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에 대해 얘기하자면..
그냥 외국인학교인데 다들 뭐 한국어를 겁나겁나겁나게 잘한다고 하자
모든 등장인물은 PO동갑WER!!!!데헷
장위안은 화교? 뭐 암튼 가족 다함께 한국에 거주하고 이뚬 국제고에 억지로 입학했지만 집에 돈은 엄뜸 ㅠㅠ 이라는 노뜬금 설정..
게다가 국제고지만 전혀 개방적이지 않은 분위기 왜 때문에? 그냥 받아들여......ㅍㅍ이니까요....
학원물 특유의 클리셰를 치덕치덕 바른 후 쓴다 썰 올린다 그취방에
수위따위 업는 청춘학원물........................뒷 이야기는...글쎄요.................
타쿠안 - 흔한 학원물
1.
테라다 타쿠야는 특별했다.
눈에 띄게 큰키와 웃을 때 유난히 작아지는 초생달 눈과 외모와 전혀 어울리지 않게도, 전학 첫 시험에 그를 전교 3등에 올려놓은 비범한 영특함과 아침마다 그를 태우고 오는 검은 색 외제차가 아니더라도 타쿠야에게서는 남들과는다른 아우라가 뿜어져 나왔다. 다부진 체격에 어울리게 운동도 썩 잘해서 전학 온지 한달여 만에 종락국제고 2학년 9반의 리더격으로 떠올랐다. 물론 누구도 그를 리더라고 부른 적은 없었지만 암묵적으로 아이들 사이에선 이미 합의가 끝난듯 했다.
전학 온 첫날부터 8반과의 농구 시합에서 득점왕을 한 그는 각종 운동부로부터 러브콜이 잇달았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그 큰 몸은 분명히 근육만 들어찼을 거라는 몇몇 뜨내기들의 시기 질투와는 달리 학업 성적까지 우수하여 명실공히모범생으로 인정받은 그를 추종하는 세력이 없을래야 없을 수가 없는 것이다.
누가 묻지도 않은그의 프로필을 줄리안에게 이다지도 자세히 풀어놓은 것은 장위안이었다. 그 첫 농구시합에서 장위안의 3점 슛을 한개도 막아내지 못한 장본인인 8반 경현은 입만 열었다하면 타쿠야의 가정사부터 신변잡기까지 듣지 않아도 될 이야기들을 늘어놓는 장위안을 못 마땅한 얼굴로 바라보았다.우유에 꽂힌 빨대에 가져갈 때만 잠시 다물어졌던 입은 이내 다시 타쿠야의 무용담을 나불거린다. 9반의유명한 ㅅㅐ-끼 건달 마츠다와 싸워도 이길지 모른다는 데에서 이야기는 클라이맥스에 달했다. 우유를 마시든, 이야기를 하든 하나만 할 것이지. 그러다 사레 들려도 모르겠다-고 체념한 경현은 곧 오른쪽 귀로 흘러 들어오는 10년 지기 친구의수다를 나머지 한 귀로 흘려버렸다.
"위안, 너 타쿠야좋아해?"
"뭐?”
"아니면 왜 맨날 그놈 얘기야? 요즘 붙어 다니더니, 연애라도 해?"
"말도 안되는 소리야! 너까지왜 그래?!"
그 비범하고 특별한 테라다 타쿠야가 -
성적도중간, 운동도 그럭저럭에 집안 형편은 좋을것도 없는- 아니, 되려 이혼이 간당간당한 부모님 때문에 오장육부가 말라 버릴 지경인 불우한 장위안과 전학 온 2주만에 반에서 가장 친한 단짝이 된 것은 어쩌면 신기한 일이었다. 내세울거라곤 곱상한 외모밖엔 없는데, 그마저도 남학생들 사이에선 재수없기로 찍히면 찍혔지 전혀 장점이 될만한건덕지도 아닌데 말이다. 그때 마침 장위안의 짝이 병결이었고 그의 존재감을 기억해내지 못한 담임이 타쿠야를옆자리에 앉히지 않았다면 둘이 친해지는 일은 영원히 없었을지도 모른다. 시쳇말로, '노는 물'이 다른 두 사람이었으니 말이다.
계기야 어찌됐건장위안과 타쿠야는 곧잘 붙어다녔다. 집이 퍽 넉넉했던 듯 타쿠야는 장위안의 가벼운 주머니를 대신해 종종제 지갑을 열어주었다. 물론 맹세코 그 갈색의 무슨 통-인가하는 지갑 때문에 그와 친구가 된 것은 아니었다. 타쿠야와는 말이 잘 통했다. 어떤 이야기를 해도 지금의 경현처럼 밍숭맹숭한 반응을 보인적도 없었다. 대화가지루하지 않은 거은 친구가 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건 중 하나였다. 타쿠야의 박식함은 사교에서도확실한 힘을 발휘했다. 무어든 대화를 할 수 있는 상대였으니 장위안도 매양 고개를 끄덕여주는 그와의대화가 즐거웠다.
