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탘 조각 “타쿠야,이제…평생 같이 살 수 있어.” 타쿠야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발가벗은 몸과 곱상한 얼굴, 언뜻 보기엔 인간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는 고철 덩어리들을 이따금 흔들었을 뿐이다. 지금까지는 그 어떤 감정도 막힘없이 이해할 수 있었다. 의아함을 느끼며 타쿠야는 이해되지 않는 그 복합적인 감정에 대답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위안은 울고 있었고,동시에 웃고 있었으며,또 동시에 화나 보이기도 했다. 미묘한 차이로 나뉜 감정이 뒤섞인 그 얼굴에 타쿠야는 그 감정을 뭐라고 하는지 묻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새도 없이 달겨들어 안기는 위안에 단단한 팔뚝으로 허리를 지탱해주느라 묻지 못했다. “타쿠야,좋지?” “…….” 분명 방금 전까지 울고 있었던 것 같았으면서, 왜 좋냐고 물어보는거지. 타쿠야는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또 다시 이해하지 못했고 그건 타쿠야의 한계였다.아니, 위안의 한계였다. 그리고 타쿠야의 고철 덩어리 팔뚝에 안겨 있는 와중에도 위안은 그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그를 대신하려고 만들었는데 대신할 수가 없다는 걸,그게 그를 떠나보낸 자신의 한계라는 걸. 하지만 자신은 그가 없는 지금에 타쿠야의 고철로 된 온 몸ㅡ섬유로 만든 머리카락, 렌즈를 끼운 눈, 콜라겐을 합성해 만든 입술을 제외하고ㅡ에 기댈 수밖에 없다. 이 차가운 몸이 예전처럼 자신을 안아줄 수가 없더라도 안겨야만 했다. 예전처럼 따뜻한 피부로 입술을 감싸 주지도, 그대로의 동공이 위안을 온전히 담아 주지도, 비단처럼 부드러운 머리카락이 위안의 뒷목을 쓸지도 않지만. 그리고 예전처럼 위안이 어떤 표정을 짓든 다 받아들이지도 반응하지도 않지만. 외형이라도 닮은 타쿠야를 보고 있으면 그리운 동시에 뭔가가 충족되었다. 아마 죽을 때꺼지 이 과정ㅡ타쿠야를 보며 행복해하고,안기며 차가운 느낌에 몸서리치고,그를 그리워하고, 몸을 떼어 타쿠야를 보며 충족시키고ㅡ을 반복할 것이라 생각하며 위안은 천천히 몸을 떼어 타쿠야의 콜라겐 입술에 키스했다. 자연스럽게 옆의 침대로 눕혀지는 것을 느끼며, 위안은 타쿠야가 충족시켜주는 그 뭔가는 성욕일까 생각했다.

인스티즈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