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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철 X 부승관
데뷔, 연애.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고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길은 행복하기만 할 거라고, 어린 날의 나는 어리석게도 그렇게 믿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나를 사랑할 거라던 사람의 말을 믿었고 무슨 일이 있어도 내 옆에 남아있을 거라던 나의 한심한 생각은 나를 무너뜨렸다. 애써 숨기고 싶던 내 낮은 자존감은 데뷔와 함께 나에게 물밀려오듯 찾아왔다. 밝게 웃고 떠들어도 마음에는 자꾸만 파랗게 멍이 들었다. 기대고 싶었고 안기고 싶었지만, 내가 기대기엔. 내가 안기기에 우리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었다. 어딘지 모르게, 그렇게 멀리도.
방의 불이 꺼졌다. 하나 둘 잠을 청하고 핸드폰 화면 밝기를 줄인 승관이 가만히 화면을 바라봤다. 자신들의 영상이 달려있는 기사 밑 댓글들을 천천히 스크롤을 내려 읽었다. '중간에 나오는 애가 제일 별로' '부승관인가ㅋㅋㅋㅋㅋㅋ 혼자만 확 튀지 않냐 못생겨서' '목소리도 별로..' 악플들은 신랄하게 자신을 깎아내렸다. 눈을 자연스럽게 질끈 감았다. 떨리는 손으로 애써 화면을 끄고 핸드폰을 옆에 내려두었다. 항상 들어왔던 말이지만, 조금만 더 고치면 어떻겠냐는 말도, 못생겼다는 말도 항상 들어왔던 말이지만 여전히 적응이 되지 않았다. 괜찮을 줄 알았는데. 많이 들었으니까, 많이 느꼈으니까 괜찮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나. 눈물이 툭 떨어졌다. 급하게 소매로 눈가를 비빈 승관이 조심스레 몸을 옆으로 돌리자 승철이 눈을 감은 상태로 자신 쪽으로 몸을 돌려 누워있었다. 색색거리는 숨소리가 조용한 방안을 울리고 조심스레 손을 뻗은 승관이 승철의 손을 마주 잡았다. 살짝 승철의 몸이 떨리다가도 이내 승관의 손을 꼭 잡은 채 다시금 깊이 잠에 빠졌고 그런 승철의 온기에 배시시 웃던 승관 역시 눈을 감았다. 남들이 뭐라고 하는 건 버틸 수 있다고, 버틸 거라고 그렇게 다짐했다. 승철이 자신의 옆에 있었으니까, 그걸로 된 거라고. 그렇게. 승관은 생각했다.
허전한 손에 눈을 뜨니 옆에 누워있던 승철은 보이지 않고 비어있는 자리만이 눈에 들어왔다. 입술을 살짝 깨물던 승관이 자리에 일어나 앉았다. 창가로 들어오는 새벽빛이 승관의 머리 위로 쏟아져내렸다. 캄캄한 방안을 바라보던 승관이 일어서 방을 빠져나오고 거실에 누워 잠들어있는 승철을 가만히 보다 이불을 끌어올려 덮어주었다. 아무리 더워도 감기 걸리려고. 승관의 중얼거림에 승철이 살짝 움찔거리다 다시 새근거리며 잠을 청했다. 연습이나 가야지. 후드집업을 챙겨 입고 숙소를 나선 승관이 연습실 안에 들어서 불을 기자 수많은 거울 안 자신의 모습이 비쳤다.
"안무를.. 먼저"
웅얼거리던 승관이 곧 노래를 틀고 가볍게 몸을 풀어 춤을 췄다. 한참 이어지는 연습에 머리에서 땀이 뚝뚝 떨어질 즘 생각 나버린 어제의 그 악플들에, 그 사람들의 욕 소리가 들려 옴에 삐긋하며 연습실에 주저앉았다. 하아. 숨을 뱉어내며 눈을 꼭 감은 승관이 고개를 숙였다. 그렇게 높지 않았던 자존감은 자꾸만 떨어졌다. 다른 멤버들의 인기가 올라가고 자신의 욕이 늘어갈수록 자꾸만 더 의기소침해졌다. 노래도 전처럼 나오지 못 했다. 그냥 누가 자꾸 제 목소리를 막는 것만 같았다. 땀들과 섞인 눈물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소매를 들어 애써 눈가를 비빈 승관이 거울을 바라봤다. 정신 차리자. 지금 할 수 있는 건 연습뿐이라고, 나 자신을 내가 위로하는 것뿐이라 생각한 승관이 다시금 자리에서 일어섰다. 흘러나오고 있는 음악이 모든 걸 감싸 안듯 승관을 감싸 안았다.