그래서 타쿠야가전학 온지 정확히 3개월이 지난 지금, 장위안은 우정과 시간이비례하지 않는다느 말을 새삼 실감하게 됐다. 그렇다고 줄리안과의 우정이 내리막길일 이유는 없었으나 타쿠야의 '타'자만 나와도 미간이 찡그려지는 줄리안은 생각이 다른 듯 했다.
어쨌든, 타쿠야와 장위안은 줄창 붙어다녔다. 줄리안과 어울릴 때는 '끼리끼리'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는데 상대가 바뀌니 둘을 부르는 말도 '테라다 타쿠야 여자친구 장위안'으로 바뀌었다. 철도 씹어먹을 신체건강한 청년 장위안에게 '여자'친구라니 그간 얻었던 별명들 중 가장 수치스러웠다. 하얀 피부 때문에인형이니 하는 닭살스런 별명이 따라붙은 적은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여자 소리를 들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본인의남성성을 한번도 의심한 적 없는 장위안은 저를 놀려대는 잡배들의 농짓거리가 괘씸하고 불쾌했지만 대항할 힘이 없는지라 그냥 웃어 넘기고 만다. 그 갑갑한 심정을 모를 리 없는 줄리안이건만, 그깟 타쿠야 이야기몇 마디에 시비를 걸건 또 뭐란 말인가.
"그딴 소리 하지마. 애들 다 그러는데너까지 그런 말 해야 돼? 타쿠야 앞에선 한마디도 못하면서다들 왜 나한테만…."
"나도 타쿠야 얘기 지겹거든? 그러니까 그만 좀 해라."
"친구끼리 왜 그러냐. 같은반이고 짝이니까 얘기 좀 많이 나오는거 가지고..."
"아, 근데 난듣기 싫다고. 그리고 네가 할말 많은 건 타쿠야보다 오히려 마츠다 아니냐?"
간만에 함께 보내는점심시간이건만, 그저 타쿠야 이야기에 입이 닳을 지경인 장위안을 보고 제 딴엔 마음이 상해 나오는 대로던 줄리안은 방금 전까지 와는 딴판으로 굳어진 표정을 보고 입을 다물었다. 머쓱하게 손에 들고있던 생크림 빵을 찢어 입안에 밀어 넣었다. 뭐라도 물려 줘야지 그렇잖으면 이놈의 주둥아리는 맨날 지멋대로 나불대. 꽉 꽉 빵을 씹으며 속으로 중얼거리는 기세는 장위안을 몰아세우던 금방 전 보다는 한풀꺾여 있었다. 겨우 바닥만 남은 우유곽은 호선을 그리며 쓰레기통에 안착하고, 장위안은 빈손으로 바지를 탈탈 털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생크림이터지자 입안에 침이 잔뜩 고인 줄리안은 빵을 재빨리 넘기고 장위안을 올려다 보았다. 운동장 옆 계단으로쏟아지는 햇빛이 허연 얼굴을 타고 일직선을 그려 눈이 찡그려진다. 뻑뻑한 빵을 겨우 넘기고 입맛을 다시며따라 일어서자 그제서야 장위안의 얼굴이 제대로 보였다. 귀와 목이 벌겋게 상기되어 있었다.
"먼저 간다."
달짝찌근하게 남아있는아랫 입술의 생크림을 한번 훑고 무언가 말을 하려는데 장위안은 틈도 주지 않고 자리를 떠버렸다. 줄리안은멍하니 섰다가 이내 머리를 긁적거렸다. 아, 멍청이. 이 멍청아! 하고 그 손으로 뒤통수를 쥐어 박는다. 자책해 보아도 멀어지는 뒷 모습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제 갈길만 갔다. 아직 15분이 남은 점심 시간에 갑작스레 홀로 남아버린 줄리안은 무얼 할지 고민할 정신도 없이 총총히 남겨진 발자국처럼찜찜함이 화인처럼 박힌 심정으로 머리가 복잡해졌다.
장위안은 줄리안이보이지 않을 곳까지 뛰다시피하여 발을 옮기다 곧 복도에 들어서서는 눈에 띄게 느린 걸음으로 바뀌었다. 눈을껌뻑이다가 창 한쪽에 기대섰다. 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내려다 본 아래에는 아직도 아이들이시끌벅적했다.
