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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ll조회 982l 1
이 글은 15년 전 (2009/9/27) 게시물이에요
<오애리의 文化데이트>
“구혜선도 하는데 나도 해보자, 젊은이들 용기 얻었으면”소설·영화·그림·작곡… 다재다능 그녀 구혜선"구혜선도 하는데 나도 해보자..." | 인스티즈"구혜선도 하는데 나도 해보자..." | 인스티즈"구혜선도 하는데 나도 해보자..." | 인스티즈
사진=정하종기자
그의 행보는 확실히 특이하다. 드라마 한편으로 한국은 물론 아시아권의 스타로 떠오른 후, 모두들 그가 절정의 인기에 힘입어 TV 광고의 명실상부한 ‘퀸’으로 등극하거나 껑충 뛰어오른 개런티를 받으며 새로운 작품에 출연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런데 그는 공식대로 가지 않았다. 대신 생애 첫 소설을 발표했고, 단편영화로 감독데뷔를 했으며, 그림 전시회를 열었다. 직접 작곡한 뉴에지풍의 연주곡 8곡이 수록된 CD를 발매했으며, 일본의 세계적인 거장 이사오 사사키와 연주회를 열기도 했다. 남들은 몇 년이 걸려도 해낼까말까한 이 모든 작업을 그는 불과 5개월 동안 차근차근 세상에 내놓았다.

본업인 연기는 현재 올스톱.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그의 얼굴을 드라마에서 볼 일이 없다. 대신 그의 스케줄표에는 제7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11월5~10일) 기간 동안 상영될 공식 트레일러 제작, 11월 초 크랭크인에 하는 첫 장편영화의 출연자 캐스팅 및 준비 일정 등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꽃보다 남자’의 구혜선(25·사진)과 만날 약속을 한 후 조금 걱정이 앞섰다. 그는 정말로 다재다능한 천재인 것일까, 아니면 자신의 스타성을 이용할 줄 아는 철저한 계산가일까. 이도 저도 아니라면 상업주의에 이용당하는 ‘어린 여배우’에 불과한 것일까.

그를 좀 더 알고 싶어서 일러스트픽션이란 타이틀이 붙은 소설 ‘탱고’와 음반 ‘숨’을 읽고 들었다. 그의 내면은 생각보다 복잡해 보였다. 두 작품에서는 스타가 아닌 한 여성의 예민한 감수성과 외로움이 묻어나왔다.

최근 서울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구혜선을 만났다. 첫인상은 드라마와 화장품, 베이커리 광고 등에서 수없이 보아왔던 예쁜 이미지 그대로다. 하지만 그는 불편할 수도 있는 질문들에 주저하지 않고 거침없이 대답했다. 자신이 가진 재능과 부족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으며, 유명연예인으로서 누릴 수 있는 유리한 조건과 한계도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그는 하고 싶은 일 많고 도전정신 강한 이십 대 젊은이, 그 자체였다. “취미생활을 상업화한다는 지적이 신경쓰이지 않는가”란 질문에 그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면서 시원시원하게 웃었다.

“그런 말엔 한 번도 신경 써본 적이 없어요. ‘연기자 구혜선’이란 타이틀 때문에 제가 하는 일이 화려해 보이리란 점은 인정해요. 오랫동안 그림을 그리고 작곡을 해왔는데 다른 사람들과 공유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발표했을 뿐이에요. 그리고 이 모든 작업이 곧 촬영에 들어갈 영화에 필요한 것들이었구요.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잖아요. 누구나 자기 인생의 주인공은 바로 자기 자신인 만큼, 주어진 여건에서 해보고 싶은 것을 시도할 기회를 찾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제가 연예인인 만큼 남들보다 많은 기회를 얻을 수는 있겠지요. 하지만 요즘엔 디지털기술의 발달 덕분에 자신을 표현할 기회와 무료 공간이 참 많아졌어요. 만약 연예인이 되지 않았어도, 전 제 작품을 발표할 수 있는 길을 모색했을 겁니다. 제 또래 젊은이들이 “구혜선도 하는데 나도 한번 해볼 수 있겠다”는 용기를 얻으면 좋겠어요.”