너 지금 몇 번째야! 순영의 화난 목소리가 연습실을 울렸다. 자꾸만 혼자 위태롭게 흔들리는 승관의 모습이 거슬렸다. 참고 넘어가자, 금방 잘 따라올 거다 그렇게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승관은 나아지질 못 했다. 죄송합니다. 승관이 고개를 숙였다. 멤버들의 한숨소리가 울렸다. 고개 숙이지 말고, 아파? 아프면 얘기를 해. 안 아파요. 그럼, 뭐 하자는 거야 지금. 무대 서기 싫어? 순영의 말에 승관이 고개를 저었다. 죄송합니다. 계속 말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말에 순영이 지끈 거리는 머리를 손으로 꾹꾹 누르다 말했다.
"너, 나가"
".. 형 "
"지금 너 집중도 못하고 이럴 거면서 연습 방해하지 말고"
"...."
"나가. 나가서 정신을 차리든 뭘 하든 그러고 들어와"
순영의 눈에 승관이 연습실을 빠져나갔다. 승철의 시선이 승관을 따라가다 닫히는 문과 함께 돌려졌다. 요즘 들어 유난히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하는 승관의 모습에 멤버들도 걱정이 한둘이 아니었다. 늘 밝던 아이가, 늘 웃으며 다가오던 아이가 어느 순간부터인가 말없이 잠을 자거나 핸드폰만 만지작거렸다. 심지어, 애인인 승철에게까지. 비밀연애라고는 하지만 곧잘 저에게 붙어왔던 승관이가 갑작스레 멀어진 기분에 승철이 머리를 긁적였다. 형이 뭐라고 좀 해요. 지훈이 승철을 툭툭 치며 말했다. 고민하던 승철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곧 승관을 따라 나갔다. 밖으로 나온 승관이 옥상 벤치에 앉아 가만히 제 손을 내려다봤다. 시간이 갈수록 더 죽을 것 같았다. 저 아래에서 내려오라고 손짓하고, 저를 끌어당기는 것만 같았다. 무서웠고, 또 무서웠다. 부승관. 들려오는 승철의 목소리에 승관이 놀라 승철을 바라봤다. 형..?
"너 요새 왜 그래"
"...."
"어디다 정신을 빼먹고 있는 거야"
"... 형.."
"지금 너 때문에 몇 명이 피해를 보는지 알아?"
코끝이 아려왔다. 심장이 시큰거리고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승관이 고개를 숙이고 입술만 잘근잘근 깨물었다. 워낙 자신에게 먼저 표현하지 않는 승철이었지만 그래도 조금은 알아주길 바랐다. 자신이 승철에게 가지 못하는 이유를, 이렇게나 우울한 이유를. 이기적일지 몰라도 승철이 그냥 알아줬으면 했다. 죄송해요. 승관의 목소리가 낮게 흘러나오자 승철이 깊게 한숨을 푹 쉬었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둘이 바라보고 있는 시선이, 둘이 같이 걷던 길이 변한 것만 같았다. 죄송하다는 소리 말고. .... 잘하자 좀. ..네. 얼른 추스르고 들어와. 승철이 곧바로 돌아서 걸어가는 걸 본 승관이 울음을 터뜨렸다. 전에는, 이러지 않았는데. 힘들다고 얘기하지 않아도 먼저 알아주고 안아줬는데. 쉴 새 없이 쏟아지는 눈물은 닦으면 닦을수록 흘러넘쳤다. 소매가 축축해지고 눈이 새빨개져서 숨이 턱턱 막힐 때가 되어서야 눈물이 멈췄고 승관은 가만히 밤하늘을 올려다봤다. 별 하나 없이 어두운 밤하늘을 한참 바라보고 나서야 연습실로 걸음을 옮길 수 있었다.
승관이는? 아직 연습실이요. 그래.. 모두들 숙소로 돌아온 늦은 시간에도 승관은 연습실에 남아있었다. 혼이 난 그 다음날도, 다음다음 날도 그리고 이주가 지난 지금도. 승관은 항상 제일 먼저 나가 제일 늦게 숙소로 돌아왔다. 멤버들과의 소통도 조금씩 뒤로 밀어두고 연습이 먼저였다. 나오지 않는 목소리를 애써서 내려했고 따라주지 않는 몸을 애써 움직이려 했다. 승철이 피곤한듯 침대에 누웠고 곧 승철의 옆자리에 누운 정한이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승철에게 말했다.
"승관이 저대로 둬도 돼? 애 많이 힘들어 보이던데"
"죽기야 하겠냐"
"아 최승철 말하는 거 봐"
"좀 그렇게 해야지, 승관이 때문에 다들 고생하잖아"
"너 설마 승관이한테도 그렇게 얘기했어?"
"....."
"미쳤네"
정한이 쯧 소리를 내며 고개를 저었고 다시금 핸드폰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자기가 잘못한건가 생각하던 승철이 곧 정한이 보고있던 영상을 같이 바라봤고 춤을 추는 여자아이의 모습에 멍하니 영상을 보던 승철이 말을 이었다. 야, 얘.. 완전 내 이상형이야.