운동장 저쪽으로농구하는 아이들이 보인다. 장기말처럼 이리 저리 몰려 다니는 한 덩어리의 아이들 중 단연 돋보이는 것은타쿠야였다. 손 끝에서 퉁겨진 공이 절묘하게 골대로 들어가는 순간 장위안은 저도 모르게 그렇지! 하고 손장구를 쳤다. 이제 십분 남짓 밖에 남지 않은 점심 시간도짜내고 짜내어 농구에 투자하는 모습을 보면 담임은 혀를 끌끌 찰게 분명했지만 초치기 승부에서 얻어 내는 한골은 그야말로 꿀맛이 아니던가. 아이들의 환호성이 복도까지 전해졌다. 손을 마주치며 기뻐하는 얼굴들이익숙한 걸로 보아 9반의 승리인 듯 했다. 땀을 뻘뻘 흘리며수돗가로 뛰어가는 타쿠야의 모습을 장위안은 아예 턱을 괴고 자리 잡아 넘어다 보고 있었다. 잘 생긴얼굴부터 무엇하나 못난 구석이 없는 놈이긴 하구나. 운동에 썩 취미가 있는 편은 아닌 장위안은 주로구경하는 쪽이었다. 그래서 점심 시간에는 타쿠야와 어울리지 못하는 날도 많았다. 그래, 농구 시합은 타쿠야의 특별함을 확인하는 시간들 중 하나였다. 주인공이 아닌 장위안이 그를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기분은 그야말로 복잡미묘했다.똑같이 이쁘장한 외모라도 운동에 소질이 있는 줄리안은 축구나 농구 따위를 할 때만큼은 그런 취급을 받지 않는다. 계집애 소리를 들어가면서까지 타쿠야와 친구인 것은 학교에 널린 타쿠야의 추종자 중 하나로 찌꺼기 취급을 받고싶지 않은, 그러나 '비주류'인 장위안이 선택한 알량한 자존심인가. 아니면 반이 갈라지면 아는체도 하지 않을 종잇장같은 우정일지도 모른다. 사실은 갈라설 지도 모르는 부모님에 불안해진 심정에 사람하나도 소중해진 절박함일거다. 한숨에 섞여 나오는 콧바람은 먼지를 먹었는지 텁텁했다.
"새-끼야, 낭군농구하는 거 보니까 질질 싸겠지?"
뒤통수를 후려갈기는 손에 멍하니 떠졌던 눈앞에 불시에 번쩍하고 별이 떴다. 오만상을 찌푸리며 얼얼한 뒤통수를 쓸어내리면서도 선뜻 뒤를 돌지 못하는 것은 그 억센 손의 주인공을 확인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었기 때문이리라. 아랫입술을 질끈 깨문 장위안은 다시 한번 소처럼 콧바람을 뿜었으나 손은 재차 뒤통수를 두드린다.
"귀 먹었냐? 이새-끼야."
마츠다와 패거리들은이도저도 못한 채 복도 끝으로 몰린 장위안의 뒤통수를 보며 낄낄거렸다. 씨이발- 호모 냄새. 하고 코를 잡는 꼴은 악의가 다분해 보였다. 애써 표정을 추스르고 장위안이 뒤돌아 섰다.
"왜 이래, 자꾸."
"게이 새-끼들 보면 역겨워서 그런다, 이 시이-발 새-끼야. 타쿠야믿고 깝쳐봐 벼-엉신 새-끼. 너 이 새-끼 내가 벼르고 있어."
기이하게 올라간입꼬리를 따라 삐쭉 튀어나와 낼럼대는 불그죽죽한 혀는 뱀처럼 꾸물거리며 장위안을 위협했다. 가운데 손가락을올려 코 앞에 세워 흔들다 다른 한 손으로 동그라미를 만들어 꽂으며 도깨비같은 섬뜩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그의괴롭힘에 질릴 대로 질린 장위안은 그저 뒤로 휙휙 지나가는 아이들만 멍하니 바라보며 어떻게든 이 시간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랬다. 반응이 미적지근하자 흥미를 잃었는지 마츠다는 패거리를 몰고 뭐라뭐라 새-끼 건달다운 상스러운 욕지거리로 바닥을흥건히 적셔 놓고 하이에나처럼 어슬렁거리며 사라졌다.
