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로드숍과 의류 SPA 브랜드들의 각축장이었던 서울 명동 상권이 심상찮다. 하나 둘씩 문을 닫는 브랜드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데다가, 유명 외식업체도 이미 철수한데 이어 최근에는 '한국판 돈키호테'로 유명세를 탔던 이마트의 '삐에로쑈핑' 명동점도 폐점 단계를 밟고 있다.
명동의 높은 임대료에도 불구하고 매상이 예전같지 않아 폐업을 택하는 업장이 늘면서 소폭 줄었던 공실률도 다시 증가세다. 불황에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폐업이 속출하자 임대료를 인하해주는 분위기마저 조성되고 있다.
◆유명 화장품의류외식업종 줄줄이 문닫아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방탄소년단(BTS)을 모델로 내세워 외국인 관광객의 지갑을 열었던 VT코스메틱이 최근 핵심 오프라인 매장인 명동점을 닫았다. 한때 15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했던 이 브랜드는 1곳만 남기는 대신 올리브영 등 헬스앤뷰티(H&B) 스토어와 온라인 마케팅에 주력할 전망이다.
LG생활건강도 로드숍 브랜드인 '더페이스샵' 명동점의 임대계약 기간이 종료되자 문을 닫았고 추가 오픈 계획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명동관광특구 협의회 관계자는 "명동에서 화장품이 인기가 있었던 것은 중국 관광객들이 대량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인데, 중국 공장에서 OEM 방식으로 국내 인기 브랜드 화장품을 생산하기 시작해 굳이 한국에 와서 화장품을 살 필요가 없어졌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며 "화장품업장은 명동 주요거리에 있어 임대료가 비싼데 매출이 떨어지니 임대료 감당이 어려워 나가는 상인이 늘고있다. 앞으로 화장품 매출은 계속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의류 브랜드도 비슷한 사정이다.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유니클로 역시 예전처럼 발디딜 틈 없이 북적대던 것과 달리 한산한 모습을 보이며 영업이 쉽지 않아 보인다. 미국 본사의 파산보호 신청으로 국내 매장들을 완전히 접게 된 포에버21도 얼마 전 대규모로 운영하던 명동점을 닫았다.
일본과 중국 관광객 감소 타격은 유명 외식업체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9월 초 소속 연예인들이 각종 의혹에 휩싸였던 YG엔터테인먼트 역시 관광객 감소 영향을 받아 서울 중구 명동1가에서 운영하던 'Y퍼블릭 명동점'을 폐쇄했다. 2016년 4월 오픈 후 3년여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