그는 피아노를 독학으로 마스터했다는 자신의 사연을 들은 사람들이 ‘늦은 나이이지만 피아노를 다시 배워볼까’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면 보람된 일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실제 한 팬으로부터 그런 편지를 받고 너무나 기뻤다는 것.

“인천에서 태어나 청소년기를 보냈는데 집안형편이 결코 넉넉한 편이 아니었어요. 피아노교습소에 다니고 싶었는데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 남들에게 짬짬이 배워서는 종이판에 그린 건반으로 연습하곤 했던 게 생각나네요. 동네 반장 집 아주머니가 저희 집에 중고 피아노를 물려주셨는데, 그것으로 피아노 연주를 독학하다시피 했죠. 그래서 프로 연주가처럼 연주를 잘하지는 못합니다. 작곡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시작해서 오늘날까지 이어졌구요. 청소년기에는 당시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랬던 것처럼 HOT에 푹 빠져서 가수가 되길 열망했지요. 그 시절을 생각하면 지금의 전 정말 용 된 셈이에요. 제 자신이 바로 희망의 산 증거가 아니겠어요. 하하.”

구혜선은 자신이 ‘용’된 비결로 ‘무엇이든 남에게 잘 물어보는 습관’을 꼽았다. ‘꽃보다 남자’에서 딸보다 더 철딱서니 없는 엄마로 등장했던 임예진 ‘선배’와 촬영순서를 기다리며 서로 좋아하는 화가와 그림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어떻게 하면 전시회를 열 수 있는지 물어보았고, 영화사 ‘아침’ 의 고 정승혜 대표에겐 어떻게 하면 영화를 직접 연출할 수 있는지 물어보다가 용기를 얻어 소설과 단편을 완성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 대표를 붙잡고는 CD 내는 방법을 물어봤단다.

“자존심이 강한 편이어서 원래는 남에게 부탁하는 것을 잘 못했어요. 엔터테인먼트 쪽 일을 하다 보니 성격이 적극적으로 좀 바뀌었지요. 지금은 저보다 경험 많은 선배나 전문가들을 붙잡고 무조건 ‘가르쳐주세요’합니다. 부정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기회를 놓치면 제 인생만 손해죠.”

그는 ‘알고 보니 이 세상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다 내게 가르침을 주고 도와주는 사람이더라’란 인생 다 산 사람 같은 말도 했다. 부모부터 선생님, 일터에서 만나는 선배 동료 후배, 소속사 식구 등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 덕분에 오늘날의 자신이 존재할 수 있게 됐다는 것. 그 중 인천에서 보낸 중·고등학교 시절 그림 과외교습 선생님을 구혜선은 ‘내 인생의 가장 중요한 멘토’로 꼽았다.

“제게 오히려 맛난 것을 많이 사주시면서 그림을 가르쳐주셨던 분인데, 그 선생님을 못 만났으면 그림에 대해 눈을 뜨지 못했고 지금처럼 이것저것 많은 시도를 해볼 용기를 못 냈을 겁니다. 제게 선물로 주신 책 ‘레오나르도 다빈치처럼 생각하기’에 사물을 관찰하고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방법 등이 잘 나와있었어요. 예를 들어서 그림을 그린 다음에 거울에 비춰서 애초 생각했던 것과 또 다른 이미지를 발견해보는 것 등등이요. 밑줄 쳐 가면서 정말 열심히 읽었는데, 선생님과 이 책이 준 가르침이 지금도 큰 힘이 됩니다.”

구혜선 앞에 놓인 새로운 도전은 음악을 소재로 한 장편영화 ‘요술’의 연출이다. 단편 ‘행복한 도우미’작업을 함께 했던 스태프들을 다시 불러모았고 시나리오와 촬영준비도 끝난 상태다. 11, 12월 두 달간 촬영한 후 빠르면 내년 상반기에 공개가 가능할 것으로 구혜선은 예상했다.

“항상 캐스팅 당하다가 배우를 캐스팅하는 입장이 되고 보니 만만치않네요. 그렇지 않아도 남들에게 부탁하고 도움을 많이 받아왔는데, 이제부터 더 많이 해야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모든 과정이 너무 재미있어요.”
추천  1


 
살이 너무 빠지신거 같아 보여요;;
15년 전
dld?
15년 전
정말 다재다능한듯
1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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