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장위안 형.
안녕, 위안 형. 나 타쿠야. 형한테 편지를 써보기는 정말 오랜만이네. 많이 놀랐을지 모르겠지만
혹시 내가 아직 밉다고 해도 이 편지는 읽어줘. 형한테 쓰는 처음이자 마지막인 편지가 될 거야.
형한테 하고 싶은 말이 많았어. 우리가 안 본지...일년 반,2년인가? 그 동안 나도 많은 생각을 했는데
다시 돌아가 볼까, 이런 고민도 수백 번은 한 것 같고 연락하고 싶던 적도 정말 많았어. 그런데
난 전에 형이 했던 말이 생각나서 내가 다시 돌아가면, 형이 힘들까봐 가지 못하겠더라.
형이 기억할 지는 모르겠지만 난 그 말이 머릿속에 계속 남아있었어. 어차피 내가 형 옆에 계속
있어도 형만 더 힘들어지는 일이겠지. 이제 와서 하는 말이지만 나 혼자 도망치듯이 떠나온 거
정말 미안해. 형은 아마 날 많이 미워했겠지. 어쩌면 지금도 미워할 수도 있고..
사실 나 그때 형한테 한 말 다 거짓말이야. 그냥 잠깐 갖고 놀아본 거다, 내가 만나는 여자만
여러명 있다. 이런거 다 거짓말이었어. 형 사랑하지도 않는다는 것도, 거짓말이야.
사실도 아닌 말에 충격받았을 형을 두고 그냥 나온 나도 괴로웠어. 나도 한동안 계속 울었고
형이 걱정됐고 미칠 것 같더라. 이걸 알아달라는 건 아니야. 내가 잘못한 거 그대로 받았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형 말처럼 우린 사귀면 안 되는 사이라서 난 견디기가 어려웠어.
우리가 사귀면 우리도, 주변 사람들도 힘들어 질지도 모른다고 한 말 기억하고 있었는데
힘들어 질 지도 몰라, 가 아니라 사실이더라. 형은 느꼈는지 모르겠지만 난 많이 느꼈었거든.
난 괜찮았는데, 난 힘들어도 형 옆에 있으면 괜찮았는데 형은 그게 아닌 것 같았어.
처음부터 형은 나랑 다른 세상에 살던 사람인 것 같았으니까. 힘들어 하는 게 싫었어.
그래서 무작정 난 떠났었어. 나 혼자 결정하고 나 혼자 행동해서 정말 미안해. 이제서야 사과나 하고,
정말 미안해...형. 사실 나 형이 일하는 곳에 가서 멀리서 형을 봤어. 좋아 보이더라. 참 다행이었어.
혹시 나처럼 지금까지 힘들어할까봐 걱정했는데, 너무 큰 걱정이었나봐. 이것까지 날 원망하지는 마.
그냥 최근에 잠깐, 정말 잠깐 보기만 한 거니까...한달 전쯤. 사실은 요즘 내가 너무 힘들어.
그래서 형 얼굴이라도 한번만 보고 싶어서 찾아간 거야. 안 보면 미칠 것 같았어.
내가 형을 떠나왔을 때보다, 1년 전보다, 6개월 전보다, 한달 전보다, 지금이 더 힘들어...
나는..난 형이 갈수록 더 보고싶어져서 죽을 것 같다. 그동안 난 연애도 했었어. 나 좋다는 사람이랑
사귀고 내가 관심 있던 사람한테 먼저 말도 걸었고 연애해서 힘들어하던 게 조금이라도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형도 이젠 지워버리고 나도 행복해질 줄 알았는데.내가 형한테 한 잘못이 너무 컸었나봐.
다른 사람을 만난다 한들, 형이랑 떨어져 있던 그 시간동안 난 행복한 적이 하루도 없어.
자꾸 형헤 대한 생각만 더 커져서 상대방만 힘들게 했었지. 내가 피해를 끼친 사람이 너무 많아...
그래서 난 염치없이 형이 일하는 곳에 찾아가고 몰래 형이나 지켜보고..
내가 먼저 형한테 심하게 했었고 내가 먼저 연락 다 피했었으면서, 지금 또 염치없이 편지나 쓰고.
염치없이 이제 와 다 거짓말이었다고 사과하고. 보고 싶다고.. 나 너무 염치없는데 용기내서
편지 썼어. 형, 너무 보고 싶다 지금도. 예전이나 지금이나 난 형한테 염치없는 짓만 하네.
혹시 내가 형 앞에 나타나서 오랜만이라고 하면 형은 뭐라고 할까. 지금도 날 원망하고 있을까, 형은?
형이 나한테 욕하고 때린다고 해도 가까이서 얼굴 한 번만 보고 가고 싶다. 내가 그동안
잘못한게 훨씬 더 많으니까 형이 날 미워해도 좋아. 난 형이 행복하면 더 바랄게 없을 거야
나 같은 사람 말고 좋은 사람도 만나서 연애하고 결혼도 해야지. 그리고 자식도 낳아야지, 형.
형...형한테 쓰는 마지막 편지니까, 하고싶었던 말 조금만 할게. 장위안, 사랑했어. 이건
거짓말 아니야. 사랑해. 그 때도 사랑했고 계속 사랑했고 지금도 사랑해. 욕심인 거 알지만
형이 살면서 알았던 사람 중에 나도 있었던 걸 지우지만 말아줘. 형에 대한 내 생각은
변함없을 거야. 항상 행복했으면 좋겠어. 형이 행복할 수 있다면 내 말은 모두 잊어도 좋아.
꼭. 꼭, 행복하게 지내야 해. 안녕.
-타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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