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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년ll조회 1394l 1
이 글은 6년 전 (2017/7/17) 게시물이에요

여보 당신은 천사였소 천국에서 다시 만납시다 | 인스티즈

위 내용을 읽고 찾아본 내용..

한 번만 정독해주길.. 어쩌면 우리 세상 가장 중요한 것




이름 최미애
1958년 2월 생
사망 당시 임신 8개월
1980년 5월 21일 사망한 가정주부

11. 인권운동가 고상만 씨는 그의 저서 <다시, 사람이다>에서 최미애 씨를 절절하게 기록했다. 그는 망월동 묘역을 처음 방문했을때 미애 씨를 알게 됐다고 한다. 그는 이 날 그녀의 묘지 상석 위에 놓여있던 편지를 읽고, 스물 하고 여러 해가 지난 오늘에도 그 내용을 잊지 못한다고 한다. 그녀를 위해 손글씨로 꾹꾹 눌러 쓰고 예쁘게 코팅해 놓아두었던 주인공은 전남대학교 89학번의 한 여학생이었다. 여학생은 미애 씨의 이웃이었나보다. 아래 글은 그 편지내용 중 일부다.

"아줌마는 천사였어요"
아줌마 저 OOO예요. 아줌마는 정말 천사였어요. 그런데 그런 아줌마가 어느 날 죽었다는 거예요. 저의 어머니와 동네 아줌마들이 모여 울면서 아줌마가 죽었다고 하던 그날, 어머니가 저보고 안방 이불 속에 들어가 절대 나오지 말라고 하셨죠. 그래서 저는 아줌마가 죽었을 때 아무것도 보지 못햇어요. 자라면서 내내 의문이었어요. 누가, 왜, 무엇 때문에 아줌마처럼 천사같은 분을 죽였을까 하고 말이에요. 그리고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데 아무도 그에 대해 항의하거나 싸우지 않고 쉬쉬하며 지내는 것인지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12. 생애 가장 아름다운 나이인 스물 셋에 세상을 등져야 했던 미애 씨, 그녀는 간호전문대를 졸업하고 전남고등학교 영어교사로 재직 중이던 김충희 씨와 중매결혼을 했다. 처갓집 인근에 신방을 차리고 첫째 아들을 얻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둘째를 임신했다. 임신 8개월 만삭의 배를 힘겹게 이끌고 살면서 기쁘게 둘째를 기다리던 미애 씨에게 잔혹한 5월이 들이닥친다.

13. 1980년 5월 21일, 남편은 아침에 학교에 볼일이 있다며 집을 나섰다. 그런데 바깥은 소란스럽고 들리는 소문이 흉흉하니 미애 씨는 걱정이 되어 마중을 나간 것이다. 무서움을 느끼면서도 설마 만삭이기까지 한 자기에게 해코지를 하겠느냐며 길을 나섰으리라. 아 세상 물정을 너무 몰랐던 미애 씨. 평화시장으로 들어오는 골목, 맨홀 뚜껑 위에 서서 애타게 남편을 기다리던 그녀는 총을 맞고 쓰러졌다.

14. 1988년 제5공화국 청문회에 미애 씨의 어머니 김현녀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끝을 기약할 수 없는 한 맺힌 세월을 살아온 김현녀 씨는 그 자리에서 목 놓아 울부짖었다.
"우리 딸이 임신을 해 갖고 총에 맞았는디, 죽은 사람은 있는디 왜 죽인 사람은 없는 것이오? 세상에 나와 보도 못하고 죽은 내 손자는 어쩔 것이냔 말이오? 뭔 죄가 있어서, 뭔 죄를 지었다고 총을 쏴서..."

15. 2010년 <한겨레>가 5.18 30주년을 맞아 "5.18 30돌 - 5월을 지켜 온 여성들"이라는 제목으로 김현녀 씨가 들려준 이야기를 기사화했다.
미애 씨가 쓰러진 현장에 어머니가 도착해서 보니, 남색에 붉은색 무늬의 임산복이 먼저 눈에 들어 왔다. 딸을 일으켜 세우니 머리 뒷부분이 없어져 버렸다. 땅바닥에는 보리밥같은 핏덩이가 흩어져 있었고, 혼비백산하는 와중에 한 학생이 소리를 질러서 퍼뜩 정신을 차렸다. "아줌마! 잘못하면 시체마저도 뺏길지 몰라요 어서 집으로 데려가시요잉!" 사람들의 도움으로 집으로 돌아와 딸을 거실에 뉘었는데 갑자기 딸의 배가 불쑥불쑥 깊은 숨을 쉬듯이 튀어나왔다. 뱃속에 있던 아기가 발버둥치고 있었던 것이다. 아기를 살려야 한다며 발을 동동구르며 알고 있는 병원마다 전화를 걸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사위가 집에 돌아왔는데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다.

5월 23일 딸의 장례를 치렀다. 관은 구했으나 시신을 공동묘지까지 싣고 갈 차량은 구할 길이 없어, 동네에서 쓰던 리어카를 빌려 깨끗이 닦은 다음 관을 싣고 길을 나섰다. 교도소 앞 변전소 위쪽 공동묘지에 딸을 가매장시켰다.

장례를 치른지 18일 만에 검시를 해야 한다며 시체를 다시 파라는 연락이 왔다. 시신을 한번 묻었으면 그만이지 다시 시신을 꺼내는 것은 부모 앞에서 딸을 두번 죽이는 거라고 검시를 반대했다. 그러나 저쪽에서 시체를 파오지 않으면 유언비어 날조죄를 뒤집어씌운 다기에 결국 딸의 시신을 다시 파내어 조선대 병원 영안실로 데리고 가 검시를 마쳤다. 그 이후 딸을 망월동에 묻으라고 하여 그렇게 했다.

16. 어머니의 증언을 옮겨 적는 일이 이렇게 고통스러운데,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얼마나 괴로워할는지 모르겠다. 온통 피 흐르는, 잔혹하고 불편한 이야기를 왜 적어가는 거냐고 물을 수도 있겠다. 우리는 우리 사회의 깊은 상처를, 썩어가는 살을 직시해야하기 때문이다.
상정해보자. 내 몸에 암이 생겼다. 담당의사와 나는 엑스레이 사진을 걸어놓고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눈 끝에 암수술을 결정한다. 나는 집도하는 의사에게 온몸을 내맡기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며 전신마취에 임한다. 담당의사는 냉정하게 환자의 배에 메스를 들이대고 절개한다. 그리고 문제의 환부를 두 눈 똑바로 바라보고, 집중한다. 암덩어리의 가장자리부터 조심스럽게 잘라내기 시작한다. 수술이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의사는 피 철철 흐르는 환자의 몸을 직시해야만 한다. 그것이 수술의 필요조건이다. 진실은 때론 도저히 알고 싶지 않을 정도로 잔인하다. 그래서 불편하다.
우리 사회는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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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호_  꾸쭈뿌쮸
가슴아파서 엉엉 울었어요 정말 아..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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