학교에서 선생이나얻을 법한 '미친개' 따위의 별명으로 악명이 높은 마츠다와의악연은 입학한지 한달이 채 되지 않은, 1학년 때부터였다. 꽤엄한 담임을 피해 야자와 대청소를 모두 달아난 마츠다를 겁도 없이 선생에게 이르고 만 것이다. 물론그건 그날 장위안이 주번이었기 때문이었고, 또 아직 그의 숱한 악행들에 대해 아는 바가 없기 때문이기도했다. 선생에게 매타작을 당한 마츠다가 장위안에게 앙심을 품은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그 날 이후로 사사건건 트집을 잡아 장위안을 괴롭히기 시작했는데, 과연별명에 맞게 한 번 문 먹이는 진짜 미처럼 집착하는 기질이 그야말로 사람 피가 마르게 할만 했다. 책을찢거나 도시락을 엎어 놓는 것 정도는 양반이었다. 장위안과 친하게 지내려는 놈들을 협박하기도 하고 패거리를종용하여 말도 안되는 이유로 장위안을 딱 흉터가 남지 않을 정도만 패기도 했다.
장위안도 정신력이너덜너덜 해지려는 찰나 2학년이 되었지만, 그와의 악연은생각보다 질겼던지 또 같은 반이 되고 말았다. 타쿠야과 가까워진 이후로 마츠다의 행동이 눈에 띄게 조심스러워진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고 괴롭힘이 사라진 것도 아니었다. 여자친구니게이니 하는 악질적인 별명의 진원지도 마츠다임에 틀림없다. 마츠다야 말로 타쿠야 앞에서는 제대로 떠들지도못하는 소심함을 보이면서도 장위안만 보면 가시를 바짝 세우고 달려드는 모습이 비겁하기로는 또 이루 말로 할 수도 없다. 재수없는 건 되려 마츠다 쪽일텐데 장위안의 악연에 바톤이라도 넘겨 받을까 아이들도 별 말없이 함구하고 있을뿐이다. 그렇다고 진짜 애인도 아닌 타쿠야에게 달려가 미주알 고주알 떠들수도 없는 노릇이고. 줄리안 말마따나 장위안에게 학창시절 이야기 거리 제공해주기로는 단연 마츠다가 으뜸인건 인정하기 싫지만 사실이긴했다.
"왜 여기 서있어? 곧수업 시작이야."
오른 쪽 어깨에올라오는 손은 퍽 부드러웠다. 머리에 물이 뚝뚝 흐르는 타쿠야가 싱글싱글 웃으며 장위안을 내려다보고있었다. 차마 그 미소에 떫은 표정을 보낼 수 없어 장위안도 같이 어설프게 미소를 지어 보인다. 농구 시합의 승리에 기분이 좋았던지 연신 웃음이 가시지 않는 타쿠야는 장위안의 손목을 잡아다 교실로 끌었다. 이 꼴을 마츠다가 보면 또 게이 새-끼라고 뒤에서 침이라도 뱉을테지. 아이들도덩달아 수근거릴지 모른다. 장위안은 교실 문 앞에서 슬그머니 손목을 빼냈다. 문득, 눈이 마주친 마츠다가 장위안을 향해 납량특집에서나 볼법한섬짓한 미소를 지으며 동그랗게 만 손바닥에 다른 손 검지를 뺐다 끼웠다 했다. 저질스럽기는. 옆에 선 타쿠야의 커다란 키가 힘이 됐던지 장위안이 고개를 돌리지 않고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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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다녀왔습니다."
몇 년 째 손보지 않아 녹이 진드기떼처럼 올라붙은 철 대문을 밀어젖히며 소리 높여 봤지만 답은 한 마디도 돌아오지않았다. 다만 철문의 찢어지는 비명 소리가 귓바퀴를 울릴 뿐이었다. 허공을찢는 장위안의 목소리와 철대문 소리와 이어지는 발 소리가 끝날 때까지도 그의 귀가를 반기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결말을 뻔히 알면서도 매일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장위안은 제가 도깨비에게라도 홀린 것인가 자문하여 본다. 잠겨 있지도 않은 현관을 열자 곧바로 튀어나오는 소음은 또 역시나 어제와 다를바 없다.
"그래, 갈라서자고. 당장 도장찍어!"
"이 빌-어먹을여편네가 어디서 큰 소리야?"
"나도 이제 이런 집구석 지긋지긋해, 누가 아쉬워 할지 어디 한번 두고보자고!"
