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개연성은 없음ㅜ... 어쩌지, 입술에 맞닿아오는 타쿠야의 숨결을 느끼면서 위안이 눈을 감았다. 정말 충동적으로 저지른 일이라 도저히 눈을 뜰 자신은 없었으니까.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는 것 같았다. 입술이 겹쳐지고 타쿠야는 놀라서 굳어버린 건지 움직이지 않았다. 위안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불안해지긴 했다. 타쿠야가 혹시나 싫어할 수도 있으니까. 그 때, 타쿠야의 팔이 저의 허리를 감싸는 게 느껴졌다. 그제야 위안은 조금 안도할 수 있었다. 다행이였다, 밀쳐내지 않아서. 그러나 먼저 벌어진 입술을 가르고 들어오는 뜨거운 혀의 감촉에는 다시금 긴장이 몰려왔다. 키스를 안 해본 것도 아닌데, 입술이 불에 덴것 마냥 뜨겁다. 물론 남자와의 키스는 처음이지만, 그런 이유만은 아니었다. 그런데, 싫지는 않고. 어느새 부드럽게 리드하고 있는 타쿠야에게 안겨 있으면서, 위안이 저도 모르게 눈을 떴다. 저는 이렇게 심장이 터질 것처럼 떨리는데, 지금 타쿠야는 어떨지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 순간, 이제껏 한번도 보지못한 타쿠야의 강렬한 눈빛과 마주했을 때. 위안은 무언가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 위안과 타쿠야는 소파에 나란히 앉아, 그새 위안이 끓여온 중국차를 하나씩 손에 들고 있었다. 위안은 양손으로 찻잔을 감싸들고 있었고, 타쿠야는 그런 위안을 흘긋흘긋 바라보고 있었다. 사실 아까 화를 낸 건, 이런 상황을 바라고 한 것은 절대 아니었다. 다만 조금 화가 났을 따름인데, 어쩌다가 이렇게 됬지. 하지만 아까의 키스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좋았다는 걸 부정하고 싶진 않았다. 키스하는 동안에도 눈을 감을 수 없을 정도로, 그는 위안의 모습을 담기 바빴으니까. 그리고 잠깐 눈을 뜬 위안의 눈빛에서 무언가를 발견한 것 같기도 했다. 지난 며칠간 저를 지배했던 막연한 피로감이 기억나지도 않을 만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런 것. "위안형." "타쿠야." 동시에 서로를 부른 둘이 멈칫하며 눈을 마주쳤다. 그리고 잠시동안 말이 없다가, 타쿠야가 먼저 말하라는 듯 제스쳐를 취하자 그제야 위안이 입을 열었다. "...어, 그래..." 곧 위안은 차로 입술을 축인다음, 말을 이었다. "타쿠야, 음... 그러니까... 아까 네가 말한거 있자나, 그거 사실 아냐." 타쿠야는 잠자코 들었다. 그러면서 차를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다. "...난 타쿠야가 나한테 어떠게 하든... 좋...을거야." 위안이 타쿠야를 돌아봤다. 타쿠야는 여전히 쓸모없는 테이블 장식에만 눈을 고정하고 있었다. "...나, 지금까지 타쿠야가 나한테 지쳤을거라고." 그리곤 조금 뜸을 들였다. 째깍거리는 시계 초침 소리가 들릴 정도로 조용했다. "그러니까... 응... 권...? 태기? 그런 거라고 생각했어." 그 말에 고개를 돌린 타쿠야에게 위안은 살며시 미소를 띄웠다. "그런데 아까... 생각이 바뀐것 같아." "...?" 의아하게 바라보는 타쿠야에게 위안이 조금 가까이 다가가며 말했다. "어쩌면, 우리는 이제껏... 아예 연애를 한게 아닐지도 모른다는...그런 생각이 들었거든." 위안은 아까 마주했던 타쿠야의 눈빛을 떠올렸다. 그건 지난 며칠간 저를 괴롭게 했던 타쿠야와도 거리가 멀었지만, 예전의 다정한 타쿠야와도 거리가 멀었다. 그에 반해 타쿠야는 점점 더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변해갔다. 뚫어져라 바라보는 시선에도 위안은 미소를 거두지 않았다. 단지 위안은 타쿠야의 손을 잡아왔다. 대기실에서 타쿠야가 했던 것처럼. "그러니까 우리 진짜 연애하자, ...내가 더 잘할게." 이번엔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 하고 쑥쓰러운지 고개를 숙이는 위안을 타쿠야는 멍하게 바라봤다. 30대 남자가 이래도 되는 걸까. 무언가가 간질거리는 감정이 가슴 속에 피어올랐다. "형." "응?" 그 때 타쿠야가 무언가 다짐한 것처럼 위안에게 말했다. 어리둥절해진 위안이 조금 고개를 들어 그를 올려다보았다. "나도 할말 있어요." "어?" 대답도 없이 엉뚱한 소리를 꺼내는 타쿠야에게 위안이 반문했다. 그렇지만 잡은 손을 놓지는 않았다. 그리고는 잠자코 이어지는 말을 들었다. "난 이제껏 연애가 기브앤테이크라고 생각했어요." 타쿠야는 잠시 숨을 들이쉬었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조금 가라앉은 목소리였다. "주는 만큼 받는 거라고." 위안은 타쿠야의 말에 감이 잡히지 않은지 미간을 조금 찌푸렸다. 타쿠야는 그 모습을 보며 웃음이 나는 것을 참고 말을 이었다. "그런데 내가 틀렸네요." "응?" 무슨 말이야, 라고 물을 것 같은 위안이 입을 열기 전에 재빨리 버드 키스를 나눈 타쿠야가 미소를 지었다. "형이라면 영원히 손해봐도 좋을 것 같아." 完 이렇게 끝남!!! 처음 권태기로 시작한거랑은 너무 방향이 달라서 ㅠㅠㅠㅠㅠㅠ 여러가지 생략했는데 많이 봐줘서 고마워 ㅠㅠㅠㅠㅠ사랑해 읽어준 정들 ㅠㅠㅠ 다음편은 '연애의 시작'으로 이어서 쓸거야!!

인스티즈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