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회담) [타쿠안] 노래시리즈-goodbye summer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d/0/3/d0351a4c45ea26bed9fe11ac4f2d45ec.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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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bye summer
위안, 기억 나?
10년 전 오늘, 우리가 처음 만난 날.
연인 사이도 아니고, 처음 만난 날까지 챙기는 건 좀 이상한가.
그래도 나한텐 꽤 추억할 만한 날인데.
사실, 나 너 좋아했거든.
*
시끌시끌.
새 학기라는걸 각인시켜주듯 어수선한 교실.
막 교실로 들어온 타쿠야가 아무자리에나 가방을 올려놓고 책상에 엎드린다.
도저히 잠이 오지 않는 소란한 교실에, 살짝 인상을 쓰고 눈을 뜬 타쿠야.
눈을 뜨자마자 보이는 것은,
"..."
등을 돌려 멍하니 타쿠야를 쳐다보고 있던 위안이였다.
한참을 빤히 쳐다보다가, 문득 정신을 차린 위안이 움찔, 하며 고개를 돌린다.
"뭐야.."
중얼거리듯 내뱉은 타쿠야의 목소리에 다시 뒤를 돌아보다, 눈이 마주치자 흠칫.
조끼를 입지도 않고 마이를 대충 걸친 타쿠야와, 넥타이와 단추까지 단정히 잘 채운 위안은 상당히 대조적인 분위기였다.
임시반장.
타쿠야가 위안의 이름보다도 먼저 기억하게 된 것은 임시 반장이라는 것이다.
자신과 눈만 마주치면 어쩔줄 몰라하면서 임시 반장이라니. 하며 헛웃음을 짓는 타쿠야.
"..타쿠야. 이거 선생님이 작성해서 가져오래."
"...이거?"
"..어,어응."
"..."
아침과는 다르게 타쿠야에게 종이를 내밀며 담담하게 말하는 위안.
타쿠야가 달갑지 않게 건네받으며 대답하자 또 움찔.
눈은 마주치지도 못한다.
어색한 위안의 대답에 재밌어진 타쿠야가 위안을 빤히 바라본다.
어쩔줄 모르고 눈만 도르륵 굴리던 위안이 슬쩍 타쿠야를 쳐다보더니 또 움찔.
"알았어. 언제까지?"
"어? 아..점심시간..까지."
"응."
말 하나 행동 하나에 안절부절하는게 재밌네, 생각한 타쿠야가 부드러운 웃음을 짓고서 고개를 끄덕인다.
한동안 타쿠야의 웃는 얼굴에서 눈을 못 떼던 위안이 어쩐지 붉어진듯한 얼굴로 자리로 돌아간다.
반 학기동안, 둘은 이런식으로.
꽤 가까워졌다.
여름, 그것도 체육시간.
워낙 키가 큰 탓에 뭘 입어도 태가 나서 그런지 체육복도 꽤나 잘 어울리는 타쿠야.
반면 옷이 큰건지, 조금 헐렁거리는 위안의 체육복.
"위안"
"어?"
"농구해서 골넣으면, 음료수 쏘기"
"뭐?"
"약속했다!"
타쿠야가 던진 수건을 겨우 받아든 위안이 갑자기 날아온 타쿠야의 말에 당황하기도 잠시.
금세 친구들과 농구코트로 달려간다.
키가 큰 타쿠야에게 당연히 유리한 농구는, 위안이 음료수를 사기에 충분했다.
땀에 젖어 촉촉한 머리칼로 위안이 건네는 음료수를 받아든 타쿠야가, 한 모금 마시더니 멍하니 있는 위안의 이마에 음료수를 가져다 댄다.
"아,차거!으.."
"뭘 그렇게 멍때려."
"..그냥"
"하긴.. 내가 농구할때 좀 멋있긴 하지."
벌레씹은듯 한 표정으로 타쿠야를 올려다보는 위안에 민망해진 타쿠야가 위안의 머리를 헝클이며 농담이야. 한다.
하지 말라며 머리를 정리하는 위안의 뒷모습에, 빨개진 귀가 톡 튀어나와있다.
타쿠야가 여자친구를 사귈 때가 있었다. 19살, 수능 준비로 바쁠 때.
같은학년의 인기 많은 학생이였는데, 잘 지내다가도 서로 오해가 쌓여 힘들었을 때 항상 위안이 타쿠야의 주저리를 들어줬다.
그날은 위안도 힘든 날이였는지, 표정이 좋지 않았다.
"그렇게 속상해?"
"그럼 속상하지. 안속상하냐?"
"..그럼 헤어져."
"..뭐?"
"헤어지라고, 그렇게 힘들면. 헤어져버려. 이렇게 맨날 나 찾아와서 하소연 하지 말고. 나도 힘들어. 니 투정 받아주는거."
"..."
위안이 타쿠야에게 이렇게 길게 화낸적이 없어서 그런지, 고삼 스트레스가 겹쳐서 그런건지.
이유도 모르게 공격적으로 내뱉어진 말에 위안도 당황한 듯 했지만
"왜이렇게 띠껍냐? 좋아하기라도 해?"
곧 들려오는 타쿠야의 빈정상한 말에 결국은 싸우게 되었다.
그 날 이후로 한마디도 못하고 졸업을 하게 된 둘.
*
생각해보면 그때 여자친구랑 헤어진 이유가 너야, 위안.
흔히들 말하는 사랑과 우정사이의 갈등이였는데, 나에게 니가 우정이였을까?
10년 뒤에,
"..."
처음만난 그날처럼 마주본 너와 나.
"오랜만이야."
"..어.."
그리고 지금, 친구라는 이름으로.
"나 결혼해, 타쿠야."
"..축하해."
다른여자와 서있는 너를 봐야하는.
"좋아하기라도 하냐?"
차라리 들켰다면, 그때 들켰다면.
다른 여자와 행복하게 웃으며 입맞추는 니가.
내 옆에 있었을까.
안녕, 나의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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