장위안의 등장은꼭 그림자 같다. 뿔을 세우고 서로 누구 목소리가 큰 가 내기라도 하는 듯한 두 사람의 눈에는 가방을한 쪽 어깨로 내려 멘 아들의 얼굴 따위는 이미 보이지도 않는 것 같았다. 크지도 않은 거실의 테이블을쾅 내려치고 장위안의 옆으로 찬바람을 남기고 지나가는 것은 반년 전 웬 젊은 남자와 바람이 난 장위안의 어미였다.콧잔등까지 내려 온 안경을 밀어 올리는 장위안의 부친은 담배를 꺼내 빨며 연기와 함께 그녀에 대한 욕지기를 뱉어냈다. 저 여편네가 작정을 했어, 작정을.ㄴㅣ미, 시펄.
옆에 엉망으로구겨진 종이에는 합의 이혼, 어쩌고 하는 검은 글씨가 늘어서 있었다.부친 역시 두 해전 같은 회사의 여자 경리와 바람이 난 경력을 갖고 있더랬다. 그 때도사네마네 하던 두 사람이었는데 설마 한쪽이 복수의 칼을 갈고 있을 줄이야 장위안의 부친도, 그녀의 아들인장위안도 꿈에도 짐작하지 못 했었다. 하여튼 균열이 가도 한참을 간 장씨네 일가는 이제 더이상 누구의힘으로도 지탱하기 힘들어 보이는 건 확실했다. 침몰하는 배를 그저 목도하고 있을 수 밖에 없는 장씨네장손은 이제 차라리 빨리 이 콩가루 집안이 산산히 흩어져 버렸으면 했다.
만년 대리, 쥐꼬리 봉급쟁이인 장천평씨가 호주인 18평짜리 월세를 살고 있는장위안네 집은 꽤 이쁘고 어딜가도 동안 소릴 듣는 장위안의 어미에게 지긋지긋하고 숨막히는 곳일만 했다. 주인이름은 천평이면서 그 십분지 일인 백평은 고사하고 스무평도 채우지 못한 집은 한 사람 누울 크기의 방 두개를 겨우 내고 손바닥만한 부엌과 거실에화장실까지 벌집처럼 들어차서 겨우 체면치레를 하고 있었다. 코딱지만한 집은 그나마도 부모의 손이 제대로가지 않아 허름하기 짝이 없었다. 그 젊은 남자는 부자일까, 아니면엄마에게 집 크기 따위는 중요하지 않을 정도로 세상 모를 사랑이라도 주는 건가. 방문을 연 장위안의우울한 상념은 어둠이 농밀하게 차오른 방에 들어서자 더욱 짙어졌다.
중간 고사 성적표는일찌감치 책상 서랍에서 골동품처럼 썩어가고 있었지만 부모 중 누구도 시험 결과를 묻거나 관심을 보이지 조차 않았다. 어쩌면 두 사람은 아들이 있다는 사실조차 잊은 채 서로에 대한 증오만을 키워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아무데나 가방을 던져 놓고 침대에 벌렁 드러누운 장위안은 아직 열여덟 밖에 되지 않은 자신이 겪어야 할 현실치고는너무 삭막하고 갑갑하다고 생각한다. 잘난 것도 없고, 학교에서는놀림감에 저를 동네 똥개 취급도 하지 않은 채 으르렁거리는 부모까지. 꼬리에 꼬리를 물던 생각은 끝내타쿠야까지 달했다. 내가 테라다 타쿠야라면. 장위안이 테라다타쿠야였으면. 키도 크고, 운동도 잘하고, 싸움도 잘하고, 머리까지 좋은데다 집도 부자였다면. 이 좁쌀같은 집이 아니라 으리으리한 집에서 스테이크 따윌 썰면서 일등 성적표를 내놓는 열여덟이었다면. 그것 꽤 괜찮은 생각인데. 구미가 당기는 가정이었다. 뒷 머리를 베고 있던 두 손에 끈끈한 땀이 배어나오게 몸이 달아오를 제안이다.너, 한 일주일만 타쿠야로 살아 볼래? 장위안이혼자 실실 쪼개는 웃음을 흘렸다. 못할 것도 없지. 눈을감았다. 타쿠야로 변신한 장위안이 마츠다를 흠씬 두들겨 패주고 손을 탈탈 턴다. 또 혼자 실실 거리다 번쩍 눈을 떴다. 문득 자괴감 같은 것이 몰려들었다. 타쿠야를 친구로 두는 이유는 무엇인가. 계속 된고민의 답을 어렴풋이 구할 것도 같았다. 나는 타쿠야를 부러워 하고 있었구나. 어둠 속에서 껌뻑이던 두눈은 곧 잡념을 떨쳐내지 못하고 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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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패였다. 어제 잡쓰레기 같은 생각에 골몰하다 수학 숙제를 잊고 말았다. 잘난거 없으면 세심하기라도 할 것이지 뭐가 이렇게 또 칠칠치 못하기는 말로 못하니 저도 저를 믿을 수 없을 지경이다.거짓말 조금 보태어 팔뚝만한 지휘봉을 한 손에 탁탁 박자 맞춰 두드리는 수학 선생은 한놈만 걸려 봐라고 제대로 작심한 눈을 하고 아이들을노려보고 있었다. 수학 선생을 힐끔 올려다 본 장위안은 오금이 저리고 등골이 서늘했다. 저 지휘봉으로 매타작을 시작하면 씨름선수라도 십분을 못 견딜텐데. 무릎에손을 올려놓고 안절부절 못하다 이마에 차오르는 식은땀을 막 닦으려는 찰나, 노트 하나가 책상 위로 스르륵밀어 졌다.
