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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372l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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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정보

이름 : 쿠로오 닝
가족 : 양친, 오빠 (쿠로오 테츠로)
- HQ 고교 2학년 귀가부
- 최근 동아리 탈퇴 (치어리더부)
- 교우 관계 원만
- 원한 관계 없음?

가출? 납치? 



짧은 글과 함께 탐정의 수첩 끄트머리에서 사진 한 장이 붙어있었다. 사진 속 소녀는 그 나잇대 특유의 청춘과 순수를 머금고 렌즈를 보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제발, 제발 부탁드립니다. 경찰은 여동생을 찾아주지 않을 겁니다.'


어떤 사례든 드릴 테니까 제발 찾아주세요. 그 애는 제 전부예요... 
울음기를 잔뜩 머금고 볼품없이 떨리던 의뢰인의 목소리는 아무 사정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안쓰럽게 여길 정도였다. 
실종된 소녀는 평범한 가정 환경에 본인도 비행(非行)과는 거리가 멀었으니 가출의 가능성은 적었다. 제 3자의 범행일 가능성도 있으나 탐정의 감은 이번 일이 면식범의 짓일 거라고 가리키고 있었다.
뚜렷한 증거는 남아있지 않고 실종자의 주변인들을 만나 추리하는 것이 전부인 사건. 
이번 의뢰는 제법 길어질 것 같았다.




-




1. 쿠로오 테츠로 



"... ..."


독특한 머리 스타일의 의뢰인은 오후에 잠깐 만날 수 있냐는 연락을 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찾아왔다. 아직 수업 시간인 걸로 아는데 땡땡이라도 친 모양이었다.
잠을 제대로 못 잔 듯 피곤이 내려앉은 붉은 눈가를 꾹꾹 누르다 손톱을 뜯기 시작한 의뢰인을 보다 못한 탐정이 지적했다.


"그러다가 상처 납니다."
"아."


본인도 모르고 그런 듯 새된 소리를 낸 의뢰인이 멋쩍게 손을 탁자 밑으로 내렸다.


"저도 모르게.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하던 얘기 계속 해주세요."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인 의뢰인이 다시 입을 열어 얘기를 계속했다.


"닝이 마지막으로 연락한 건 오후 8시 40분이었어요. 친구랑 약속이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오늘은 먼저 자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제 여동생은 절 닮아서 인기가 많거든요. (아, 예.) 그 늦은 시간에 여자애를 부르는 녀석이 누군지 물어보려다 내일 얘기하자고 생각하고 넘겨버렸습니다."
"점심 시간에 닝을 만나러 반에 찾아갔더니 그 성실한 애가 아직 등교도 안 했다는 걸 보고 그제서야..."


닝이 그렇게 사라진 건 제 잘못이에요. 제가 조금만 일찍 그 애를 찾았다면... 의뢰인이 괴로운 듯 눈을 감았다.
잠자코 의뢰인의 얘기를 듣던 탐정이 볼펜으로 수첩을 툭툭 두드리다 질문했다. 


"그렇게 아끼는 여동생이 사라진 걸 다음날 점심이 돼서야 아셨다고요?"
"... ..."
"얘기하는 걸 들어보면 동생이 집에 들어올 때까지 절대 안 자고 기다릴 것 같은 오빤데 아침도 아니고 학교에 와서야 동생이 없다는 걸 알았다는 게 조금 그렇네요."
"그건,"


탐정의 지적에 침묵하던 의뢰인이 한참의 정적 후에 입을 열었다.


"사정이 있어서 부모님과는 따로 살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여동생은 부모님이랑 같이 살고 있고요?"


의뢰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표정을 보아하니 어떤 사정이냐고 물어도 대답하지 않을 것 같았다. 


"...일단 알겠습니다. 혹시 여동생의 주변에 따로 의심 가는 인물은 없나요?"
"거슬리는, 이 아니라 닝한테 유독 가까운 척 하는 녀석들이 있긴 하지만..."


역시 제일 의심스러운 건 닝의 담임 선생일까요.






