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평범한 중국어 강사였고,나 역시 평범한 학생이었다. 우리의 만남도 평범했고,시작도 평범했으며,연애도 평범하다. 우리는 보통 사람이었다.그 어느 특별한 점도 없던. 그저 다른 점이 있다면 그는 중국인이었고 나는 일본인이었지만 소통에 있어서 그것은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았다.우리는 서로 한국어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점심 먹었어?」 「간단하게 유통기한 지난 삼각 김밥으로 때웠어요.형은요?」 「좋은거 먹으래도 맨날 말 안듣고ᆢ나도 동료들이랑 먹었어.」 수화기 너머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는 언제 들어도 좋다.워낙 둔하고 눈치도 없어서 어딘가 조금 들뜬 내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저 자신의 말을 이어갔다.저녁에 조금 늦을것같으니 챙겨 먹어라,또 삼각 김밥으로 때우지 말아라,알바 끝나면 곧장 집에 들어가라 ᆢ언제나 같은 패턴이었지만 오늘은 조금 달랐으면 싶었다. 「오늘은 좀 일찍 들어오면 안돼요?」 「왜?」 「아니ᆢ뭐..」 우리 만난 지 벌써 일년이나 지났다구요. 애써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말을 삼켰다.누구는 알바도 팽겨치고 같이 먹을 케이크를 고르고 있는데,누구는 아예 챙길 생각도 없었네. 「그냥 일찍 와요,오늘은!」 계속해서 물을까봐 그냥 재빨리 플립을 닫아버렸다. 그리고 동시에 그가 좋아하는 초코 케이크를 가리켰다. "이거 주세요." - 조금 오래된 집이라 그런지 여전히 현관문을 열면 기분 나쁜 쇳소리가 들리곤 했다. 지금도 끼기긱,거리는 소리에 한껏 미간이 구겨졌다.그가 오면 현관문 좀 고치자고 해야겠다. "타쿠야." "ᆢ" "이런 곳에 숨어있었던거야?기껏 도망쳐 온 곳이 한국이었어?" 거실 불을 켜고,기분 좋게 씻고 나와 그와의 1주년을 준비하려던 계획이 단단히 틀어져버렸다.대체 어떻게 안 걸까. "한국에서 대학생활도 하고 말이지.타쿠야가 내가 알던 타쿠야가 맞나?" 남자는,그러니까 야쿠자의 2인자로 불리는 신이치는 조소 섞인 말투로 멍하니 서있는 내 쪽으로 점점 다가왔다. "이 정도면 많이 참은거 알지?아버지께서 화나시면,어떻게 되는지 네가 더 잘 알잖아?" 돌아오라고 남자는 말했다. 그리고 평범했던,아니-평범하고자 했던,그래서 애써 만들어놓은 이 삶이 점점 깨지고 있었다. 어쩌면 그가 눈치 없고 둔한게 천운이었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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