'이거 갖고 있어.'
책상만 뚫어지게 쳐다보며 심판의 시간을 기다리던 장위안은 빼꼼 고개를 들어 오른쪽을 바라 보았다. 타쿠야가 아닐리 없다. 비밀 암호라도 대듯 낮게 전달되는 타쿠야의말이 꿈인가 싶었다. 그의 얼굴과 노트를 두어번 왕복하던 시선은 이내 좌우로 흔들렸다. 고개를 저어 정중히 거절의 표시를 해보이고 다시 타쿠야 쪽으로 노트를 밀었다.맨 첫 줄의 기석이 놈이 숙제를 잊었던지 황망한 표정으로 매질을 당한다. 퍽퍽 거리는 소리가장위안이 앉은 맨 뒷줄 창가까지 생생하게 전달됐다. 차마 그 꼴을 보지 못하고 눈을 질끈 감았다 떴더니어느새 노트는 장위안의 이름까지 적힌 채 코 앞으로 배달됐다. 어느새 바로 앞줄까지 이동한 수학 선생은지휘봉을 책상에 척척 얹으며 아이들의 숙제를 점검하고 있었다. 저도 모르게 노트를 펴놓고 사냥꾼에게잡히기 직전인 노루같은 초조한 눈으로 이리저리 공기를 젖는 지휘봉을 좇았다. 아니나 다를까, 타쿠야의 책상에서 방망이가 갑자기 멈추었다. 수학 선생이 허, 하고 헛웃음을 짓는다.
"테라다 타쿠야. 숙제없어?"
"예, 죄송합니다. 깜빡했습니다."
"어쭈? 이 새-끼가 전교에서 노는 놈이면 더 열심히 해야지, 빠져 갖고...일어서."
위아래로 열심히 숙제의 부재를 확인하던 수학 선생은 타쿠야의 이실직고를 듣고서야 그에게 매질을 시작했다. 전교 3등의 유망주가 얻어 맞는 모습을 아이들이 멍하니 올려다보고있었다. 앞으로 나가 얼차려까지 받고서야 영겁같던 숙제 검사 시간이 끝났다. 아이들은 학력 우수에 집안까지 좋은 타쿠야에게도 가차없는 수학 선생의 매정함을 보고서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 해야 할 일도 안 한 새-끼들은 권리를 누릴 가치도 없어. 하더니수학 선생은 정말로 수업이 끝날 때까지 벌 받는 학생들을 일으켜 세우지 않았다. 자신의 체벌에는 차별이없다는 선례를 남기기 위한 전략인지도 몰랐지만 어쨌든 그 모습은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숙제를 잊지 않아천만다행이라 가슴을 쓸어 내리며 다시는 못 보게 될지도 모를 타쿠야의 체벌을 반쯤 감상하고 있는 아이들은 이미 수업에는 집중하지 못하고 있는 것같았다. 장위안은 극렬한 공포의 순간을 넘겼다는 안도보다는 죄책감과 이름 모를 열등감이 자신을 엄습하는것을 느끼고 수업이 끝나자마자 교실을 나가 버렸다. 타쿠야에게 미안하다는 둥, 고맙다는 둥의 인사 치레를 할 겨를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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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아들의 도시락에도신경쓰지 않을 정도로 갈데까지 가고만 집안 분위기 덕에 장위안은 빵으로 점심을 때웠다. 손바닥과 엉덩이가엉망이 됐을 타쿠야가 자꾸 신경쓰여 전쟁터 같은 매점에서 힘겹게 구해낸 소보루가 목에 걸렸다. 타쿠야는점심 시간 수학 선생의 호출로 불려갔다. 뭐, 공평하게 하느라그랬으니 신경쓰지 말라는 둥 뒷 수습을 위해 부른거겠지-하고 짐작할 수 있는 것은 장위안 만이 아니라모든 아이들이 다 같았을 것이다.
