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글
갖고 논 게 범규 자신이라는 듯이 말하는 연준이 때문에 범규는 어이가 없을 듯 이어서 하는 말은 범규가 더 어이없어지는 데에 한몫 크게 할 것 같다 네가 먼저 말 걸었으니까 아는 척 말라는 것도 무효하지? 황당해서 범규는 대답 못하는데 연준이는 질문을 뱉어놓고 대답을 듣지 않을 것 같다 그저 자신이 하고 싶은 걸 말할 듯 내일은 게임 하러 와 범규는 멋대로 정하고 있는 연준이한테 한 마디도 못하고 연준이가 자리를 떠나서 갈 때까지 멍하니 있을 것 같다 연준이가 가고 나서 연준이가 있던 자리 보다가 자신이 거절조차 못했다는 거에 머리 싸맬 듯
다음 날 범규는 결국 연준이 집에 갈 것 같다 와서 소파에 앉을 때까지도 내가 여기 왜 왔지 여기 왜 앉아 있지 하면서 멍하니 있을 것 같다 연준이는 태연하게 화면에 게임 연결하고 범규한테 게임기 건네는데 범규는 대답 하나 안 하고 게임기 받아든 채로 게임할 것 같다 저번부터 그랬지만 또 연준이한테 지고 있는 상황인데도 범규는 표정 변화 하나 없이 게임만 하고 있을 듯 자신의 화면 쪽에 you lose 문구가 뜨고 자신의 캐릭터가 죽는 게 보일 때 범규는 자각할 것 같다 내가 최연준 이 인간한테 끌려 다니는구나 역시나 최연준 손에 있는 건 나구나 진짜 졌구나
갖고 노는 거 맞네 하고 범규가 혼자 중얼거릴 듯 범규는 여태껏 끌려다니는데도 가만히 있던 자신 모습을 완전히 자각하고 있었어서 더 끌려다니면 되돌릴 수 없다는 것까지도 깨달았을 듯 범규 게임기 내려놓으면 연준이 그거 보고 일어날 것 같다 뭐 먹을래? 범규 연준이 집에 와서 처음으로 연준이 말에 대답할 듯 아뇨 집에 갈게요 그게 거절의 말인 것이 문제였다면 문제지만 범규는 연준이가 데려다 주겠다고 할 것 같아서 미리 거절할 준비 하는데 연준이가 싫은데 라고 할 것 같다
보내지 않으려는 모습은 범규 머릿속에 없었어서 대답 못 하다가 왜요? 하고 물을 듯 어제 마저 못한 아는 척 좀 하려고 그러니까 앉아 파스타 해 줄게 하고선 범규는 앉혀놓고 자기는 부엌 쪽으로 가는 거 보고 소파에 멍하니 있을 듯 연준이가 먹으라면서 파스타 들이밀면 포크로 면만 들었다 놨다 할 것 같다 그도 그럴 게 연준이가 범규 먹나 안 먹나 턱 괴고 빤히 보고 있을 듯 범규 눈치 보다가 안 보면 안 돼요? 하고 물으면 싫은데 하고 답하는 연준이 때문에 범규 하는 수 없이 한 입 먹는데
보고 싶어서 그래 하는 연준이 때문에 범규 사레 들려서 기침해대면 연준이 놀라서 그대로 물 가져다가 줄 것 같다 범규 물 한 잔 곧장 들이마시고 얼굴 새빨갛게 올라서는 연준이한테 버럭 소리 지를 것 같다 그런 말 좀 하지 마요 하면 연준이는 그래 알겠어 할 것 같다 범규는 연준이가 자기가 하는 말에 어떤 건 듣지 않으면서 어떤 건 들어 주는 모습에 갖고 노는 건 연준 같은데 왜 꼭 갖고 노는 걸 당한 사람마냥 구는지 괜히 짜증날 것 같다
눈치 보는 척 하지 마요 하는 범규한테 연준이는 아닌데 눈치 많이 보고 있어 할 듯 뭐가 그렇게 눈치가 보이냐는 범규 물음에 답하는 연준이 때문에 범규는 파스타 먹는 걸 포기했을 것 같다 오늘도 키스하고 싶은데 하면 도망 가겠지 눈치 보인다면서 망설임도 없이 말하는 연준 때문에 범규는 손에 포크 든 채로 멍하니 연준이 보다가 포크 내려놓을 것 같다 그만 먹을래요 그리고 저 파스타 안 좋아해요
범규 여기 더 있으면 또 사고칠 것 같아서 뒤도 안 돌아보고 가방 정리할 것 같다 연준이가 아무 말 안 하길래 안 붙잡는 줄 알고 빨리 도망가려고 하는데 연준이가 뒤에서 그럼 뭐 좋아하는데 하고 물을 것 같다 대충 대답하고 나가려고 피자요 하고 나가려는데 그럼 내일은 그거 먹자 하면서 범규 가방 채갈 듯 오늘은 데려다 줘도 되지? 하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