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을 좋아해요. 한 번 나랑 만나볼 생각 있어요?" 미/친/새/끼. 방송이라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 한 말이 목언저리를 멤돌았다. 입을 열면 바로 튀어나갈 것 같아 입을 꾹 다물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할 순 없어 어색하게 하트를 그려넣자 웃음을 참는 타쿠야의 표정이 눈에 들어왔다. 앞에 놓인 물병을 던져버리고 싶었다. * "형. 화났어요?" "아니." 촬영이 끝나고 평소같으면 회식에 참석했을 타쿠야는 빠른 걸음으로 사라지는 위안의 뒤를 졸졸 쫓았다. 형, 형? 가장 빠른 걸음으로 걷고 있어 숨이 턱까지 차는 저와는 달리 여유롭게 따라오는 타쿠야를 보자 부아가 치밀었다. 나이도 어린게 연상을 놀리는 것에 재미가 붙은게 틀림없었다. 안그러면 방송에서 그런 말을 했을리가 없었다. 갑자기 제자리에 멈춰선 위안덕에 타쿠야는 얼결에 한발자국 더 걷고서야 멈춰섰다. "위안형? 많이 화났어요?" "아니라니까. 따라오지마. 집에 혼자 갈거야." 퍽- 타쿠야를 밀친 위안은 전속력으로 달렸다. 위안이형! 하고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생각할수록 열이 받았다. 테라다 타쿠야. 크로스진이라는 아이돌그룹의 멤버이고 23살의 남자이다. 그리고, 동시에 31살 장위안의 3개월된 애.인.이다. 처음에는 일본사람이라 조금 거리낌이 있었던 건 사실이었다. 그러나 예의도 바르고 그리 시끄럽지도 않은게 갈수록 퍽 맘에 들었다. 그래서 사적으로도 자주 만났었고, 만난지 한 달정도가 됐을때는 위안의 집에 드나들 정도로 친한 사이로 -당시 위안은 그냥 친한사이라고 생각했으나 남들이 보기엔 썸. 이라는 관계나 다름없었지만.- 발전했다. 그리고 타쿠야의 고백으로 연인이 되었다. 연인이 된 후 타쿠야는 종종 위안을 놀려댔다. 아까, 방송에서처럼. 타쿠야가 했던 고백은 타쿠야가 진짜 위안에게 했던 말이었다. 보나마나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을 보고싶은 마음에서 였겠지만 위안은 그 말을 방송에서 장난삼아했다는 것에 화가 났다. 아무리 놀리고 싶어도, 그건 아니잖아. 하아- 한숨을 쉰 위안은 도어락을 풀고 문을 열었다. "어어?" "늦었네요?" "너...너...!" 문이 열리자마자 위안을 끌어당긴 것은 타쿠야였다. 너무 놀라 입만 벙긋거리는 위안을 보며 타쿠야가 푸흡- 웃었다. 택시타고 왔어요. 비밀번호도 전에 알려줬잖아요. 그제야 상황이 이해가 갔는지 위안이 입을 꾹 다물었다. 눈을 치뜨고 저보다 키가 큰 타쿠야를 노려보고는 제 허리를 감싼 타쿠야의 팔을 내쳤다. 지익- 지익- 신경질적으로 끌리는 거실 슬리퍼 소리가 위안의 심정을 대변하는 것 같아 타쿠야는 멋쩍게 머리를 긁적였다. 너무 심했나. "형-" "가." "왜요. 오늘 자고 가려고 했는데." "누가 재워준대? 빨리 가....야!" "미안해요." 화나게 하려고 했던 게 아니라, 그냥 장난친거였는데 미안해요. 진짜. 응? 화풀어요. 뒤에서 허리를 끌어안고 어깨에 턱을 올린 타쿠야가 조용히 귀에 속삭였다. 흠칫- 위안이 목을 움츠렸다. 순식간에 위안의 목덜미와 귀가 발개졌다. 아, 귀여워. 