이빨에 엉긴 소보루조각이 찜찜하여 짜증이 치밀었다. 수차례 입을 다셔도 엉긴 빵조각이 풀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마츠다나, 부모 역시 지금과 다름없이 제 삶에 엉겨 붙어 목을 조이고있다. 장위안의 망상이 다시 가지를 치기 시작했다. 자신을둘러싼 모든 것이 숨을 갑갑하게 만든다. 그래서 자꾸만 안으로 쫄아들고 있는 장위안은 친구의 숙제에빌붙을 정도로 못난 인간이다. 형편없이 얻어터진 친구를 보고도 자존심이 상해서 한 마디 어설픈 위로도하지 못하는 멍텅구리 같으니라구. 손톱 끝만큼도 잘나지 못한 주제에 싸구려 자존심만 가득히 들어찬 공갈빵같은 자신의 처지가 한심스럽기 그지 없었다.
희한하게도 자책은또 타쿠야에 대한 묘한 분노로 이어졌다. 그렇잖아도 여자 취급 받는 게 끔찍해서 자다가도 벌떡벌떡 눈이떠지는데 무슨 하이틴 소설에서나 볼법한 배려로 사람을 비참하게 만들어? 마츠다가 보기라도 했다면 또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테지. 웬 게이 새-끼들 연애질이냐고. 꿀꺼덕커다란 빵을 집어 삼켰다가 장위안은 켁켁 거리는 밭은 기침을 내뱉었다. 겨우 열여덟 인생에 왜 이리도걸림돌 천지인가.
"야이 새-끼야, 기침 하지마. 호모균 옮으니까."
바로 앞에서 책상에 올라 앉아 도시락을 까먹던 마츠다를 깜빡할 정도로 생각에 몰두하여 있었던지 장위안은 익숙한욕지거리에 깜빡 놀라 그를 바라 보았다.
"야리냐? 시-팔, 한 판 뜰-까?"
"놔둬, 놔둬. 저 새-끼 울면서 타쿠야한테 꼰지른다니까."
패거리 중 하나가낄낄대며 들고 있던 숟가락을 장위안 쪽으로 휘둘렀다. 범상치 않은 분위기를 눈치채고 교실에서 도시락을먹던 아이들은 슬금슬금 그의 멀리로 자리를 옮겼다. 타쿠야가 없을 때 제대로 한 번 놀려먹겠다는 심산이었던지마침 잘됐다고 일어선 마츠다가 책상 밑으로 내밀어진 장위안의 발끝을 툭툭 찼다.
"네 애인한테 도시락도 달라 그러지? 왜 혼자 궁상맞게 빵을 ㅊㅕ먹고 앉았어."
패거리들이 마츠다의 악의 다분한 농담에 장단을 맞춰 과장되게 웃는다. 들고있던 반쯤 남은 빵을 책상에 내려 놓자 마츠다가 집어 들어 제 입에 꾸역꾸역 밀어 넣었다.
"시이-발 별로맛도 없네. 새-끼야, 숙제도 주는데 도시락은 왜 안주냐?"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안 보길 바랬건만. 봤구나, 봤어. 절벽에서 발을 잘못디뎌 끝도 없이 추락하는 기분으로 장위안은눈을 질끈 감았다. 아이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한두입밖에 남지 않은 빵을 교실 바닥에 툭 떨어뜨리고 마츠다가 입꼬리를 밀어 올렸다. 아이들의 소리가 조금씩선명해지며 장위안의 귀에 박혔다. 타쿠야가 장위안 대신 맞은거야, 그럼? 둘이 진짜 사귀나? 와, 대박이다. 장위안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 올랐다. 복잡한 인생사에 잠시 잊고있던 수치심이 용광로처럼 끓어 올라 온 몸에 열이 났다. 마츠다가 책상 위에 올려져 있던 노트를 하나집더니 장위안의 머리를 툭툭 쳤다.
"내 말이 틀리냐? 아니면아니라고 말 좀 해봐 이 게이 새-끼야. 숙제는 시-이발, 한 번 깔려 주고 얻은거냐? 니 뒤 한번 대주고?"
"...아니야."
"아니야? 그럼내 눈깔이 벼엉신인가? 시이팔, 이 새-끼가 다 봤는데 아니라고 빼네? 솔직히 불어봐 게이 새-끼야. 타쿠야하고 했지? 이새-끼 바지 벗겨서 확인 한 번 해봐야 되는 거 아냐?"
아니라고! 마츠다의 모욕스러운 놀림에 참을 수 없어진 장위안이 소리치려했으나- 눈앞에 순식간에 펼쳐진 광경은 참으로 놀라웠다.