2. 메이안 슈고



'그 선생, 닝이 2학년이 된 이후로 매주 방과 후에 개인 면담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실종 당일에도 개인 면담이라는 이유로 실종자와 방과 후에 만난 사람. 사건의 실마리를 가지고 있을 것 같아 만나자고 할 때마다 어찌나 요리조리 피하던지.


[흠, 탐정님. 사람을 잘못 찾으신 거 같은데]
"제대로 찾았습니다, 메이안 슈고 씨. 잠깐이면 됩니다."
[그날은 제가 수업이 많아서]
"그러면 수업 끝날 때까지 기다리겠습니다."
[우리 탐정님, 시간이 남아도시나 보네]
"^^"


선생과는 학교 측으로부터 출입 허가를 받았다는 것까지 언급하고 나서야 겨우 약속을 잡을 수 있었다. 
매주 면담을 진행할 정도면 분명 아끼는 제자라는 뜻일 텐데 이번 일을 대하는 선생의 태도는 너무나 무심했다. 아니, 오히려 날카롭기까지 했다.


"시작하기 전에 말씀 드리죠. 쿠로오의 실종 건에 대해서 저는 경찰한테 충분히 증언했고, 탐정님과의 대화는 제가 친절을 베푸는 거 뿐입니다."


탐정님께 제 대답을 강제할 수 있는 자격은 없다는 거 아시죠? 싱글 웃으며 어디 한 번 해보라는 듯한 태도는 협조와는 거리가 멀었다. 


"우선,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메이안 씨. 메이안 씨가 협조해주신다면 쿠로오를 찾는 데 큰 도움이 될 겁니다."
"... ..."
"실종 당일, 쿠로오와 개인 면담을 진행하셨다고 들었는데 이유를 여쭤봐도 될까요."
"역시 그걸 물어보시네."


예상했다는 듯 조금의 동요도 없이 선생이 대답했다.


"평범한 방과 후 보충 수업이죠."
"보충 수업?"
"학기 초에 쿠로오가 제게 방과 후에 시간을 내줄 수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열정이 있는 학생에게 날개를 펼칠 기회를 주는 건 선생의 본분 아니겠습니까?"
"특별 취급이나 편애는 아닙니다. 쿠로오가 아니라 어떤 다른 학생이였어도 시간을 내달라고 했다면 기꺼이 그 애를 위해 시간을 냈을 겁니다."


그런 사람이 학생을 찾기 위해 잠깐 시간을 내달라는 건 필사적으로 피하고 말이죠. 하고 싶은 말을 꾹 누른 탐정이 수첩에 보충 수업이라는 말을 적어내렸다.


"어떤 과목의 보충 수업입니까?"
"영어입니다."


뚝, 탐정의 손이 멈췄다. 선생을 기다리며 만났던 학생들이 재잘거렸던 말들이 이상한 점을 지적하고 있었다.


"...메이안 씨의 담당 과목은 체육인 걸로 알고 있는데요."
"체육 선생이라고 해서 다른 과목에 부족하다는 뜻은 아닐 텐데요."


그렇다고 해도 굳이 학교의 영어 담당 선생을 놔두고 쌩뚱맞은 체육 선생을 찾을 이유는 없었다. 
닝은 2학년이 되기 이전에는 메이안 슈고와의 접점이 딱히 없었으니 그가 편해서라는 이유 또한 아닐 것이었다.
선생은 닝이 왜 그에게 보충 수업을 부탁했는지를 물어도 자신은 잘 모르겠다며 회피하는 통에 그 이상의 정보는 얻을 수 없었다.


"대답하실 생각이 없군요."
"그럴리가요. 보충 수업은 정말 수업만 진행했습니다. 저도 정말 탐정님께 협조드리고 싶은데 더 이상 아는 게 없군요."


정말 아쉽다는 듯 눈꼬리를 내리며 웃는 모습에 사라진 학생에 대한 걱정 같은 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더욱 수상했다.


"몇 시까지 쿠로오랑 같이 계셨습니까?"
"책을 정리할 때 다섯 시 이십 분 즈음이었습니다."


