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세요?"
"……."
애인. 주전자를 들고 협탁에 놓여있던 물 잔에 물을 따르며 언제나처럼, 익숙하게 대답을 했다.
표정은 무신경해 보일지 몰라도 매일 아침 같은 질문을 들을 때 마다 코끝이 찡해지고 가슴이 미어지려는 걸
혼자 주먹을 쥐며 꾹 참아왔다. 그리고 또 같은 아침이 되었다. 반복의 일상. 아마 너는 당연하게 항상 하던 질문을 던지겠지.
"그럼 나는 당신을 사랑했어요?"
"응."
당신도 나를 사랑했어요? 응. 지금도 나를 사랑해요? 응. 앞으로도 날 사랑할 거예요? 응.
난 당신이 누군지도, 내가 누군지도 모르는데 날 사랑해요? 응. 진심이예요? 응.
아무렇지 않게 날 뚫어지게 쳐다보며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말이 부담스러워 가만히 감고 있던 두 눈을 떴다.
너의 모습도, 목소리도, 눈빛도, 하다못해 그 진부한 질문들 따위마저 그 어떤 날과도 다를 바 없던 이른 아침이었다.
질리지도 않는지 반사적으로 대답하는 내 모습에 구역질이 날 것 같아 물 잔을 쥔 손끝에 힘이 들어갔다.
"…그러면 나는 아직도 당신을 사랑하고 있나요?"
"……."
"아니, 나는 여전히 당신을 사랑하고 있겠네요."
순간, 반복되던 일상이 삐걱거렸다. 내 귀를 의심해도 되는 걸까.
흔해 빠진 옅은 미소조차 짓지 않고 미동 없이 입만 뻐끔대는 네 모습을 보고 있자니 울컥, 화가 치밀었다.
그 와중에도 너는 하염없이 다정해서. 목소리가 익숙했으니까. 나도 모르게 바닥에 컵을 집어 던지며 바락바락 소리를 질렀다.
"너는 왜 이 와중에도 다정해!"
"……."
"기억을 잃은 주제에, 나 같은 건 기억도 못하는 주제에 확신하지 말란 말이야!"
"…사랑했던 사람에게 사랑할 거라 말하는 것도 잘못된 건가요?"
"없잖아, 진심 같은 거! 어차피 넌 오늘 밤에 잠들어서 내일 아침에 일어나면 또 기억을 못 할 거야. 내일도 내가 누구냐 묻겠지."
이젠 지치려고 해. 입을 틀어막았다. 기도를 찌르는 따끔한 통증과 식도의 역한 역류감에 물을 따라 마시려 컵을 이리저리 찾았지만
땅바닥에 내려쳐져 산산조각 난 것이 그제야 떠올랐다. 쓴 소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너의 표정은 짜증나리만큼 한결같이 다정했다.
부스럭, 두툼한 이불이 움직이는 소리와 함께 네가 입을 열었다. 아아….
"제가 어제도 사랑한다고 했나요?"
"어."
"그럼 어제 사랑했으니 오늘도 사랑하면 되고, 내일도 사랑할 거예요."
"……."
"어쨌거나 제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건 변하지 않으니까요, 장위안."
몇 번을 물어도 제 대답은 분명히 한결같을 거예요. 기억을 잃었다 해도 당신과 나는 연인이니까, 내일도 꼭 대답해 주세요.
언제나 처음이었던 것처럼.
* * *
"…잠깐. 너, 내 이름을 기억해?"
"예? 아, 아뇨…. 거기 이름표…."
"…아아…."
괜한 기대감에 씁쓸함이 두 배가 되어버렸다. 시큰한 시야가 뿌옇게 일었다.
자고 일어나면 머릿속이 백짓장이 되어버리는 녀석을 위해 내 이름과 자신의 이름만이라도 기억에 남기를 바라며 이름표에 아예 내 이름을 쓰고 살았다.
그렇게 매일 아침, 모든 것이 리셋 되어 버리는 녀석 때문에 며칠, 아니 몇 달인지 모를 날들을 하염없이 흘려보냈다.
허나 모든 것은 무용지물이 되어버렸고, 항상 이름표를 보아야만 날 부를 수 있는 녀석의 뒤통수를 한 번 갈겨줄까, 생각을 해 본 것도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정말이지, 너는 끝까지 다정해서 늘 나를 비참하게 만든다.
"…밥 먹자, 타쿠야."
"아, 타쿠야…. 네, 형. 밥 다 먹고 우리 데이트해요."
그래, 어쩌면 이대로 인 것도 곧 익숙해지겠지. 너에게는 매일 나와의 하루하루가 처음 사랑을 하는 느낌일 테니까.
* * *
으으으윽 다정한 타쿠.....ㅇ<-<
하루 자고 일어나면 기억이 리셋 되어서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여자가 나오던 외국 영화가 있었는데 기억이 안난다
소재가 너무 아련.......해서.....☆★
회색글은 그냥 뒷 이야기 정도로 가볍게 읽어줘흑흑흑 난 이제 타쿠엘 진도 빼러.....

인스티즈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