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훈 작가는 평강 온달 설화를 드라마화한 것에 대해 "어릴 적부터 평강 온달 설화에 관심이 많았다.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 이야기, 역경을 헤쳐가는 성공스토리에 매료됐다"며 "실화에 기반한 이 좋은 소재가 한 번도 제대로 영상화되지 않은 것이 오히려 의아했다. 6년 전쯤, 참고할 만한 원작 소설을 발견한 이후 다양한 버전으로 대본을 발전시켰고 마침내 '달이 뜨는 강'을 완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달이 뜨는 강'이 방영 내내 월화극 1위를 차지한 비결은 뭘까. 그는 "힘이 넘치면서도 섬세한 연출, 주조연을 가릴 것 없는 배우들의 열연, 촬영과 미술, 편집, 음악 등 고르게 높은 완성도. 이 재능과 열정의 총합이 시청자들의 눈높이를 충족시켰다고 생각한다"며 '달이 뜨는 강' 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작가로서 최고의 행운은 대본을 온전히 이해하고, 열정적으로 소통하고, 대본 이상의 결과물을 만드는 연출자와 만나는 것"이라며 "윤상호 감독님은 전작을 마치자마자 합류했는데도 프로젝트를 거침없이 진행시켰다. 캐릭터와 서사에 대한 방향성이 일치하여 더욱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 감독님이 농담처럼 '작가님의 1호팬'이라고 하시는데 저야말로 감독님의 골수팬이다. 다음에도 함께 작업하자고 약속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한지훈 작가는 "당시 19, 20부를 구성하던 중에 소식을 접했다. 저 역시 충격에 빠져서 한동한 멍했다. 드라마 현장은 워낙 변수가 많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 겪는 일이라 더욱 황당했다. 다행히 제작사와 방송사, 감독님이 빠른 결정을 내렸고, 저도 재촬영에 맞춰서 수정에 들어갔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7, 8부는 기존 배우의 많은 분량이 삭제됐고, 뒷부분 이야기를 끌어다 채웠다. 어쩔 수 없이 2회 분량의 대본을 더 써야 했지만 현장에서 더욱 고생하는 감독님과 배우, 스태프들과 함께 달린다는 심정으로 작업했다. 다같이 한마음으로 '정면돌파'하자는 각오가 전화위복이 됐다"고 고백했다.
한지훈 작가는 힘든 상황에서도 평강과 온달의 사랑 이야기에 집중하고자 했다. 그는 "이들이 어떻게 만나고, 알아가고, 사랑하고, 서로를 지켜주는가. 드라마 안팎으로 어떤 부침을 겪더라도 두 사람의 서사, 감정선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마음으로 작업했다"고 밝혔다.
물론 작가로서 아쉬움은 남지만, 새로 추가된 신이 좋은 경우도 있었다며 "가짜 혼인 첫날밤의 뽀뽀신은 수정하면서 들어간 장면이다.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본방을 보다가 벌떡 일어나 앉았다. 절벽 위에서 진검으로 부부싸움을 한 뒤, 진짜 첫날밤을 보내는 장면도 수정신이었는데 너무 아름답게 나왔다. 그러고 보니 추가되거나 고쳐서 더욱 나아진 장면들이 많았다. 감독님과 배우들 덕분"이라며 재차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설화 속 결말과 달리 평강과 온달의 해피엔딩을 그려낸 이유도 공개했다. 그는 "새드 엔딩을 선호하는 편이 아니라 감독님과 많은 의견 교환을 했다. 마침내 저랑 감독님이 공유한 것은 '힘든 시기에 따뜻한 결말로 시청자를 위로하자'는 것이었다. 에필로그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감독님이 적극 동의해줬다. 저 역시 스스로 위로받는 기분으로 마지막 장면들을 썼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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