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민석이형 대학 후배에요. 같은 과였고 엠티때 처음 만났어요.
민석이형은 항상 행동을 조심스러워하더라구요.
상대방이 불편하지 않도록 기분도 잘 맞춰주곤 했어요.
어제 저녁을 같이 먹고 독서실로 데려다주는데 오늘은 컨디션이 좋아서 밤새 공부를 한다고하더라구요.
그래서 근처 편의점에서 요깃거리 사서 새벽에 허기질때 먹으라고 챙겨줬어요.
독서실로 들어가는 민석이형이 폰을 보더니 잠시 걸음을 멈추는듯했지만, 뒤돌아서 저에게 잘가라고 웃으면서 손을 흔들어주고 들어갔어요.
그게 민석이형의 마지막일줄은 꿈에도 몰랐죠...
저녁 먹으면서 알바를 다시해야하나 계속 걱정을 하더라구요.
월세가 너무 비싸서 생활비도 모자르다고...
2.박찬열
왜 제가 용의자로 지목됬는지 이해가 가지 않네요.
전 그저 어제 룸메인 민석이형이 저녁먹고 들어온다고 하길래 집에서 혼자 찌개끓여서 먹고 있었어요.
근데 자정이 다되가는 시간인데도 안들어와서 문자를 보냈어요.
답장이 왔는데 아무래도 오늘은 독서실에서 있어야 될거 같다고 하더라구요.
항상 늦은시간이라도 꼬박꼬박 집에서 자던 형이 외박이라니.
의아하긴했는데 고시공부하기엔 독서실이 편한가보다하고 넘겼어요.
혼자 있으려니 허전하고 잠도 안와서 간식거리를 사들고 민석이형이 있는 독서실로 갔어요.
그때가 두시반쯤이었을거에요.
민석이 형 자리를 찾다가 낯익은 가방이 놓인 책상쪽으로 갔는데, 형은 없고 책만 펼쳐져 있었어요.
잠깐 화장실 갔나보다하고 복도로 나가서 주위를 둘러보는데 휴게실이 있더라구요.
문을 열고 불을 더니 민석이형이........ 피를 흘리고 있었어요...
같이 사는 집이 우리 집소유에요. 저는 부모님이 대주고 형은 월세반값을 내야했죠.
집값이 오르면서 월세도 올렸는데 세달쯤 월세를 못내더라구요.
우리집도 형편이 좋은건 아닌지라 꼭 받아내야 해서 철판을 깔고
독서실로 찾아가 설득을 했는데 눈만 피하면 단줄아나..
더이상 사정을 봐줄수없어 형 손에 있던 샤프로 한번에 끝내버렸어요.
편하게만 살면 안되는거에요 형.
3.도경수
얼마전까지 같이 돈까스집에서 알바했었어요.
시간도 잘지키고 무엇보다 손님응대를 정말 잘했어요.
한달에 한번씩 이달의 우수직원을 뽑아서 선물을 주거든요.
매달은 아니지만 두달에 한번꼴로 민석이 형이 뽑혔었어요.
직원들 모두 민석이형을 호의적으로 대하곤 했어요.
민석이형하고 어제 점심을 같이 먹었어요.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형이 요즘 월세가 올라서 알바비가 얼마 안남았다고 힘들다고하더라구요.
집에 손벌리기엔 죄송하다고 다시 알바를 해야하는데
고시준비때문에 힘들다고....
하.. 돈빌려달라고 할때 조금이라도 보태줄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