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입니다.
보통 판에서는 시댁에서 살자고 하는거에 엄청나게 반감을 가지시고
욕을 하시는 분들이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요. 특히 여자분들이 그러시죠.
충분히 이해합니다. 집에서 편히 있지도 못하고 눈치보이고, 많이 불편하고 그러시겠죠.
저도 제 아내될 사람을 편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일단 저희 집 상황을 말씀드리면
부모님과 저 그리고 거동이 불편하신 할머니 이렇게 4식구가 현재 살고 있는데요.
부모님께서 이런 제안을 하셨습니다.
무조건 시댁에 들어와서 살라는건 아니고 옵션을 주시겠다고
지금 나가서 따로 분가를 하겠다면 1억을 지원해주겠다.
그러나 시댁에서 1년정도 생활을 하다가 분가를 하면 집을 사주겠다. (4-5억 선)
저희 부모님 무척 개방적이신 분들이시거든요.
부모님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본인들두 같이 살면 본인들이 더 불편한점도 많을거라는건 안다.
며느리도 눈치 보이겠지만 본인들도 며느리 눈치보느라, 옷도 맘대로 못입고 다닐것이며... 기타 등등
하지만, 1년 정도 같이 생활하면서 정도 붙이고 어른 공경하는 법도 배우는 것이 맞다.
(가장 큰 이유는 고생을 해봐야 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옵션을 주신거구요. 맞벌이가 아니라
외벌이라 대출을 끼고 집을 구하게 된다면 고생이 아무래도 되겠죠.
결국 그 고생이나 집에서 1년 사는거나 같은 고생이라고 생각하시는 부분입니다. 굳이 본인들이
데리구 살면서 지배력을 행사하시겠다는 건 아니에요)
시댁에 들어오라고 강요는 안하겠지만, 될수있으면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고 하십니다.
거동이 불편하신 할머니가 계시지만, 24시간 간병인이 붙어있구요.
집안일은 따로 해주시는 아주머니가 계십니다. 간병인 아주머니도 도와주시구요.
제 방에서 신접살림을 해야하는데 방이 조금 좁은 편이긴 합니다.
저도 여러번 고민을 해봤는데 반반입니다.
와이프를 생각하면 나가서 사는게 맞지만,
또 장래를 생각하면 집을 사주신다고 하시니, 와이프에게 조금만 참아달라고 하는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와이프 입장에서는 많이 불편하겠지만, 그나마 집안일 압박은 들하고, 부모님 두분 다 아직 일하시고,
주말에는 여행 다니시느라 집에 잘 안계십니다.
이런 상황 어떻게 생각들 하시나요?
후기
댓글이 어느새 많이 달려버렸네요.
부끄럽습니다만 몇마디 달아볼게요. 부모님 모시구 사는거에 대해서
이렇게들 거부감이 많으신지 몰랏네요.
다들 저희 부모님 생각이 잘못됐다고 하시고 저한테도 모라고 하시는데
글에도 썼듯이 아직 결정난 바는 없구요.
결국 1년 참으면 살아가면서 저희 재산이 되는게 아니겠습니까?
1년 군대갔다오구 (물론 비교대상은 아니지만) 4억 준다고 하면
가실 분들 많잖아요...
그리고 여친이 싫다고 하는데 강요하는 거 하나두 없습니다.
일단 저한테는 여친 의사가 가장 중요하구요.
부모님한테 휘둘릴 일도 없습니다.
아무리 판에다 이런 글써서
좋은 소리 듣는 경우가 별루 없다지만
충분히 현실적으로 가능한 애기를 너무 싸잡아 비난만 해대시니
당황스럽네요. 비난은 겸허하게 수용하겠습니다만
이해를 돕기위해 집안사정을 간략히 적는다면
저희 부모님 몇억정도 여유없지 않으십니다. (강남에 빌딩 몇채정도로 생각하면 됩니다)
두분 다 자수성가 하셔서, 충분히 고생도 해봐야된다고 생각들 하시고
저 또한 지금까지 키워주신거에 대해 감사히 생각하고
그 돈 탐내본적 없습니다. 제 여친두 같은 생각이구요.
아들내외랑 GIVE AND TAKE를 하실려고 하신다구요? 네 이건 분명히 맞습니다.
저희 부모님 이거 하난 철저하신 분들이고, 지금까지 그렇게 자라왔습니다.
물론 계산적인 의미의 GIVE AND TAKE는 아니지만 그래도 서로 상호간에 그런게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입니다. 자식은 좀 뒷전이지만, 두분이 정말 서로 너무 아끼면서 행복하게
사신답니다.
장모님 되실분도 항상 부르짖으시는게 시부모님 모시고 몇년 살았으면 좋겠다였습니다.
상견례자리에서도 이런 애기가 나왔었구요.
그래서 그런지 저두 안이하게 생각했었나보군요. 호된 비난에 정신을 못차리겠습니다.
시집살이 호되게 시키실 생각이시라구요?
네 물론 제 여친이 분명히 힘든점이 많을거라는 생각은 드는데요.
지금 분가해서 사는 형네 내외가 있습니다. 경기도권에 살아서 얼굴 자주보기는 힘들지만,
저희 형수가 부모님께 하는 말이.. 제발 좀 집에좀 계시라는 겁니다.
명절때 아니면 얼굴 뵙기 힘들다고...
온다고 해도 항상 오지말라고 하십니다. 귀찮다고
이러신 분들이 왜 합가하자고 하시냐구요?
저한테 하신 말씀을 그대로 전하자면 며느리도 불편하겠지만 우리도 불편하다.
우리가 큰 맘먹고 희생하는거다. 서로 힘들겠지만
그 1년간 같이 살아가면서 느끼고 배울점들은 앞으로 너희 인생에 큰 재산이 될거다.
형은 지방이 직장이라 하지못했지만 너희에겐 돈보다 이런것들을 물려주고 싶다고 하십니다.
제 여친에게 그 애길 했습니다. 돈 애기는 안꺼냈구요.
부모님이 이렇게 잠깐이라도 같이 사셨으면 한다
자기 생각은 어떠냐고~ 일단 여친은 싫은 내색 없이 제가 원하면 그렇게 하겠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저나 제 여친이나 항상 연애떄 애기했던게 부모님 모시고 사는거 나쁘지 않다는 거였습니다.
저 역시 처가살이 하라고 해도, 부모님처럼 잘 모실 수 있구요.
생각은 조금 더 해봐야겠지만,
일단 이렇게 저를 믿어주는거에 또 한번 고마움과 깊은 사랑을 느끼게 되네요.
너무 본문 글을 비약해서 듣지마시구요. 무슨 버르작머리를 가르칠려고 그렇게 하다니요.
그런거 전혀 아니구요. 제가 글재주가 없어서 글이 그렇게 이해가 돼었다면 죄송합니다.
중요한거는 단지 그런 제안을 하셨다는 것뿐이고 저희에게 선택권을 주신것이지,
어떤 부분에 대해서 강요하신게 아니라는 겁니다. 저(아들)를 끼고 살려고 편하게 살려고
그렇게 한다는 말 하신 분도 계셨는데, 저 대학떄부터 용돈 받아 생활한적 없구요.
부모님도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시구, 저도 다 커서 부모님께 손벌리고 싶지 않구요.
얼마를 도와주셔도 항상 감사하겠다고 미리 말씀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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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이 2년되고
2년이 5년 되고
5년이 10년 되는거임......
글구 부모자식간에 기브 앤 테이크라....
이 말도 참 그렇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