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번외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왔다던 그녀는 참 예뻤다
피부가 하얘서, 눈이 커서도 아니라
그녀의 말투, 눈짓 하나하나가 나를 홀렸다
그녀가 처음 전학 왔을때, 나는 그녀와 친해 지고 싶어
학교 시간에 더듬더듬 배운 영어를 써보았고
그 결과는 대 성공 이었다
그리고 역시 그녀의 아버지는 나에게 그녀를 부탁하셨고
나는 그녀와 더 친해지고 싶어
그녀의 공부를 도와주고
그녀의 모국어인 한국어를 공부했다
그녀의 방에 둘이 꼭 붙어 앉아
한국 드라마를 보며
한국에 가면 저기를 가고 싶다 이걸 먹고싶다 이야기 했다
그렇게 행복했던 5년이 지나고
난 내일 그녀에게 고백해야지, 아니 내일,그렇게 내 마음을 뒤로 미루고 있었다
예전 한인타운의 기억때문에 혹시나 나를 아직 경계할까봐
지금 돌아보면 분명히 그녀는 나에게 마음을 다 열었는데
왜 그때 그녀에게 내 마음을 보여주지 못했는지 후회가 된다
5년이 끝나는 날, 그녀는 나에게 편지를 남기고 급하게 한국으로 떠났다
나는 미련하게 6개월 동안 그녀만 기다렸다
이럴줄 알았으면 그녀한테 이메일이라도 물어볼걸.
하지만 다행히 나는 그녀에게 배워 한국말을 알고 있었고
그녀가 합격했다던 대학교의 이름도 알고있었다.
그렇게 20년 하고도 6개월이 되던 날, 나는 무작정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
그녀를 만나기 위해
처음 몇주는 정말 힘들었다
돈도 없고 잘곳도 없었지만
그녀의 대학교 근처를 돌다
만난 어학원 친구들 덕분에 의식주를 해결 할 수 있었고
그녀의 소식도 전해 들을 수 있었다.
그녀는 가나로 유학갔다고 했다
또 바보같이 타이밍을 놓쳐버렸다
속상한 마음에 일주일동안은 술만 마셔댔다
마시고 일어나 토하고 다시 마시는 악순환이 계속 됬다.
하지만 좋은 친구들을 사귄 탓에 연예계에 진출도 했고,
한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됬다
난 열심히 일해 인기도, 돈도 많이 얻게 됬다.
물론 심각한 사생팬이 자꾸 나를 만나려 했다는 것만 빼고
그녀를 못 본지 일년이 다 되가던 날,
프로그램을 촬영하다 우연히 그녀와 약속한 장소인 마포대교 이야기가 나왔다
멤버 형들은 내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상한 장난을 쳤다
'아 샘, 오늘 왜 이렇게 조용해요? 마포대교에서 무슨 일 있었구나! 차였어? 형한테 얘기해봐아'
한숨이 나왔다.
지금 이 상황은 차인거나 다름 없잖아
촬영을 끝내고 답답한 마음에 마포대교 밑으로 향했다
꽁꽁 둘러싸매고 벤치에 앉아 있는데
누군가 내 앞을 스치듯 지나갔다
그녀의 냄새가 났다
가나에서 지겹도록 맡던 그 달콤한 꽃 향기
그녀일까
오늘은 용기 내어 확인해 봐야겠다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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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는 정들 정말 고마웡!
다음엔 타일러 번외랑 다른 멤버로 쪄올게!
읽어주는 정들 아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