아, 소리를 내며 선생이 그제서야 기억났다는 듯 말을 덧붙였다.


"그러고 보니 그날 보충 수업 후 옆 반의 미야 아츠무와 약속이 있다고 해 평소보다 십 분 일찍 마쳤습니다. 닝의 표정이 꽤 어두웠던 걸로 기억하는데."


닝을 찾고 싶다면 의미없는 곳에 시간 낭비하지 마시고 그 애를 만나보는 게 좋지 않으실까요? 다분히 뼈가 들어있는 말을 내뱉으며 선생은 은근히 대화를 끝내기를 종용했다.


"협조 감사합니다."
"별말씀을. 이래봬도 제자들을 아끼는 편이라 귀여운 제자가 얼른 학교로 돌아오길 저도 바라고 있습니다."




빈 교실을 나서며 탐정은 수첩에 메이안 슈고의 이름을 다시 썼다. 

'닝의 표정이 꽤 어두웠던 걸로 기억하는데.'

아무렇지 않게 그 애를 이름으로 부르고 그것을 자각하지도 못 하는 이가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고. 
메이안 슈고는 분명히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






3. 미야 아츠무



'1학년 때는 닝이랑 사이가 안 좋았던 걸로 알아요. 아니, 사실 사이가 안 좋다기보다는 미야 쪽에서 일방적으로...'
'그 놈 그런 얼굴로 성격이 폐기물이라 그 녀석한테 엄청 못됐게 굴었어요. 마주칠 때마다 이상한 걸로 시비 걸고 괴롭히고. 뭐 언제부턴가 안 그러긴 했지만 전 아직도 걔가 싫어요.'
'같은 반도 아니면서 수시로 찾아와서 안 어울리게 살랑거리는 꼴이 토 나옴요.'



주변의 평가가 신랄한 남학생. 최근에 실종자와 하교를 자주 했다고 들어 그의 교실을 찾았으나


"츠무는 아-까 전에 조퇴했심더."
"어디 아파요?"
"낯짝 보니까 멀쩡하던데."


알겠다며 돌아가려는 탐정을 붙잡은 회색 머리의 남학생이 다시 말을 걸었다.


"제가 금마 쌍딘데 뭐 때문에 찾으시는데예."
"아, 둘이 쌍둥이에요?"
"... ...예."


남학생은 본인이 먼저 말해놓고서는 인정하기 싫은 듯 인상을 찌푸리다 대답하곤 미야 아츠무와 관련해서 몇 개 물어봐도 괜찮냐는 탐정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둘 사이는 그냥 츠무 쪽에서 일방적으로 갸한테 매달리는 겁니더. 일 학년 때 괴롭혔던 것도 맞고예."
"생각하는 수준이 유딩에서 멈춰가 마음에 드는 아가 지 안 봐주면 괴롭히면서 엮일라고 멍'청한 짓 했던 거지예."
"개버릇 남 못 준다고 손톱 숨기고 살랑거리는 지금도 가끔 하던데."


내 쌍디긴 하지만 닝 같은 애가 왜 츠무랑 어울려주는지 모르겠심더. 혀까지 차며 하는 제 형제에 대한 평가가 남들보다 신랄했다. 


"쿠로오 양이 그날 아츠무 군이랑 약속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그건 할 말 있다고 닝이 잡았던 약속이고 정류장 가는 길에 금방 헤어졌심더. 저도 옆에 있었어가 압니더."


"갸가 저녁에 친구랑 약속 있다고 했던 건 츠무랑 한 약속 아입니더." 


남학생의 말에 탐정이 잠깐 침묵했다. 탐정은 잠깐의 고민 후 입가에 맴돌던 의문을 뱉고 미야 오사무의 반응을 유심하게 살폈다.


"신기하네. 쿠로오 양이 그런 말을 했다는 걸 오사무 군이 어떻게 알고 있어요?"
"... ..."
"제가 알기로는 그건 쿠로오 양이 오빠한테 보낸 메세지 내용인 걸로 아는데."


