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답답해서 이른 시각에 컴퓨터를 켰습니다.
저는 31살 남자친구는 34살입니다.
둘 다 적은 나이도 아니어서 몇 달쯤 전에 저희 집에 인사드리고 갔습니다......
어머님도, 까다로운 저희 아버님도 조건뿐 아니라 외적, 내적으로 남자친구를 마음에 들어 하셨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 남자친구가 '결혼할 사람에게 하나도 숨기고 싶지 않다'는 명목하에 저한테 말 안 해줬던 사실을 털어놓았습니다....
아버님은 초등학교 때, 어머님은 20대 초반에 돌아가신 건 맞지만 초등학교까지 아버님에게 맞고 자랐고 고등학교 입학전까지는 어머님한테 맞고 자랐다는 사실입니다......
힘으로 어머니는 막을 수 있었지만, 자식 때문에 아버님한테 평생을 맞으면서 사신 어머님이 안쓰럽기도 해서 차마 대들지는 못하고 고등학교부터는 집에서 잠만 자고 어머님 일어나시기 전에, 잠드신 후에 들어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대학 가고 2년 만에 어머님이 돌아가셨다고 말했습니다.
문제는 아버님이 이 결혼은 절대 안 된다고 갑자기 말을 바꾸셨습니다.....
맞고 자란 애들은 보고 배운 게 있어서 지 마누라한테까지 손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노발대발하십니다.....
본인은 그저 '어린 나이에 아빠 잃고 홀어머니 모시면서 공부한 청년'으로 봤는데 3년 사귀면서 그런 얘기를 결혼 직전에 꺼낸 거냐고 화가 가득 나셨습니다.....
맞고 자란 놈한테 내 귀한 딸 못 내준다고 절대 안 된다고 마음을 굳히셨습니다.....
너무 답답합니다....
저러시다가도 저랑 남자친구가 꾸준히 좋은 모습 보여드리면 변하겠지 싶었는데 몇 달째 돌덩이 마냥 마음을 안 바꾸십니다.......
제가 '3년 연애할 동안 폭력적인 모습 한번 안 보인 사람이다'라고 아무리 말씀드려도 '3년 연애로 60년이 보이는 건 아니다'라면서 안된답니다......
차라리 키 작고 못생긴 놈을 데려오랍니다.....
제 남편감으로 딱 5개는 절대 양보가 안되는데 그 5개가 '계집질 하는 놈, 도박하는 놈, 술 좋아하는 놈, 나이 많은 놈, 맞고 자란 놈'이랍니다............
걱정하시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아무리 말씀드려도 확고하십니다....
저희 아버님을 잘 설득할 방법이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