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버에게. 아프리카의 혹독한 건기가 지나고, 밤새 비가 온 다음 날. 난 이렇게 너에게 편지를 쓰고 있어. 이 거대한 대륙에서는, 모든 것이 소중하고 귀해서, 나는 단 한순간도 너를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이 곳에서 가장 귀한 것들을 전부 너에게 가져다주고 싶어. 메마른 땅에 고인 한 줌의 물, 죽은 나무에 핀 한 송이의 꽃, 뜨거운 햇살에 스치는 작은 바람. 그리고 지금 내 앞의 무지개. 지구 반대편에서 간절히 내 이름을 부르는 사람, 목소리, 그게 나의 지도임을, 나는 매일 느껴. 그러니, 올리버, 니가 필립, 이라고 부르면 난 언제나 돌아볼 준비가 되어 있어. 그리고 나도 너의 이름을 부를게. 올리버. 올리버. 사랑하는 나의 올리버. 필립으로부터,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