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이벤트 진행중
공산주의자들을 죽이는 방법을 설명하는 안와르 콩고
안와르 콩고는 자신의 학살에
죄책감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이
즐겁게 인생을 살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함께 학살을 저지른 동료 아디와 대화 중
죄책감을 조심스럽게 보이기도 한다
콩고와 다르게 태연한 자세를 취하는 아디에게
감독은 몇가지 질문을 한다
동물을 괴롭히지 말라고
손자들에게 다정하게 타이르는
이 할아버지를 보고
백만명이 넘는 사람들을 죽인
살인자라고 생각할 사람이 있을까
그들의 영화촬영은 화제가 되어
국영방송 토크쇼에 나가게된다
공영방송에서
하느님께서도 공산주의자를 미워하시는군요
그래서 이 영화가 이렇게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와 같은 말을 할 수 있는 나라
학살장면을 재현하며 추억을 되살리는
콩고 일당과 판카실라 청년조직(우리나라로 치면 서북청년단)
청년단원들은 학살의 영웅담을 나누며
추억에 빠져있지만
콩고는 뭔가 불편해 보인다
'나를 살해해서 천국에 보내드린 것에 감사합니다'
영화촬영이 끝나고 만족스러워하는 콩고.
그는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더니
자신이 희생자 역할을 연기한 장면을 보여달라고 한다
피해자들이 느낀 감정을 알 것같다고 말하는 콩고
콩고는 감독의 일침에
당황스러움과 죄책감을 느끼는 듯이 보인다
사람들을 철사로 죽였던 옥상에 다시 찾아온 콩고
그는 갑자기 말을 잇지못하고
헛구역질을 하지만
아무것도 토해내지 못한다
안와르 콩고의 죄책감과 마지막 장면의 필사적인 헛구역질이
과연 가식인가 진짜인가를 두고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갈리고 있는데 이동진 평론가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액트 오브 킬링'은 중반부까지 악마에 대한 전율로 소름이 끼칩니다.
하지만 후반부에 이르러 그 악마에게서 인간의 얼굴을 끝내 엿보고나면
결국 길고 긴 탄식이 흘러나오게 되지요.
하지만 악마의 그런 '인간적인' 모습에 과연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 걸까요.
수백만명의 죄없는 사람들이 처참하게 죽어간 엄청난 비극 앞에서
학살의 집행자가 수십년 만에 뒤늦게 흘리는 눈물은,
설혹 그게 그의 진심이라고 할지라도,
뭐 그리 중요한 일이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