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감빵생활中 11화,13화
한양이가 연인인 지원이를 그리워 하며 부른 곡
패닉의 '달팽이'
집에 오는 길은 때론 너무 길어
나는 더욱 더 지치곤 해
문을 열자마자 잠이 들었다가
깨면 아무도 없어
좁은 욕조 속에 몸을 뉘었을 때
작은 달팽이 한 마리가
내게로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속삭여줬어
언젠가 먼 훗날에
저 넓고 거칠은 세상 끝
바다로 갈 거라고
아무도 못 봤지만
기억 속 어딘가 들리는
파도 소리 따라서
나는 영원히 갈래
집에 오는 길은 때론 너무 길어
나는 더욱 더 지치곤해
"어우 냄새~"
가난하고,옷도 꼬질꼬질하고,잘 씻지못한다는 이유로
어린시절을 왕따로 보낸 한양이
문을 열자마자 잠이 들었다가
"엄마 식당나간다."
'엄마..나 배고파...'
"라면 끓여놨잖아!그거 먹어."
깨면 아무도 없어
바쁜 부모님밑에서,한양이는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라고
좁은 욕조속에 몸을 뉘였을때
어느덧 한양이가 중학생이 되고 형편도 나아졌지만,
여전히 늘 혼자인 한양이
작은 달팽이 한 마리가 내게로 다가와
'똑-똑-'
작은 목소리로 속삭여 줬어
'...?'
"한명 모자른데 너 할래?하자~응?"
그런 한양이에게 먼저 다가간 사람은 바로,
성격까지 좋아서 모든애들이 좋아하던 반장 지원이었다
그렇게 둘은 친구가 되었다
"둘이 형제야?꼭닮았네."
"아니에요!우리 형제아니에요."
정색하는 지원이를 보고 시무룩한 한양이
저 넓고 거칠은 세상 끝 바다로 갈거라고
"우리 친구예요.제일 친한친구.맞지?"
좋아서 고개를 끄덕이는 한양이
지원이는 그런 한양이를 보며 다시 웃는다
그렇게 고등학교에 올라가게 되자,
한양이네 어머니가 악착같이 버신돈으로 연 가게가 성공하여
한양이는 강남으로 전학을 가게되고
지원이는 아버지 일때문에 미국으로 이민을 가게 된다
한양이는 지원이에게 고백이 담긴 이메일을 보내지만,
아무도 못봤지만
이내 바로 발송취소를 누른다
그러나 어찌된일인지 지원이는 전송된 이메일을 보게되고,
알수없는 표정을 짓는데...
그렇게 지원이는 미국으로 이민을 가고,
둘은 헤어져 서로 연락만 주고받게된다
-5년후,2009년 12월31일 중학교 동문회-
" 그동안 동문회 하나도 안오더니,
야 너 오늘 지원이 온다니까 나온거지?맞지 이?"
'아니야.니들 얼굴본지도 오래됐고 그래서 왔어.'
"지원이 도착이 10시던데 올 수 있을까?지원이 못올수도 있어 너 어떡하냐?"
'하-니들보러 왔다니까.'
지원이만 찾는 한양이를 놀리는 친구들
"문자로 어디냐고 그랬는데,답이 없네."
친구의 말에 자신의 휴대전화를 보는 한양이
그러나 한양이에겐 착륙하자마자 지원이가 먼저 문자보냈다
"야야 어디가!"
'거의 다왔대.마중.'
거의 다 왔다는 지원의 문자에 벌떡일어나 나가는 한양이
"야야 쟤네..그..아니지..?"
"하 나..뭔소리야 지금 넌ㅋㅋㅋ아니지 둘이 친하니까 그러지"
"뭔소리야 이ㅋㅋㅋ한양이도 지원이 미국가고나서 처음보는거야"
지원이와 한양이 사이를 의심하는 친구와
그에 기겁하며 말하는 친구들
한편 한양이는 추운데 코트도 안걸치고 뛰쳐나왔다
"야 유한양...똑같은데?"
기억 속 어딘가 들리는 파도소리 따라서
그런 지원이를 아무말없이 바라보는 한양
"문자로 빨리오라고 난리치더니...왜이래?"
"오랜만이다 진짜.잘 살았냐?"
예전처럼 좋아서 고개를 끄덕이는 한양이
"어후 추워...어디라고?다들 무진장 퍼마셨겠구만."
'바로 뒤야.'
"너 살 좀 빠진 것같다?"
'많이 빠졌지.운동 엄청했거든.'
"근데 너 안추워?"
'추워.'
한양이 춥다하자 뛰기시작하는 지원이
"아까 가 뭐랬는줄 아냐?야야 쟤들 아니지..?둘이 사귀는거 아니지?"
"뭔소리하는거야 이 끼ㅋㅋㅋㅋㅋ"
장난스럽게 웃는 지원
"물론 아니지.지원이는 아니겠지."
"근데 는 모른다ㅋㅋㅋㅋㅋ"
"취했네 취했어...들 취했어."
말하고난뒤 한양이를 슬쩍보는 지원이
'사실 나는 좀 마음있어.'
'지원이가 사귀자고하면,사귈마음 있어.'
"오~~"
한양이의 장난스러운 말투에 다들 웃는다
하지만 어찌된건지 한양이말을 들은 후
술을 엄청나게 마셔대는 지원이
그런 지원이를 가만히 지켜보는 한양
잠시후,
술에 잔뜩취한 친구들 사이에 둘만없다
"두분도 기다리시는 거구나 그쵸?죄송합니다~"
알고보니 둘만 복도에 나와있었던 것
다른사람이 화장실왔다가 되돌아가자
다른사람눈이 신경쓰이는지,
지원이는 사람이 지나간자리를 힐끗보고
고개를 푹 숙인채 무언가 할말이 있는 듯 머뭇거린다
'너 많이 마셨지?'
고개를 끄덕이는 지원이
지원이가 고개를 들면
한양이가 시선 피하고
지원이가 고개를 숙이자
한양이는 그런 지원이를 다시 본다
"자자 카운트다운한다!"
'...?'
멀리서 새해 카운트다운 소리가 들리자
문쪽을 바라보는 한양
"5!4!3!"
'갈까?'
고개를 젓는 지원
"2!1!"
지원이 고개를 들자,시선이 맞는 둘
"해피뉴이어!"
혼자였던 한양이에게 먼저 다가간 것처럼,
이번에도 먼저 다가가는 지원
나는 영원히 갈래
2010년 1월 1일,
그렇게 둘은 사귀게 되었다
-
집에 오는 길은 때론 너무 길어
나는 더욱 더 지치곤 해
문을 열자마자 잠이 들었다가
깨면 아무도 없어
늘 혼자 외로이 컸던 한양이의 모습
좁은 욕조 속에 몸을 뉘었을 때
작은 달팽이 한 마리가
내게로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속삭여줬어
먼저 다가와 말을 걸어준 달팽이는 바로 지원이
언젠가 먼 훗날에
저 넓고 거칠은 세상 끝
바다로 갈 거라고
한양이가 살아왔던 외롭고 거친 세상이 끝나면,
언젠가 사랑하는 지원이와 함께하는 세상인 '바다'로 갈거라고
아무도 못 봤지만
서로를 향한 마음은 아무도 몰랐지만
기억 속 어딘가 들리는
파도 소리 따라서
그 마음을 계속 간직한채 다시 만나는 순간
나는 영원히 갈래
둘은 서로 사랑하는 세상으로 영원히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