"이 ㄱㅐ새-끼가이라고 아주 지 멋대로 짖어대네."
마츠다의 어깨를 돌려세워 누구도 말릴 틈 없이 그의 얼굴에 주먹을 내리 꽂은 것은 이제 막 선생의 훈계를 듣고돌아온 타쿠야였다. 바닥에 쓰러진 마츠다는 불시에 얼굴로 날아든 주먹의 위력에 말문이 막힌 듯 벌려진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의 멱살을 잡아 일으켜 세운 타쿠야가 다시 무차별 주먹 세례를 마츠다의 얼굴로퍼부었다. 패거리가 달려 들어 막을 새도 없이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지만 마츠다가 기어이 코피를터뜨릴 때까지 누구도 둘을 떼어 놓지 못 했다. 타쿠야의 기세는 무섭고도 압도적이어서 아이들은 모두숟가락을 허공에 정지시킨 채 그 꼴을 관망하고만 있었다. 한 시간 전 수학 선생의 매질보다도 더한 장악력이었다. 교실의 정적은 헐떡이는 마츠다의 힘든 숨소리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교실에널부러진 마츠다의 피로 시멘트 바닥재가 시뻘겋게 물들었다.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타쿠야는 씩씩거리며 머리를 감싸쥔채 늘어진 마츠다의 배를 발로 걷어찼다.
"다시 얘기해봐. 시-발 새-끼야. 뭐, 게이가 어째? 내가 장위안하고 뭐가 어째?"
"이...이 ㄱㅐ새-끼가!"
마츠다의 패거리둘이 그제사 웬갖 분노를 터뜨리며 일갈했다. 숟가락을 칼처럼 쥐고 달려드는 모습은 퍽 우스꽝스러웠지만그 순간의 긴장은 교실 안 누구에게도 웃음을 허락치 않았다. 타쿠야가 의자를 집어다 두 사람을 향해내던졌다. 우당탕쾅, 하는 소리를 내며 책상 위를 지나간의자와 함께 도시락이 내동댕이 쳐졌다. 반찬과 밥이 엎어져 흉측한 몰골로 뒤섞이고 패거리 두 사람의코 앞에서 멈추자 죽일 듯이 달려들던 기세도 거품처럼 사그러 들었다. 사실 마츠다가 없으면 그냥 쭉정이같은 둘이 아니었던가. 살기 그득한 타쿠야의 눈을 보고 두 사람은 쭈뼛쭈뼛 말이 없다. 기습이긴 했지만- 학교에서 소문난 싸움꾼 마츠다가 힘 한번 제대로써보지 못하고 쓰러진 꼴을 보고 차마 타쿠야에게 달려들지 못 했다. 다시 타쿠야가 마츠다의 멱살을 잡고그를 억지로 일으켜 세웠다.
"십ㅅㅐ-끼야. 다시 지껄여 보라고. 장위안한테 했던거 나한테 똑같이 복창해 보라고!"
켁-하고 마츠다는 목 메이는 기침만 뱉었다. 진짜 오물이라도 가까이 둔듯 역겨운 표정으로 그를 바닥에 밀어 던지고 타쿠야는 옷을 털며 다시 교실 앞문을 향했다. 어느새 싸움냄새를 맡은 옆반 아이들이 창문가에 불나방처럼 다닥다닥 붙어 있다가 타쿠야가 다가가자 약을 뿌려 놓은 듯 흩어졌다. 그제서야 입안에 그대로 들어있던 밥을 넘기고 바닥을 적신 피를 닦으려는 반장을 타쿠야가 흘깃 돌아 보았다.
"반장, 이건선생님한테는 말하지 말아주라. 부탁한다."
입을 반쯤 벌린 반장은 걸레를 든채 고개를 끄덕였다. 패거리가 마츠다를일으켜 세우러 후닥닥 달라 붙었다. 장위안을 비롯한 모든 아이들의 시선이 가운데로 장대비처럼 쏟아졌다. 거칠게 심호흡을 반복하던 마츠다가 꽥 소리를 질렀다.
"이 시-발 새-끼들이, 구경났어?! 전부 안 꺼-져?!"
머리를 싸쥐고 시이-팔을 반복하고 있는 마츠다를 보고 장위안은 어제의상상이 현실로 된 지금 어리둥절하여 그의 굴욕스러운 모습을 즐길 정신조차 없었다. 아이들의 웅성거림도어느새 잦아 들었지만 정말로 애인 행세를 하는 듯한 타쿠야의 진심을 캐야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죽어있던 오감이 살아나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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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뭔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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