이 말을 했다간 위안이 더 화를 낼 것 같아 타쿠야는 속으로만 생각했다. "화 안 풀거에요?" "방송에서 그게 뭐야아. 다 있는데." "응. 잘못했어요." "진짜 당황했잖아." "응응. 미안해요. 안 그럴게. 그니까 이제 화풀어요." 쪽- 타쿠야의 입술이 가볍게 위안의 목덜미에 닿았다가 떨어졌다. 파드득. 몸을 떠는 위안이 귀여워 타쿠야는 웃음을 터트렸다. 진짜 귀여워. 어디서 이런 사람이 나타난거야. 제 어깨에 얼굴을 묻은 채 끅끅대며 웃는 타쿠야를 위안은 팔꿈치로 툭 밀었다. "저리가." "왜요? 화푼 거 아니었어요?" "....씻을거야!" "씻고 와요. 기다릴게요-" 쾅! 욕실문이 세게 닫히고, 타쿠야는 익숙하게 소파에 앉았다. 가라고는 안하네. 위안은 항상 그랬다. 화를 냈다가도 미안하다고 하면 금세 화를 풀었다. 그러고는 혼자 쑥스러워 도망쳤다. 그게 못견디게 귀여웠다. 쏴아아. 욕실에서 물소리가 들렸다. 짓궂은 장난을 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서른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위안은 성적으로 꽤 순진하고 담백한 편이기때문에 이대로 욕실문을 열고 쳐들어가 수위높은 장난을 치면 위안이 그대로 울어버릴 것 같아 타쿠야는 상상에서 그치기로 했다. * "타쿠야... 타쿠야...?" 욕실로 바로 들어온 것은 좋았지만 다 씻고나니 위안은 제가 옷은 커녕, 속옷도 들고 들어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챘다. 밖에 있는 타쿠야를 불렀지만 그새 잠이 든 건지 타쿠야는 대답도 없었다. 맨몸으로 나가다가 타쿠야가 깨면 낭패를 보는 건 자신이었기에 위안은 별로 입고 싶진 않지만 욕실에 걸린 타쿠야의 바스가운을 집어들었다. 언젠가 타쿠야가 가져다 놓은 것이었다. 타쿠야가 입었을 때는 분명 무릎에도 안왔던 것 같은데 저가 입으니 무릎 아래로 내려오는 바스 가운에 위안은 한숨을 쉬었다. 품도 많이 넉넉해 위안은 끈을 꽉 조였다. 욕실 문을 열자 소파에 드러누운 타쿠야가 보였다. "감기걸릴텐데." 허리를 숙여 곤히 자는 타쿠야를 보던 위안은 이불을 가져다줘야겠다는 생각으로 허리를 폈다. 그때였다. 자는 줄만 알았던 타쿠야가 팔을 뻗어 위안을 끌어당겨 제 위로 올렸다. "뭐, 뭐, 뭐야!" "나 꼬시려고 그거 입은 거에요?" "어...?" 타쿠야의 시선이 바스가운을 향했다. 아무리 끈을 조였어도 위안에게 커다란 바스가운은 흘러내려 위안의 어깨와 가슴팍을 드러냈다. 얼굴까지 빨개지며 가운을 끌어올리려던 위안의 손을 타쿠야가 잡아내렸다. "손 놔아." "싫은데." "빨리." "안에 아무것도 안입었죠?" "어..어?" "다 보이는데." 타쿠야가 능글맞게 웃었다. 몸을 바르작대던 위안은 제 다리에 닿는, 명백히 부풀어오른 타쿠야의 것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놔! 온몸으로 저항을 해 간신히 타쿠야의 위에서 내려온 위안이 타쿠야를 노려봤다. "변태." "내가 뭘요. 그렇게 입은 사람이 잘못이지." 소파에서 몸을 일으키며 타쿠야는 뒷걸음질치는 위안을 낚아채 그대로 침대에 눕혔다. # 타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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