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에서 일하느라 친구 좀 사귀어 보겠다고 들어간 모임에서 여럿 친해졌었어 그러다가 두 살 차이 나는 오빠가 되게 착하고 다정해서 심장을 너무 흔드는 거야... 한 번 의식하고 나니까 진짜 계속 설레서 한 두 달 됐나 모임 내 친해진 언니 두 명이 자리 만들게 도와줘서 영화도 두 번 보고 식사도 하고 암튼!! 근데 오빠는 그냥 암생각 없어 보였음
그래도 내가 호감 있는 거 눈치는 챘을 듯 어떻게 숨겨졌겠냐마는 ㅋㅋㅋㅋ...
마음이 너무 급해서 둘이 버스 타러 가다가 주위에 사람도 별로 없겠다 냅다 나 오빠 좋아하는 거 같다고 했는데 예상 못 했는지 (나라도 그럼) 어? 하면서 나...? 계속 그러는 거야 순간 나도 심장 개빨리뛰면서 엿됐다엿됐다 속으로 쌍욕했음 그래서 막 얼버무리면서 그냥 호감 정도인데 그냥 말해본 거라고 미안하다 그러고 버스 오지도 않는데 버스 오는 거 같다면서 앞질러가서 대충 헤어짐
집 왔는데 너무 쪽팔리고 언니들한테 나 이제 모임 못 갈 거 같다고 이불 좀 차다가... 도저히 진짜 모임 못 갈 거 같아서 2주 정도는 참여 안 했거든
그때쯤 되니까 걍 어... 다시 내가 떠올리면 죽고 싶지만서도 오빠 얼굴 안 보니까 그래 됐다... 그냥 그러고 살고 있었어 근데 오빠한테서 연락이 온 게 그때 나 무안하게 만든 거 같다면서 식사 한 번 같이 하자는 거야 그때 고백받은 거 자기도 계속 생각났다면서 얼굴 보고 답변하고 싶다고
거절당하는 거면 두 번째 거절당하는 거라 진짜 너무 좀... 그럴 거 같고 반대로 긍정적인 답변 받더라도 뭔가 한 번 엄청 무안했던 기억? 나 진짜 너무 쪽팔렸었거든 인생 최대로
그때 그 미치게 쪽팔렸던 감정이 안 잊혀져서 설렘이나 좋았던 기억보다 이 감정이 더 커서 만나도 막 좋을 거 같지가 않아ㅠㅠ 내가 덜 좋아했던 건가? 싶어도 나 진짜 알고 지낸 기간 동안 혼자 너무 설렜고 나름 행복했거든 하... 이 감정 뭘까 그냥 안 보겠다 거절하는 게 낫겠지 뭘 택하든 후회할 거 같아서 미치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