후으, 아. 심장이 급하게 뜀에 승관이 자리에 주저앉았다. 머리가 핑핑 돌았다. 이러다 쓰러진다던 한솔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했다.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거울에 뿌옇게 서린 김들을 보다 그대로 뒤로 누운 승관이 눈을 감았다. 데뷔하면 더 좋은 거 해줄게. 승철의 목소리가 들렸다. 손을 든 승관이 목에 걸려있던 반지를 만지작거렸다. 티가 나지 않게 작은 반지와 얇은 목걸이 줄. 한참을 만지작거리다 힘없이 손으로 눈을 가렸다. 밝은 빛이 차단되고 어두움이 시야를 덮어오자 승관의 표정이 묘하게 일그러졌다. 너랑 함께여서, 너랑 같이 데뷔해서 행복하다고 웃던 승철의 모습이 아득했다. 울기 싫었는데 요새는 맨날 우는 거 같았다. 안기라며 팔을 벌리고 웃어주는 승철은 더 이상 그 자리에 없었다. 연애.. 연애라. 힘없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더 이상은 이어지지 못할 일을 자신이 붙들고 있는 것만 같은 허망감이 하루하루 늘어갔다. 자신은 승철에게 더 이상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 이제 승철의 밤하늘에서 떨어져야 할 별이었다.
단체 라디오가 잡혔다. 그 좁은 부스 안에 오밀조밀 모여앉은 멤버들은 웃으며 이야기꽃을 피워냈다. 며칠 전까지 우울하던 승관도 제 페이스를 찾으려 노력하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어떤 라디오를 들어도 그렇듯 팬들의 문자를 읽던 디제이가 승철에게 온 질문에 웃으며 말을 이었다. 0902님이 보내주셨는데요 승철이 오빠 이상형이 뭐예요?라고 하시네요. 승철 씨? 디제이의 말에 승철이 약간 당황한 듯 웃어 보이다가 머리를 긁적였다. 이상형이라.. 제가 딱 정해둔다기보다는 그냥.. 긴 생머리에 원피스가 잘 어울리는 여자분이랄까요? 승철의 말에 오오하는 소리가 또다시 부스 안을 울렸다. 디제이는 먹잇감이라도 발견한 양 꼬치꼬치 질문을 꼬리에 꼬리를 이어했고 답을 하던 승철이 여기까지! 하며 말을 마쳤다. 승철과 마주한 자리 어색하게 웃던 승관이 손에 잔뜩 난 땀을 애써 옷에 닦았다.긴 생머리에 원피스가 잘 어울리는 여자.라고 하자마자 누가 머리를 세게 내려치는 기분이었다. 불안감만이 자꾸만 승관을 붙들어왔다. 저 멀리 서있던 이별이 자신에게 손짓하는 것만 같았다. 오늘은 여기서 우리 세븐틴 보내드릴게요 안녕~ 감사합니다. 라디오가 끝나고 인사를 모두 마친 멤버들이 차에 올라탔다. 차 안은 어느새 잠든 멤버들의 숨소리로 가득했고 맨 앞자리에 앉아 무언가를 보고 있는 승철의 뒷모습을 보던 승관이 시선을 돌렸다. 서울 시내에 야경이 지나가고 또 울컥울컥 눈물이 차올랐다. 떨리는 손을 든 승관이 제 입술을 뜯기 시작했다. 요 근래 들어 생긴 버릇이었다.
"부승관, 입술 뜯지 말랬지"
"..아"
매니저의 목소리에 죄송해요.. 하고 작게 중얼댄 승관이 손을 내렸다. 승철의 시선이 승관에게로 잠깐 돌려졌다 다시금 핸드폰 화면으로 향했다. 또 울컥 눈물이 차올랐다. 내리자. 도착한 숙소에 아이들이 하나둘 내리고 마지막에 내리려던 승관이 멈춰 매니저에게 작게 중얼거렸다. 형, 있잖아요. 어? 저, 병원 좀 다녀오면 안 될까요. ..병원? 네, 내일 스케줄 없으니까 아침에.. 잠깐.. 승철이한테 말.. 하지 마세요. .... 멤버들 몰래 다녀오고 싶어요. 승관의 말에 매니저가 고개를 끄덕였고 웃음을 지은 승관이 연락 달라고 하면서 차에서 내려 걸어 들어갔다. 걸어가는 승관의 뒷모습이 오늘따라 초라해 보인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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ㄷ헷데헷데헷 봉들아 나 드디어 홈팠다 데헷데헷데헷 행복하다 데헷데헷 승관아 미안해..!...ㅎ..ㅎ.ㅎ..ㅎㅎㅎㅎ..봉들한텓 미안... 완전 못써 (털썩)(도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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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 시간 거의 딱 맞춰서 가면 좀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