아닌가요? 그렇게 묻는 탐정을 내려다보는 남학생의 눈이 놀라울 정도로 차갑게 가라앉아있다. 뭔가를 가늠하는 듯한 그런... 
기묘한 정적은 탐정과 남학생의 옆으로 한 무리의 학생이 시끄럽게 지나간 후에야 깨졌다.


"...쿠로오 씨한테 들었심더. 여동생 찾겠다고 물어보고 다니시던데."
"아~ 역시 그렇죠?"


더 물어볼 거 없으면 가보겠다며 탐정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자리를 떠나는 남학생의 등을 탐정은 오랫동안 쳐다봤다.
아까 그 눈동자는 분명 뭔가를 가늠하며 고민하고 있었다. 과연 무엇을? 만약 아까 옆으로 다른 학생들이 지나가지 않았다면 지금쯤... 
...
메이안 슈고의 밑에 두 명의 이름이 더 적혔다.






4. 아카아시 케이지



"닝을 찾기 위해 시간 들여가며 신경 써주시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검은 머리의 단정하게 생긴 남학생은 탐정을 만나자마자 구십 도로 허리를 숙이며 인사해 탐정을 당황하게 했다.
아카아시 케이지. 의뢰인으로부터 받았던 쿠로오 닝의 주변 인물 중 한 사람이었다. 닝과 같은 반의 반장이라고 했지.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돕겠습니다."
"아카아시 군은 쿠로오 양을 엄청 아끼는 것 같네요."
"닝은 매사에 성실하고 누구에게나 친절하니까요. 요즘 같은 시대에 다정은 체력이고 재능이라고 부를 수 있죠. 그것 말고도 배울 점이 많은 사람입니다. 아끼지 않을 수 없고 좋아하지 않을 수 없어요."


대답에는 한치의 망설임도 흔들림도 없다. 그의 모든 답에서는 쿠로오 닝에 대한 과할 정도로 무거운 애정과 동경이 담겨있었다.


"닝에게 해코지를 한 건 분명 그 애의 다정을 받을 자격이 없는 자식들 중 하나의 짓일 겁니다. 진작에 닝이 멀어지게 만들었어야 했는데."
"잠깐, 잠깐."


쿠로오 닝은 대체 어떤 사람이었길래 엮여있는 인간들이 하나같이 이 모양이지. 탐정이 만난 모든 이들이 수상쩍거나 제정신이 아니었다. 
유일하게 평범하다고 생각했던 이마저 닝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자 분위기가 돌변했다.
이번 의뢰는 탐정이 맡았던 그 어느 사건과 비교해도 이상하고 복잡했다. 실타래가 온통 엉켜있어서 섣불리 당겨서는 안 될 것 같은 느낌과 같았다.


"...우선은 쿠로오 양과 아카아시 군이 어떻게 가까워졌는지 알 수 있을까요."
"문제는 없지만, 보통 그런 거까지 말씀드려야 하나요?"
"주변 인물들을 제대로 파악하는 게 추리의 시작이니까요. 가장 가까운 사람이 누군지 알고 있어야 하고요."


약간 불편한 표정을 짓고 있던 그는 닝의 가장 가까운 사람을 알아야 한다는 탐정의 말에 기쁜 듯 아주 살짝 입꼬리를 올렸다.


"그렇군요. 닝은 처음 만났을 때부터 다정하지만 약간 서투른 부분이 있었습니다. 물건을 자주 잃어버린다던지 다치고 온다던지 하는 일이 잦아 제가 그때마다 약간의 도움을 주다 가까워졌습니다."
"아마, 이 학교에서 닝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건 저일 겁니다."
"그걸 질투한 사람들이 닝과 제 사이를 이간질하기도 했죠. 그것 때문에 잠시 같이 하교를 안 한 사이에 이런 일이..."


이건 역시 제가 닝 곁에 있어야 한다는 의미겠죠. 본인 속에서 내린 결론에 확신이 생긴 목소리를 들을 수록 탐정은 속이 메스꺼웠다. 
그렇게 쿠로오 닝을 아끼고 좋아하는 녀석에게 당장 실종된 쿠로오 닝이 어떻게 될 지도 모른다는 것에서 오는 두려움이나 걱정의 감정은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닝이 영영 사라지거나 죽을 일은 없을 거라는 걸 아는 사람처럼. 



