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한 교사는 아니고 한달간 보육실습 하며 느낀 점입니다.
별거 아닌 줄 알고 아이 좋아하는 그 마음 하나 믿고 공부했습니다.
한달 보육 실습 마치며 든 생각은 '아... 난 못하겠다.' 였습니다.
정말 정신적으로 너무나 괴로운 직업입니다.
전 제 아이도 셋을 거뜬히 키운 엄마라 당연히 잘 해낼 줄 알았습니다.
완전 착각. 착각.
한달간 4세반 참관 및 실습했습니다.
처음 원장님이 실습 전 오티때 하신 말씀은 CCTV가 있다.
주의할 점은 CCTV에는 음성 녹음이 되지 않으니 오해가 생기기 쉬운 행동은 아예 하지 말라.
이 두가지를 제일 강력하게 말씀하심.
한달간 몇번의 끓어오르는 분노를 느꼈고 결론적으로 난 못견디겠구나 싶어
실습만 하고 취업 계획 없이 끝낸 것임.
몇가지 예.
1. 한 친구가 계속 친구들 볼을 꼬집고 다님. 담임 선생님 기저귀 가느라 못봤음. 내가 다가가서 친구 아프니까 하지 말자고 타일렀음. "싫어!, 할꺼야!" 소리지르면서 내 앞에서 바로 옆 아이 볼 세게 꼬집음. 상처 생겼음. 담임선생님 놀라 뛰어와서 나한테 "그 아이(꼬집는 아이)한테는 하지 말란말 하지 마세요. 그럼 더해요. 그 아이 엄마는 훈육 못하게 해서 더이상 훈육 할 수도 없으니 그냥 행동 제지만 시켜주세요." 함. 귀를 의심함. 훈육을 하지 말라니... 그러고 단체생활하는 기관에 맡기다니. 맙소사!
2. 엄마랑 헤어질 때마다 대성통곡하는 애 하나가 있음. 엄마가 맨날 쪽지에, 전화에, 방문까지 해서 아이 원 생활에 문제 있는거 아니냐고 따짐(선생님이랑 안맞는거 아니냐, 어린이집 재미없는거 아니냐, 친구가 괴롭히는거 아니냐 등등). 엄마만 안보이면 아주 잘 놈. 언제 울었냐는 듯이 아주 잘 웃으며 뛰어 놈. 그러고 귀가하고 엄마 만나서 엄마가 재밌었는지 재미없었는지 물어보면 재미 없었다고 함. 처음 본 나도 배신감을 느낄 정도였음. 엄마는 그럼 계속 아이 잡고 유도질문함. 왜 재미없어? 누가 괴롭혀? 선생님이 너 싫어해? 이런식으로... 당연히 아이는 모든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함.
3. 어린이집에 한 학부모가 데리러 왔고 담임선생님은 아이들 간식 먹이느라 못 나간다고 나한테 아이 현관까지 바래다 달라함. 가는 길에 그 애가 목에 묶여져 있던 손수건을 스르르 풀었음. 난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음. 답답해서 그러나보다 생각하고 내가 주웠음. 엄마 건내주려고. 엄마 만나자마자 "엄마 선생님이 내 손수건 버렸어." 이러는 거임. 소름끼침. 내가 다시 설명함. 방금 풀어서 바닥에 떨어졌다고. 엄마 나가면서 아이한테 속닥속닥 다시 묻는거 들림. "저 선생님이 버렸어? 00반 선생님이 버렸어?" 이렇게. 나 용의자 됨.
4. 식사 시간에 잘 안먹음. 선생님이 겨우겨우 떠 먹여도 퉤퉤 다 뱉어버림. 그리고 집에가서 선생님이 밥 안줘서 배고프다고 했다고 함. 억지로 먹이면 선생님이 자기 입 아프게 한다고 또 엄마한테 이름. 이즘 되니 진심으로 화가나고 밉다.
저 네가지는 추리고 추린 것입니다.
게다가 모두 같은 아이의 이야기 입니다.
제가 담임선생님께 물어봤어요. 난 이 아이도 이 어머니도 너무 밉다고.
도대체 어떻게 견디냐고.
애가 무슨 잘못이에요. 그리고 나머지 아이들은 잘 지내잖아요.
그 말에 아~ 난 못하겠구나 싶었어요. 전 그런 마음 안들더라구요.
그 아이와 엄마가 참 못됐다는 생각만 들었어요.
중요한건 그런 학부모와 아이가 한반에 꼭 한두명씩은 있다는 겁니다.
제 아이도 아니고 함부로 훈육했다가 아동학대라고 하면 저만 독박쓰는거니
그냥 교사 안하는게 낫겠다 싶어서 취업생각 아예 접었어요.
비뚤어진 모성애가 내 아이 망치는 길입니다.
그 아이 보니 딱 미래가 보이더군요. 참...
정말 내가 이모나 고모만 됐어도 딱 한대 쥐어박고 싶더라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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