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어- 그 후 이야기
수능이 끝났다
저번 처럼 실수 하지도 않았고
자만하지도 않았다
이제야 드디어 마음에 여유가 생겼다
모든걸 털어낸것 처럼 마음이 가벼워지자
내 보물 상자 속에 꽁꽁 숨겨져있던
그의 편지가 생각났다
겨우 4개월 전 일이지만 어제처럼 생생한 그 날
용기내어 그에게 전화해 보고 싶었지만
도무지 그럴 용기가 나지 않아
그를 만났던 도서실로 향했다
그를 만나면 펜을 주워준 것과 우산 씌워준게 고마워서 찾아왔다고 둘러대야지
도서실 아주머니는 4개월 전과 전혀 달라진게 없었다
'오, 정상! 이번 수능은 잘 봤지? 몇달 전부터 안 오더니. 좀 섭섭했어'
-죄송해요.
나를 기억하고 계시는게 감사했다
'아, 정상. 지금 몇시지?'
- 6시 13분이요
'아 그럼 여기 앉아봐'
-네?
'수능 끝나서 할 일도 없을거잖아 나랑 조금만 얘기해 내가 마실 거 줄게'
아줌마를 2년이나 봤지만 이렇게 마주 보고 단둘이 얘기하는건 어색한데.
그런데 아줌마가 약간 이상했다
나와 이야기 하면서 다른 생각을 하시는 듯 횡설수설 하셨다
그때,
'딸랑'
'어휴, 좀 늦었죠? 오늘은 왔어..'
그의 목소리였다
'어,정상!'
이 세상에서 누구보다 환한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달려와
-아, 저번에 우산 씌워주신거..
내가 말할 틈도 없이 그는 나를 껴안아 버렸다
그러다 잠시 자신의 행동에 놀라더니
'아, 미안해요...어..너무 반가워서...'
-아뇨,, 괜찮아요.. 어....이제는 힘든 일도 없어요
'힘든 일없어도 나한테 전화 할거죠?'
후에 아주머니께 들은 이야기로는
내가 오지않아도 항상
6시 15분 마다 찾아와 한국어 공부를 하고
수능이 끝나는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고 했다
그래, 너와 난 같은 마음이었던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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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는 정들 아벨라!
다음 멤버는 좀 오래 걸릴것같아ㅠㅠㅠ
이해해줘 그동안 다시 정주행해<3
그리고 혹시 내글이 불편하거나 하면 말해줘!
그럼 정말 고마워 정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