탐정은 아카아시 케이지와의 대화가 끝나자마자 그의 성을 인터넷에서 서치한 후 수첩에 아카아시 케이지의 이름을 추가했다.
아카아시 케이지의 성은 이 지역 경찰청장의 성과 똑같았다. 의뢰인이 탐정에게 의뢰를 부탁할 때 했던 말이 다시금 선명하게 떠올랐다.


'제발, 제발 부탁드립니다. 경찰은 여동생을 찾아주지 않을 겁니다.'






5. ???



'지쳤다... 돌아가서 꼬맹이 케이크에 있는 하나뿐인 딸기를 뺏어먹고 싶은 기분.'


탐정은 운동장의 벤치에 기대 뒤로 고개를 젖혔다. 그나마 신빙성 있는 정보를 조합해 잇는 것만으로 머릿속이 복잡했다.
어디부터 실타래를 풀어야 할 지 고민될 정도로 난감한 사건은 정말로 오래간만이었다. 그나저나...


"할 말 있으면 와서 해도 돼요."
"헉!"


몰래 쳐다보다 깜짝 놀란 소년은 탐정이 다른 반응없이 가만히 있자 용기를 낸 건지 옆에 와 벤치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편하게 앉아요. 아니, 넵! 어느 쪽이지...


"혹시, 닝 선배 때문에 오신 백전불패 전설의 명탐정님 맞으실까요?"
"하루만에 그런 칭호를 받다니 영광입니다. 거기서 진실은 맨 앞에 있는 하나밖에 없네요."
"우와아."


소년의 눈이 반짝거렸다. 꿀꺽 침을 한 번 삼킨 결심한 듯 소년이 결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오늘 탐정님 처음 봤을 때부터 말씀드리고 싶었거든요. 사실 저는 닝 선배가 갑자기 사라지고 나서 지금까지 쭉 불안하고 걱정됐는데."
"... ..."
"오늘 탐정님이 하루 종일 저희 학교에서 조사하시는 걸 보면서 곧 닝 선배가 돌아오실 거라는 이유 없는 확신이 들었어요."
"최선을 다할게요."


제가 아는 이보다 체구가 작은 소년이 하는 말에 마음이 약해진 탐정이 평소보다 다정한 투로 대답했다. 소년은 쑥쓰럽다는 듯 헤헤 웃더니 자신이 아는 걸 말해줘도 괜찮겠냐 물었다. 
탐정의 입장에서는 거절할 이유가 없는 일이었기에 고개를 끄덕이곤 소년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그 내용은 오늘 들은 어떤 말보다도 탐정을 복잡하게 했다.


"개인 면담은 닝 선배가 원해서 하던 게 아니에요. 닝 선배는 공부를 잘했고 특히 영어는 선배가 가장 자신 있는 과목이라 시험 기간이면 저한테 따로 가르쳐주시기도 했어요. 
그러니까 메이안 선생님이 남들한테 보충 수업이라고 하지 않고 개인 면담이라는 명목으로 닝 선배를 부른 거예요. 저는 닝 선배가 가기 싫다고 하는 걸 여러 번 들었어요..."

"아츠무 선배는 닝 선배를 고립시키려고 했어요. 닝 선배가 이인삼각 후보로 뽑힌 체육대회 전날 닝 선배는 계단에서 굴러서 다리가 부러졌어요. 
저는 분명 봤어요. 계단에서 아츠무 선배가 닝 선배를 미는 걸요."

"그리고 닝 선배는 아카아시 씨를 무서워하고 부담스러워 했어요. 원래 두 분은 가까운 사이였는데... 아카아시 씨가 갈수록 닝 선배한테 집착을 했어요. 
다른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 하게 하거나 닝 선배의 물건을 훔쳐갔다가 본인이 찾아주며 자기한테 의지하게 만들려고 했어요. 
닝 선배한테 그걸 들키자 울면서 그, 협박까지 해서 어쩔 수 없이 닝 선배가 용서했지만. 사실 닝 선배는 저를 찾아와서 매일 울었어요. 아카아시 씨가 너무 무섭다고..."


