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타쿠야는 꿈 하나를 꾸었다. 온통 흰색인 방 안, 활짝 열려있는 창가에는 하늘거리는 흰 커튼이 춤을 추고 있었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바다, 그리고 그 풍경을 바라보고 있는 위안. 손 뻗으면 닿을 거리에 있는 위안을 부르기 위해 타쿠야가 입을 열었다. "위안아." 타쿠야의 입에서 생전 처음 들어보는 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타쿠야는 놀란 듯 한 손으로 제 목을 더듬거리다가 다시 입을 열어 위안을 불렀다. "위안아." 위안을 소리내어 부른다는 것은 타쿠야에게 있을 수 없는 일인데 이상하게도 꿈 속의 타쿠야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위안을 소리내어 불렀다. 꿈속의 타쿠야는 평소 위안을 부를 때처럼 팔을 뻗어 위안의 어깨를 두드리려 하지 않았다. 꿈속의 타쿠야는 입을 열어 위안을 불렀다. "위안아. 위안아." 타쿠야의 부름에 위안이 뒤를 돌아보았다. 어쩐지 심통이 난 표정이었다. 위안이 말했다. "형이라고 부르랬잖아, 타쿠야." 역시나 처음 들어보는 위안의 목소리. 타쿠야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꼭 귀신에 홀린 사람처럼 타쿠야는 위안에게 다가가 위안과 눈을 맞추고 위안의 볼을 쓰다듬었다. 타쿠야는 매일 위안의 목소리를 상상했다. 위안은 어떤 목소리를 가지고 있을까. 위안의 외모와 어울리는 저음의 점잖은 목소리일까, 아니면 소년처럼 맑고 청량한 목소리일까. 어쩌면 타쿠야는 제 목소리보다 위안의 목소리를 더 궁금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상상만해오던 위안의 목소리를 꿈에서 듣게 된 타쿠야는 지금 이 기분을 말로 설명할 수 없었다. 그저 기쁘다, 감격스럽다는 말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구지 표현을 하자면 황홀하다, 였다. 네 목소리, 정말 좋다. 타쿠야가 위안에게 말했다. 아니, 말하려 했다. 방금 전까지는 멀쩡하게 나오던 목소리가 갑자기 나오지 않았다. 아무리 입을 열고 목에 힘을 주어 목소리를 쥐어 짜내보아도 더이상 타쿠야는 목소리를 낼 수 없었다. 순식간에 타쿠야는 거대한 절망을 맛보았다. 제 두 손으로 목을 감싸쥐고 켁켁 거리던 타쿠야가 이내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주저 앉았다. 위안은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타쿠야를 내려보았다. 그리고 말했다. "너 말 못하잖아, 타쿠야." 위안의 목소리가 귀에 꽃히듯이 들리는 순간, 타쿠야는 꿈에서 깨어났다. 그의 거친 숨소리가 방안을 가득채웠다. 타쿠야는 자신도 모르게 입을 열어 말하려했지만 역시나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현실로 돌아와버린 것이었다. 위안아, 라고 목소리를 내어 위안을 부를 수 있는건 꿈속의 타쿠야였다. 타쿠야는 익숙한 실망감을 뒤로하고 부엌으로 가서 시원한 물 한잔을 넘겼다. 벽에 걸려있는 시계는 새벽 3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다시 잠에 들기 위해 타쿠야가 제 방 침대로 돌아왔다. 잠을 청하기 위해 눈을 감아 보아도 자꾸만 꿈에서 들은 위안의 목소리가 타쿠야의 귓가에서 울려댔다. 진중하면서도 감미로운 목소리. 형이라고 부르라는 투정부리는 듯 다정한 말투. 그 모든 것이 위안과 닮아있었다. 이상하게도 타쿠야는 꿈에서 들었던 제 목소리를 기억해낼 수가 없었다. 분명 꿈에서 들었던 위안의 목소리는 똑똑히 기억났건만, 위안을 불렀던 제 목소리만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아무리 머리를 짜내보아도 더이상 기억이 날 것 같지 않아 타쿠야는 기억해내는걸 포기하기로 마음 먹었다. 어차피 꿈에서 들었던 제 목소리를 기억해낸다 한들, 말할 수 없는 타쿠야에게는 희망고문일뿐이었다. 하지만 위안은 달랐다. 위안은 말을 할 수 있었다. 말을 하지 않는 것일뿐. 타쿠야는 더욱더 위안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졌다. 과연 꿈에서 들었던 위안의 목소리가 진짜 위안의 목소리일까, 아니면 나의 끊임없는 상상이 만들어낸 목소리인 것일까. 꿈속에서나마 위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타쿠야는 기뻤지만 곧 그에게 우울이 찾아왔다. 천천히 이불을 머리 끝까지 끌어당겼다. 꿈속에서 위안이 타쿠야에게 했던 마지막 말이 타쿠야의 머릿속에서 떠나지를 않았다. 너 말 못하잖아, 타쿠야. 타쿠야가 이불 속에서 몸을 잔뜩 움추렸다. 물론 '꿈속에서'라지만, 위안에게 저런 말을 듣게 되다니. 타쿠야는 점점 더 깊은 우울 속으로 빠져드는 것만 같았다. 말을 할 수 없다는 건 이미 어릴적에 이해하고 받아들였는데, 그래서 더이상 억울해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는데, 이상하게 자꾸만 억울해졌다. 말을 하고 싶은데 할 수 없는 타쿠야와 말을 할 수 있음에도 말을 하지 않는 위안. 타쿠야는 새벽을 뜬눈으로 지새우며 자기 암시를 걸었다. 아침이 오기 전까지 아주 조금 정도는 위안을 미워해도 될것이라고, 아침이 밝고 나면 이젠 더이상 위안을 미워하지 않겠노라고. 같은 고등학교 같은 반 전학생 타쿠야 일년 쉬고 다시 학교 다니는, 그러니까 타쿠야보다 한 살 많은 장위안 그리고 선천적으로 말을 할 수 없는 타쿠야 트라우마로 말을 안 하는 장위안 장편으로 생각하고있는데 저건 조각 일부분이야 하라는 연재는 안하고 자꾸 다른 조각만 쓰는 나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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