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다양한 문화적 배경으로 더 넓은 관객을 포용할 수 있다는 게 다른 K팝 그룹과의 차별점이다.” (지난달 11일 미디어데이 걸그룹 캣츠아이(KATSEYE))
올 들어 내리막을 타던 엔터테인먼트주가 최근 들어 ‘밸류업’ 종목 편입 등 수혜에 힘입어 반등하고 있다. 특히 엔터 산업 특성상 주로 하반기에 주요 아티스트의 데뷔·컴백 등이 몰려 있어 ‘상저하고’ 실적을 낼 것이란 기대감도 크다. 이런 가운데 밸류업 편입에도 실패한 하이브가 ‘새 아티스트’의 활약으로 재도약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눈길을 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하이브 주가는 17만원대로 내려앉으면서 24.6% 하락했다. 올해 1월 11일 장중 26만10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지난달 23일 15만77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다. 반면, 밸류업 지수 편입에 성공한 SM엔터와 JYP엔터는 최근 한달 동안 각각 16%대 반등세를 나타냈다. 이 기간 하이브는 단 6% 오름세에 그쳤다.
하이브의 투심이 얼어붙은 건 단연 실적 우려 때문이다. 가요계에서 1차 IP는 아티스트 론칭, 음반, 음원, 공연 등 엔터테인먼트의 근간을 이루는 사업을 뜻한다. 위버스와 같은 팬 플랫폼 사업은 사실 2차적일 뿐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아티스트다. 그래야 1차 IP를 토대로 팬 플랫폼, MD(굿즈상품), IP 라이선싱, 영상 콘텐츠 사업 등으로 추가 수익원을 확장할 수 있어서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4월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으로 뉴진스 이탈 우려가 부각됐고, 실적 우려가 커졌다. 증권가에서 산출한 지난해 어도어의 하이브 영업이익 기여도는 11% 수준으로 파악된다. 뉴진스가 하이브 아티스트 라인업에서 제외되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란 분석이 많지만, 핵심 IP인 만큼 투심도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증권가가 밸류업 편입 종목을 제치고 하이브를 최선호주로 꼽아 눈길을 끌고 있다. 바로 어도어와의 경영권 분쟁 사태로 게펜 레코드와의 첫 합작 걸그룹 캣츠아이의 성과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하이브가 선보인 첫 미국 현지화 그룹으로 한국인 멤버는 단 한 명(윤채)에 그친다. 미국인 다니엘라를 비롯해 인도계 미국인 라라, 스위스인 마농, 싱가포르 화교계 미국인 메간, 필리핀인 소피아로 구성된 6인조 걸그룹이다.
투자업계가 주목한 차별점 역시 기존 K팝 걸그룹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문화적 다양성’이다.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더 넓은 팬층을 공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환욱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지화 그룹인 캣츠아이가 성공적인 글로벌 시장 안착을 증명해낼 것”이라며 “뉴진스에 가려진 캣츠아이의 성장 지표에 이제는 집중할 시점”이라고 했다. 또 캣츠아이의 활약이 K-엔터주의 가치 재평가(밸류에이션 리레이팅)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덧붙였다.
실제 성과 지표도 양호하다는 평가다. 지난 8월 발매한 미니앨범(EP) 1집 ‘SIS(Soft is Strong)’의 경우, 빌보드 메인 음반 차트인 '빌보드 200'에 2주 연속 진입(최고 성적 8월 31일 자 119위)했다. 더블 타이틀곡 중 하나인 '터치(Touch)'는 '버블링 언더 핫 100'에 재진입했다. 현재 스포티파이 월 청취자 수 1100만명을 돌파하는 등 글로벌 흥행 지표가 속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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