탐정이 이마를 짚고 고개를 숙였다. 소년이 괜찮냐고 묻자 탐정은 괜찮다는 의미로 두어 번 손을 휘저었다. 


"일단, 얘기해줘서 고마워요. 우리 친구는 이름이 어떻게 돼요?"
"아, 저는!"


탐정은 그순간 오늘 HQ 고교로 오기 전 조수 K와 나눈 대화가 떠올랐다.




'넌 뭐 주변 사람 아는 거 없어?'
'저는 그분이랑 접점이 없어서 잘 모르겠는데요.'
'이런 쓸모없는 녀석!'
'하?'

'...누나랑 마주칠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하긴 하는데 제가 아는 녀석 중에 조금 주의할 필요가 있는 꼬마가 있는데.'
'응, 네 친구.'
'친구 아니라고요.'
'알겠으니까 네 친구 얘기 계속 해봐.'
'하... 중학교 때 만났던 녀석인데 평소에는 멀쩡하다가 갑자기 거짓말을 해요. 그런데 이게 허언증보다는'
'...리플리 증후군?'
'네, 그쪽에 가깝네요. 본인이 거짓말하고 있다는 자각이 없어요.'
'흐음... 그 친구 이름은 뭔데?'





[드림] 🏐 HQ 고교 여고생 실종 사건 | 인스티즈


"히나타 쇼요입니다!"

'히나타 쇼요.'


...





원래는 추리 시뮬로 닝들과 풀어나가고 싶었던 부분인데 화력 이슈와 제 역량 부족으로 그만두게 되어 아쉬운 마음에 캐들과의 면담 플롯 일부를 허접하게 글로나마 옮겨봤습니다 ^.a^

이후로 나메츠, 아츠무, 켄마, 그리고 아카아시와의 면담을 시뮬로 진행했다면 알 수 있었을 닝의 숨겨진 소꿉친구 등은 못 썼지만 

사실 제일 쓰고 싶었던 히나타의 등장까지는 쓰게 되어 나름 만족합니다


시뮬로 진행했다면 캐들의 호감도를 잔뜩 올려놓은 닝을 제 3자인 탐정의 눈으로 보는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여기서 더 말하면 꾸질꾸질 오탁후처럼 보일 것 같아서 이쯤에서 마무리

그런데 하나만 더 시뮬에서 조수라고 언급될 K는 츠키시마 케이입니다 이미 탐정을 마음에 두고 있어 닝한테 영향을 받지 않는 녀석...으로 탐정과 캐의 로맨스도 보여주고 싶었다...

추천  11


 
닝겐1
헐 완전 좋아요ㅠㅠㅠ 그래서 범인은 누구였나요...??
18일 전
글쓴닝겐
범인은 여러 경우를 두고 고민하고 있었어서 원하는 친구를 범인으로 생각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범인이 누구냐에 따라 캐릭터들이 한 말 중에 진실과 거짓이 달라지는데 만약 오사무나 아츠무가 범인이라면 닝이 아츠무한테 먼저 약속을 잡았다는 말은 거짓말 오사무나 아츠무가 범인이 아니라면 이 말은 진실 히나타가 범인이라면 히나타의 모든 말이 거짓 이런 느낌입니다! 🤗
17일 전
닝겐2
와 쇼요 리플리 증후군 와... 얼얼하다
18일 전
닝겐3
와 개쩐다... 달렸는데 풀어주셔서 감사해요ㅠㅠㅠㅠㅠㅠ
18일 전
닝겐4
엄청 집중해서 읽었다.. 너무 재밌어서 더 보고싶어요..... 짱......
18일 전
닝겐5
아 너무 재밌는데요.......
17일 전
닝겐6
우와 재밌다.. 애들 분위기 다 스산하고 여운있네요
17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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