있지만 아빠가 너무 멋있는 상사였겠구나 싶어서 .. 그리고 힘들게 다녔구나 싶어서 듣는데 눈물 날 것 같았음 ㅠㅠ
저기 그만둔 뒤로는 아빠가 꽤 오랜 기간동안 직장을 다시 못 구해서 집이 힘들기도 했고.. 그동안 아빠도 나이가 들고 직장을 쉬기도 하고 해서 예전만큼 큰 회사는 못 다니지만 지금 다니시는 곳은 오히려 마음 편하게 다시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게 됐어..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