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자.이제 됐습니까?"
그는 환히 웃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녀는 부끄러운지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가 그녀에게 얼굴을 보고싶다며 고개좀 들어보라한다.
어쩔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드는 그녀의 얼굴은...
내얼굴?
또 그 꿈이다.몇년전부터 계속 꾸는꿈.이제는 그 남자 얼굴도 외울지경이다.
환히웃는 얼굴.머리를 쓰다듬는 큰손.
다시 생각해보면 그남자,꽤 잘생겼...아니지.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
위안은 정신차리자며 냉수를 벌컥벌컥 마셨다.
"선배. 도대체 이 남자 누구예요?"
"응?누구?"
"그림속의 이남자 말이예요.자주 그리는것 같던데."
"무슨 소리야.그냥 생각나는대로 그린거야.하하하.그럼 난 가볼께"
위안은 어색하게 웃으며 서둘러 짐을 챙겨 동아리실을 빠져나갔다.
사실 위안은 무의식적으로 그남자의 얼굴을 그릴때가 있었다.
그런 자신의 모습을 알아채면 미친게 틀림없다 생각하면서도 정신을 차려보면 그리고있다.
그리고 그남자를 그리워 한다.
현실 속엔 없는 남자를.
실제로,그러니까 현실속에선 한번도 본적 없는 그 남자를.
위안은 그 남자 생각을 하며 계속해서 앞으러 걸어갔다.
퍽-
그러다 지나가던 사람과 부딪혔다.
"죄송합니다."
"아니예요.이거 떨어트리셨어요."
"감사합..!!!"
그남자다.그남자가 틀림없다.그남자가 존재했다.
위안은 놀라서 떨어트린 물건을 받지도 않고 달려갔다.
그남자를 실제로 본지도 몇일전.그 이후로 꿈속에서도,현실에서도 그남자를 보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위안이 그남자를 그리던 공책까지 사라졌다.
분명 그때 떨어트린 것이다.
위안은 그남자가 공책안을 보지않기를 바랄 뿐이었다.공책안을 본다면 자기를 스토커로 오해할게 뻔하니까.
"어?선배.왔네요?어떤분이 선배오면 이것좀 전해달라는데요?"
위안의 후배가 준것은 작은 쪽지였다.위안은 쪽지를 펼쳐봤다.
[4시에 학교앞 카페에서 봐요.공책 돌려줄께요.]
그남자다.그남자가 틀림없다.
"그런데 이거 전해주라고 한분 그사람맞죠?그림속에 있었던 사람."
"어?어.지금 몇시야?"
"3시40분이요."
"벌써?나 가볼께."
큰일났다.그 남자가 스토커로 보면 어떡하지?
위안은 카페로 가면서도 걱정이 앞섰다.
"어?일찍왔네요."
카페에 들어선 위안은 그냥 도망칠까 생각했지만 그럴수없었다.
그남자는 카페알바생이었으니까.카페에 들어오는 위안의 모습을 가장먼저 본것도 그남자였다.
"여기.공책이요."
"저기.혹시 이 공책안에 봤어요?"
"네."
"저기.그러니까.내가 그 쪽을 그린게아니라 꿈속에 나오는 남자가 그쪽이랑 너무닮아서,아니.그게아니라 꿈속에 그쪽이 나와서,아니 이것도아닌데."
"타쿠야예요."
"네?"
"내이름.그쪽이 아니라 타쿠야라고요."
"네."
"뭐야.기억못하는 거였어요?실망이야."
"...?"
"저를 벌써 잊어버리신 겁니까?실망입니다.낭자."
"...!"
타쿠야는 그 말을 하고위안을 보며 웃었다.
"저 곧있으면 퇴근하는데.좀 기다려줄수 있어요?"
"네."
"좀만 기다려줘요.스토커씨."
"아니.그건 제가 스토커여서가 아니라.꿈속에."
"끝나고 얘기하죠.스토커씨."
타쿠야는 싱긋웃으며 위안에게 핫초코를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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