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정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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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엔 줄리안 써와볼겡
노래는 트는걸 추천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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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나의 어머니는 결핵으로 돌아가셨고 아버지는 나를 두고 떠나가 버리셨다
그 즈음 미국은 인종차별이 극에 달하던 시기였고
나는 동양인 여자아이 혼자 살아남기엔
미국은 많이 차갑고 날카롭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린 나는 나혼자 남았다는 허무함과
아무도 동양인따위 신경쓰지 않는다는 절망감에
인생을 막 살겠다고 결심했다
아무 정보도 없이 할렘가로 무작정가
하루는 자기들 영역에 침범했다며 덩치 큰 사내들에게 무자비하게 짓밟히고
또 하루는 모르는 남자에게 순결을 내어주기도 했다
내가 왜 이런 결심을 했는지
후회하기 시작했을 때는
이미 되돌릴 수 없이 늦어있었고
난 또다시 절망감에 빠졌다
이런 내 모습을 엄마가 본다면 얼마나 힘들어하실까
하지만 그런것 따위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1970년의 할렘은 가혹했고
난 하루하루 살아남기 바빴다
조금만 긴장감을 놓으면
옆의 친구가 목숨을 잃는 무서운 곳이었다
하지만 넌 달랐다
넌 이 지옥같은 현실에서도 항상 웃었고
그게 나에게 유일한 희망이었을 것이다
배가 너무 고파 곰팡이가 핀 빵을 먹을때
너와 내가 불침번을 서다 잠깐 졸아
잠을 자던 프레드와 한스가 잡혀갔을 때
그 일로 조직에서 쫒겨나 하수도에서 잠을 자야 했을때도
넌 항상 웃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웃었다
하지만 난 그럴 수가 없었다
난 내 목숨하나 부지하기도 힘들었다
어느 날은 소매치기를 하다
지갑 주인에게 걸려 도망을 가던 날이 있었다
뛰다 나는 넘어졌고
뒤를 돌아 보았을때 경찰들이 내 뒤를 바싹 쫓아 오고 있었다
하지만 너는
너는 날 일으켜 주고 같이 달렸다
계속 괜찮다며 웃어주었다
나는 네가 웃으면 모든 것이 괜찮다고만 생각했다
그 날은 내 생일이었다
나는 평소에 할렘가 구석에 있는 악세사리 전문점의 목걸이를 가지고 싶어했고
너 역시도 그걸 알았겠지
하수도에 앉아 빵을 노리는 쥐들을 쫓고 널 기다릴때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너였다
너는 목걸이를 훔치다 우릴 벼르고 있던 경찰에 걸렸고
나에게 달려와 목걸이를 가지고 도망가라며
목걸이를 건네줄 때
난 그 목걸이를 받고
네가 경찰에 끌려가는걸 보면서도
네가 웃으니까
너가 웃으며 어서 가라고 하니까
아무것도 하지않고 도망갈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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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일이 있은지 벌써 40년이 지났다
난 그 일 이후로 경찰에 구조되어 올바른 교육을 받고
할렘가 옆에서 조그만 식료품점을 하고 있다
네가 건내준 그 목걸이를 하고
난 언제쯤 너를 볼 수 있을까
넌 어디있을까
나도 널 보고 괜찮다고 웃어주는 날이 올까
이런 저런 생각에 골머리를 썩히다
한 손님이 들어와
묻는다
'그 목걸이 참 예쁘네요. 누가 준거죠?'
그의 눈동자가 다시 밝게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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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 고마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