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금 들으면서 읽으면 더 좋겠지? :)
ㅡ내 일과는 언제나 그에게 맞추어져 있다.
쓸데없는 생각을 하다 이내 기운 빠지게 푸스스 웃곤 어김없이 그의 병실로 향했다. 오늘도 내 일과는 그의 병실로 가, 그의 부모님이 오기 전까지 계속 그와 대화하고, 웃고, 그를 바라보고. 언제나, 그랬다. 손목에 찬 시계를 보며 시간을 확인했다. 3시 15분. 이런. 늦었네. 지금쯤 그는 기다리다 지쳐 잠이 들었겠지. 평소와는 조금 다른 긴장감에 그의 병실 문 앞에서 긴 한숨을 토해냈다. ㅡ흐으. 그래도 역시, 긴장된다. 조심스레 병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자고있는 줄만 알았던 그, 위안은 창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창 밖 쪽으로 그의 고개가 향해 있었다. 조심조심 그가 눈치채지 못하게 침대 옆 의자에 앉아 위안을 쳐다보았다. 눈에 감긴 붕대가 오늘따라 참 하얬다. 붕대 갈았나보네. 한동안 밖에 나가지 못해 하얗다 못해 창백한 위안의 피부가 오늘따라 마음에 걸렸다. 손을 뻗어 그의 눈을 만지려다 이내 포기했다. 그의, 위안의 눈을, 보고싶다.
작년에 12월은 그야말로 최악의 달이였다. 위안은 눈을 잃었으며, 나 또한 사랑하는 그의 눈을 잃었다. 그 날, 난 무얼 하고 있었더라. 아무것도 모른 채 나는 방 안에서 조용히 언젠가 그가 나에게 추천해주었던 책을 읽고있었다. ㅡ최근에 와서 그 책이 떠올라 다시 읽어보았는데 그 책의 필체는 정말이지 위안과 어울렸었다.ㅡ 때 마침 울리던 핸드폰의 진동은 그날따라 지독히도 크게 느껴졌었다. 그래. 지독히도. 전화를 받아들고 소식을 전해들은 나는 아무런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머리가 하얬다. 아직. 아직. 그에게 말해주지 못한 말이 많은데. 몸이 덜덜 떨려왔다. 부들거리는 다리를 이끌고 대충 신발만 구겨신은 나는ㅡ당시에는 겉옷을 챙길 생각도 들지 않았었다ㅡ정신없이 병원으로 달려갔었다. 아직도 의문인건 다른 사람도 아닌 나에게 먼저 연락이 왔었다는 것. 위안에게 그걸 물어보면 그는 언제나 가만히 웃기만 할 뿐 대답해주지 않았다. 아마 그 때 였을까. 내 마음을 확신한 건. 만약. 만약, 내가 내 마음을 전한다면, 그러면 위안은…..
" ..타쿠야. "
앗차. 잊고있었다. 나 혼자 생각에 잠겨 위안이 깨있던 걸 잠시 잊고있었다. 나인 걸 어찌 알았는지 그는 더듬더듬 허공을 훑더니 이내 내 두 뺨을 제 두 손으로 감싸잡았다. 그런 그의 행동에 나는 베시시 웃곤 내 뺨을 잡은 그의 손을 내 손으로 감쌌다. ㅡ따뜻해.
" 나 온거 알았어요? 아니, 그것보다 나 아니였음 어쩌려고 이래요. "
" 너 들어올 때 부터 알았어. 근데 아무 말 않고 가만히 있길래. 무슨 일 있어? "
그의 말에 어색하게 웃곤 내 뺨을 감싸던 그의 손을 잡아내려 깍지 껴 잡았다. ..전혀. 그런 거 아니에요. 그게 문제가 아니라, 나 아니면 어쩌려고 그랬냐니까. 깍지 껴 잡은 그의 손을 들어 짧게 입을 맞추며 물었다. 슬쩍 바라본 그의 얼굴에선 입꼬리가 올라가있다. 다행이네. 오늘은 기분 좋나보다. 그를 따라 나도 입꼬리를 당겨 베싯 웃었다. 그냥. 네 발걸음 소리 듣고 알았어. 그가 맞잡은 손에 살짝 힘을 줬다. 언젠가 그가 내게 말한 적이 있었다. 눈이 보이지 않으면 다른 감각이 예민해진다고. 사람마다 특유의 향이 있다고. 그래. 그 때 그에게 물었었지. …무슨 향이요? 때 마침 창을 통해 햇살이 들어왔다. 햇살은 너무나도 당연하게 그를 비췄고, 그는 알고 있는지 눈부시도록 환하게 웃고있었다. 나는 그저, 멍하게 쳐다보기밖에 할 수가 없었다. 입을 열 수도, 무얼 할 수도 없었다. 한참을 그를 멍하니 바라볼때 쯤 그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너한텐 달달한 향이 나. 그래서. 그래서, 너무, 달아. 우린 그렇게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그의 눈을 보았고, 아마 그도, 위안도, 나를 보았겠지. 그의 말처럼 너무나도 달았던 날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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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잔잔한 글을 쓰고싶었는데 잘 써졌는가 모르겠다 헤헤
사실 전에 썼던 커플들 글이였는데 이것저것 문체라던가 그런걸 많이 바꿔서 가져와봤어.
나는 이런 소재랑 이런 분위기 좋아하는데 너희 정은 어떨까 몰라서 반응 보려구 왔다!
구린 제목은 이해하구 넘어가줘 헤헤 ㅎ////ㅎ 아마 이어쓴다면 4편정도 될 것 같아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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