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싶어하는만큼 말하기 싫은 나.
그래도 너무 자주 물어보는 그 사건 얘기들.
날더러 사실을 애기해달라 하는 ...
내가 아는 사실은,
내가 가지고 있는 의문점들 뿐.
생각나는대로 한가지씩 내 의문점을 되짚어 보기로 했다.
내가 이해 할 수 있고 수긍이 갈 수 있는 답이 너무 듣고싶어서.
이건, 용서와는 다른 별개의 문제다.
왜 시집도 안 간 처녀가,
영안실 앞에서 서성이며 제발 가라해도 안 갔던걸까?
우리의 일이 다 끝나 던 11월 25일 까지 우리 곁에서 함께 했던 일.
오지말라고 간청하는 내 말을 전연 안 듣고...
"너의 엄마가 얼마나 놀라시겠니? 오지 말고 집에서 애도해도 되는 일이야..."
현도가 온다던날,
나는 정말 있는 힘을 다해서 설득을 했었다.
현도가 오면 어쩜 너 맞을 수도 있다며 빨리 가라고 종용했었다.
그녀를 집으로 쫓아 보내는데 성공했다싶으면 또 안가려고 안갖 힘을 다썼다.
겨우 설득을 당해줬지만 그래도 미련이 남아 바로 가질 못하던...
하다하다 안되니까, 나중엔 자기 삐삐를 주면서 무슨 일 있으면 삐삐 좀 쳐달라고...
"얘, 내가 그럴 경황이니? 삐삐를 쳐 달라고?너 제 정신이니?"
화를 버럭내며 어이없던 난 모든 거 다 귀찮아져서 빨리 가라고
뾰쪽하고 날카롭게 역정을 내며 싱랑이 끝에 주차장으로 떠밀었다.
그 광경을 목격한 현도 어머니께서 내가 있는 곳으로 오면서
" 누구야? 그애야?" "네에... 삐삐를 쳐 달래요" " 뭐라구?"
우리가 주고 받는 말에 놀랐는지, 그 순간에 사라져줬다. 한숨이 절로 났었다.
아아...
그 삐삐를 받아둘껄... 그렇게 중요한 증거물을 하나 놓쳐버렸다.
그런데, 그날 저녁에 예전엔 딱 한 번 멀리서 본 그애 여동생이 날 찾아왔다.
"저기요, 제가 누구누구 동생인데요..."
"아,근데 여긴,왜 왔어요?"
" 언니가요오... 무슨 일 없느냐며 갔다 오라고 해서요..."
" 무슨 일이 뭔지 모르겠네에... 아무 일도 없어요"
" 새로운 일이나 뭐... 변한 일이라도..."
" 없으니 걱정 말라고 하고, 내일부터 다신 여기 올 생각 말라고 전해요"
난 상냥할 수가 없었고 있는대로 퉁명을 떨었다.
그렇게 말을 하면서 뇌리를 스치는 갖가지 생각들... 무슨 일? 새로운 일?
그앤 계속 왔다. 아무리 말려도 소용 없이 계속 현장에 온 그 애.
의문이다. 시집도 안 간 양가집 처녀라면 안 와야 마땅한 곳에...
뭐가 그렇게 알고 싶었을까... 안오고는 못 백이는 그게 뭐였을까?
네가 성재를 정말 사랑했다면,
집에 차분히 앉아서 좋은 곳에 가라고 기도 열심히 해주면 좋겠고 여긴 이제 다시 오지 말라고 당부했던 내 진심을 어겨가며 조금도 시간을 비우지 않으려던 그 마음...
그 당시에도 그랬지만 지금껏 의문이 간다. 그 다음에 오만가지 털어 놓는 얘기들로 미루어 볼 때 사랑했던 성재가 아니던데...
화장끼 없는 얼굴로 마주해서도 난 누군지 몰랐는데,'성재 엄마...' 라고 부르는 바람에!
그 목소리에! 그앤줄 알았던만큼 성재를 그앤 사랑하지 않았던데... 어머님, 어머님 꼭 달려서 두번을 목소리에 잘잘 기름을 발라 불러댔던 목소리가 콕 뭔가 찌르듯 불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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