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뉴진스가 소속사인 하이브에 민희진의 어도어 대표 복귀를 요구한 25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2주 전 이들이 요구한 민희진 원톱 시스템의 어도어 복귀가 현실화 될 지 주목된다.
24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전날 뉴진스 팬덤 '버니즈'는 하이브 용산 본사 앞에 근조화환을 보내고 민희진 전 대표의 어도어 대표직 복귀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또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직접 사태 해결에 나서줄 것을 촉구하면서 트럭 시위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해당 사건은 지난 11일 뉴진스가 유튜브를 통해 기습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면서 불거졌다. 뉴진스는 "하이브는 25일까지 어도어를 원래대로 돌려놓으라"고 요구했다.
해린은 "그 사람들(하이브 또는 현 어도어 경영진)이 속한 사회에 같이 순응하거나 동조하거나 따라가고 싶지 않다"며 "저는 그 방향이 절대 아니기 때문에 그 방향으로 가는 것을 제가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민지 역시 "지금 이런 요청을 드리는 건 이것이 하이브와 싸우지 않고 잘 지낼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멤버 하니는 하이브 내에서 따돌림을 당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해당 영상은 금세 삭제됐다.
일단 사기업의 대표를 소속 아이돌이 좌지우지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이사회를 거쳐 적법하게 변경된 대표이기 때문이다. 특히 하이브는 소속사 내 다른 아이돌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고, 경영진과 경영권 분쟁을 벌인 민희진 전 대표를 다시 복귀시키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돌림 주장, 대표 해임…뉴진스 계약 해지 사유 될까계약 해지시 위약금은?
지난해 6월 신인 그룹 피프티피프티의 일부 멤버가 불투명한 정산 등을 이유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됐다. 뉴진스가 법적 분쟁 대신 위약금을 내고 계약을 해지할 수도 있지만, 그 규모가 수천억대로 예상돼 쉽지 않은 선택이다.
통상 아티스트와 소속사 간 계약기간이 7년인데, 뉴진스의 경우 5년가량 남았다. 공정거래위원회 표준전속계약서는 계약해지일 기준 직전 2년간 월평균 매출액에 잔여 계약 기간 개월 수를 곱한 금액을 위약금으로 책정한다. 뉴진스만이 소속돼 있는 어도어는 2022년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24개월간 19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뉴진스는 2022년 7월22일에 데뷔, 현재 2년2개월이 지난 상태다. 4년10개월의 계약 기간이 남았다고 볼 때 위약금은 대략 산정해도 4500억원 정도다. 뉴진스가 독립한다고 해도 '뉴진스'라는 이름과 '버니즈'라는 팬덤명 역시 사용하긴 어렵다. IP(지적재산권)가 어도어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이미 민 전 대표의 편을 들어버린 뉴진스를 계속 품고 가는 것도 하이브 입장에서 쉽지 않은 선택이다. 민 전 대표 역시 앞서 세운 계획대로 뉴진스를 빼내 자신이 데리고 가더라도, 하이브와의 주주간 계약이 해지돼 새 기획사를 차릴 밑천이 사라진 상황이다. 신규 엔터사 설립자금은 투자를 받더라도, 수천억대 뉴진스 해약금까지 부담하면서 투자할 이가 나타날지도 의문이다.
한편 어도어는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어 민 전 대표를 해임하고 김주영 어도어 사내이사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어도어와 하이브 측은 '정상적인 해임 절차였고 민 전 대표는 프로듀싱을 전담하기로 했다'는 입장이다. 앞서 민 전 대표의 해임을 막았던 주주간 계약도 파기했다.
하이브와 민 전 대표의 주주 간 계약은 채권자가 어도어에 10억원 이상의 손해를 입히거나 주주간계약을 중대하게 위반한 경우, 배임 횡령 등 위법행위를 한 경우, 그리고 업무수행에 중대한 결격사유가 발생한 경우 채권자의 사임을 요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반면 민 전 대표 측은 '기습 해임'을 당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대표이사 해임은 주주간계약에 위반되는 것이고, 주주간계약 해지권은 자신에게 있는 만큼 해지된 게 아니라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소집 및 어도어 사내이사 재선임을 위한 가처분 신청'을 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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