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브랜드 BBQ가 가격 인상을 철회한 후 “싸나이답게 용서를 구한다”며 사과했다. 누리꾼들은 BBQ의 장난스러운 사과 문구에 ‘드립 칠 때와 안칠 때’를 구분하지 못한다며 크게 분노했다.
BBQ는 19일 공식 블로그에 “고객 여러분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사과하며 “저희 BBQ는 가격인상안을 즉시 철회하고, 이전 가격(황금 올리브 기준 1만6000원)으로 되돌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BBQ는 그러면서 직원들이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는 사진을 함께 실었다. BBQ는 “그동안 오른 임차료, 인건비와 함께 가맹점주 수익 보호를 위해 8년 만에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면서도 “없었던 일로 되돌려 고객 여러분의 마음을 다시 허락받고자 한다”고 적었다.
BBQ는 “싸나이답게, 시원하게 용서를 구한다. 아량을 베풀어 거둬달라. 죄송하다”며 “더 잘하겠다”는 문구도 덧붙였다.
누리꾼들은 BBQ의 사과에 “싸나이 답게? 드립칠 때와 안칠 때를 구분 못하지?” “왜 새누리당이 떠오를까요” “덕분에 동네에서 싸고 맛있는 집 찾음” “저렇게 속보이게 하니까 더 어진다” “애들 장난도 아니고…회사로 인한 피해는 가맹점 사장님들만 보네요. 본사는 피해도 없을거고, 얼굴 부끄럽지 않은지?” “싸나이 답게 문구가 여기에 쓰이는게 맞다고 생각하는건가? 진심으로?” “더이상 대한민국 소비자는 수동적이지 않습니다” “시원하게 용서를 구해요? 날도 더운데 열불 터지게 하네” “8년만에 가격인상 이런 얘기는 왜 쓰는거야. 지금 문제는 가격인상 했다는 사실보다 공정거래 조사한다니까 바로 말바뀌는거랑 그럼 싼거먹어라 하는 태도가 문제잖아”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앞서 BBQ는 지난달 초 ‘황금 올리브 치킨’을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2000원(12.5%) 인상하는 등 10가지 주요 제품 가격을 일제히 인상한 데 이어 한 달 만인 지난 5일 나머지 20여개 품목 가격도 추가로 올려 ‘치킨 2만원 시대’를 열어젖혔다. 당시 BBQ는 가맹점을 이유로 가격인상을 진행하다 공정거래위원회 직원들이 가맹사업법 위반 혐의로 현장조사를 시작하자마자 가격인상을 즉각 철회했다.
그러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치킨 가격 인상 취소가) 김상조 효과라는 언론보도가 있었지만 공정위는 남용·담합 등이 아니면 가격 결정에 개입할 권한이 없다”며 “공정위는 물가관리기관이 아니면 그런 차원에서 시장에 개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주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