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그 날은 나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던 날이었을 것이다.
너무나 갑작스럽게 가셨던 아버지인지라 울음을 터뜨리기도 몇 번, 수없이 반복된 지침 끝에 돌아온 집 앞에 네가 서 있었다.
가로등 불빛과 아스라이 비추는 달빛 아래 말없이 날 끌어안아준 너의 품에서 난 다시 한 번 울었고,
그 때 우리 두 사람의 그림자는 비로소 하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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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는 한꺼번에 온다고 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어머니는 지병이 악화되어 중환자실에 입원하셨고, 조금씩 승승장구하려는 기미가 보이던 나의 사업은 대기업의 횡포로 인해 무너졌다.
떠나가는 내 주위의 사람들, 초라한 나의 행색을 보고 손가락질 하는 주변의 시선.
꿈 하나로 인생을 살아가던 나에게 드리워진 그늘은 너무 짙고 깊었다.
"형."
"…타쿠야?"
"왜 혼자 울어요. 속상하게."
나 있잖아요, 힘들면 나 불러요. 누구에게도 내놓지 못했던 마음을 유일하게 끌어안아준 넌, 언제나 내 곁에 있었다.
왜 이제껏 몰랐을까, 아프도록 사랑하는 나의 사람을.
멀게만 보이던 이 길에서 서글프게 눈물만 흘리던 나에게 쉴 곳이 되어준 너였다.
"난 안 떠나요. 형 곁에 계속 있을게요."
그 말 한 마디가 얼마다 큰 힘이 되었던지.
이후로 나는 결심했다. 이 힘든 시간이 모두 지나가고 추억이라고 생각하며 웃을 수 있는 날이 올 때까지, 네가 나의 쉴 곳이 되어주듯 나 또한 너의 쉴 곳이 되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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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직 많이 서툴고 부족한 거 알아요."
"…"
"그래도 나 한 번만 믿어줘요. 형이랑 내가 이제 가려고 하는 그 길이 얼마나 거칠고 힘든 길일지는 모르겠지만, 난 형 옆에서 절대 떠나지 않아요."
"고마워, 진짜로… 난…"
"고마워 할 필요도, 미안해 할 필요도 없어요. 그냥 형하고 같이 지내는 시간이 나한테는 제일 소중한 걸."
맑게 웃는 너의 모습이 언뜻 빛나는 듯 보였다.
부끄럽고 낯간지러워 너의 앞에서 대놓고 말하진 못했지만, 나 또한 마음으로 간절히 외치고 있었다.
이렇게 너와 함께라면 내가 생각하던 꿈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이 시간 자체로 행복할 거라는 걸.
아니, 어쩌면 이제 내 삶의 꿈이 너라는 사람이 될 것이라는 것을.
고마운 나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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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련+달달을 표현하고 싶었지만 장렬히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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