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올해 21살인데 오늘 고3때 사겼던 첫사랑 마주침....
고3 학기 딱 시작할때 내가 경상도에 남녀공학으로 전학을 갔었어
처음에 학교 가서 자기소개하는데 너무 떨리는거야 진짜로
근데 내 바로 앞에 맨 앞자리 앉은 남자애가 진짜 포근한 아빠미소로 쳐다봐주는거야
그래서 나도 모르게 홀리듯이 걔보면서
이름은 이갱녀고 잘부탁할게..라고 말했고 내말 끝나니까 걔가 웃어줬어
그리고 자리는 맨 뒷자리에 혼자앉게됬거든 인원수가 나가니까 홀수라서
근데 갑자기 그 남자애가 아침자습끝나고 자기 책상을 들고 내 옆으로 온거야
겁나 당황타서 뭘 어찌할줄을 모르는데 딱 오더니
"안녕! 앉아도 되나ㅋㅋㅋㅋㅋ"
이러길래 그냥 응..이랬거든 무안해서 그랬더니 대뜸
"가스나 새침하네..서울에서 왔다드만 곱게생기긴해따마."
이러는거야 진짜 설레서 아무말도 못하고 있는데
여자애들이 와서 막 이야기하고 이것저것 물어봐서 대답해주다가 종쳤는데
교과서를 안가져온거야 행정실에서 그래서 받으러 가려고 일어서는데 그 남자애가
"그거 혼자 우예들고올라고. 같이가주께"
하고 같이 가서 걔가 다 들고와줬어
그리고 수업시간마다 선생님한테 서울에서 온 가스나라고 소개해주고...
그지역은 처음이라 아무것도 몰랐는데 동네도 알고보니 같은 동네라
자기 다니는 독서실 끊으라고 해서 맨날 학교끝나고
독서실 같이가고 걔가 집까지 데려다주고 그랬어
무튼 그렇게 같이 다니다보니까 친해졌는데 우리 학교는 짝궁 자기맘대로 정하고
자리위치만 선생님이 정해주는거였어
그래서 매번 자리바꿀때마다 그 남자애가 같이 짝궁하자고해서 일년내내 짝궁했구
여름방학 시작한지 얼마안됬을때 우리 자리가 창가여서 막 햇빛들어오고그랬거든
막 공부하다가 왼쪽얼굴만 엄청뜨거운거야 햇살때문에
그래서 내가 한쪽손으로 가리면서 필기했는데 갑자기 걔가 창가 난간에 걸터앉는거야
그래서 뭐냐 하고 쳐다보니까
"이래하면 내가 햇빛 가려주나. 든든하제"
이러면서 활짝웃는거야 아 지금 생각해도 떨려서 막 손이 간질거린다
그리고 그날 늘 그래왔듯이 독서실 같이가는데 갑자기 걔가 걸어가다가 손을 잡는거야
진짜 놀래서 걍 걸음도 멈추고 그자리에 서서 뭐야..이랫는데
걔가 딱 눈마주치면서
"내는 니 좋은데 니도 내 안싫으면 사귈래?"
이러는거야 그래서 그냥 아무말 없이 손잡고 독서실까지 갔어
독서실에서 여자반 남자반 갈려있는데라 따로 들어갔는데 문자가 온거야
"내 니 뭐라 저장했는지 아나ㅋㅋㅋㅋ새침떼기!ㅋㅋ
너 처음 봤을때 딱 새침떼기 처럼 생겨서 귀여웠다 니 내 이상형이다"
이 문자때문에 핸드폰 아직도 못버렸어...그렇게 그냥 남들처럼 평범하게 연애하다가
수능보고나서 내가 권태기가 와서 잠시 시간좀 갖자고 하고
연락안하다가 자연스럽게 헤어진걸로 됬어
그리고 난 서울로 대학왔고 걔도 서울로 대학왔는데
서로 연락도 안하고 마주친적도 없었어
근데 오늘 광화문 교보문고에 가서 책보고있는데 시집코너에서 그 남자애가 있는거야
진짜 보자마자 걔랑 너무 닮아서 놀랫는데 내가 거의 몇분동안 쳐다봤더니
그 남자도 고개드러서 두리번대다가 나랑 눈이 마주친거야
근데 딱 눈이 마주치니까 걔인거 알겠더라 둘다 서로 쳐다만 보내가
내가 먼저 고개 숙였거든 솔직히 먼저 아는척하기도 민망하고 좀 그런거야
그래서 그냥 책만 보고있는데 그 남자애가 와서
"니 이갱녀 아이가?맞제?ㅇㅇ고등학교 3학년 3반."
이러는거야 나도 모르는척하기뭐해서
"응.너 ㅇㅇㅇ맞지?오랜만이다..너인지 아닌지 잘 몰라서 인사못했어."
이랬더니 그 남자애가 돌직구로
"모르긴 개뿔.니 아는척하기 민망해서 그런거 누가 모르나. 지금 안바쁘면 뭐좀 마시자. 내가 살게"
이러드라 그래서 위로 올라가서 좀 걸어서 있는 커피숍에 갔어
가서 음료 시키고 자리 앉아서 한참 이런저런 이야기 하는데 걔가 갑자기
"닌 하나도 안변했다. 얼굴도 키도 커피 취향도."
이래서 내가 그냥 웃으면서
"너도 별로 안변했어. 그대로야"
그랫더니 걔도 웃으면서
"맞다. 난 아직도 너 좋아한다. 닌 아니제?"
이래서 갑자기 또 어택당해서 아무말도 못하고 벙쪘지그랫더니 지 할말 계속하더라
"난 사투리도 못고치고 습관들도 하나도 못고쳤다. 니말대로 변한게 없어.
너랑 헤어지고 일년이나 지났는데 너 보니까 아직도 좋다.
니가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난 남들 다 힘들어한다는 고3시절이 제일 좋았다.
너때문에. 닌 내 첫사랑이다. 여자 처음 사귄건 니가 아닌데도 첫사랑이다. 니도 그렇제?새침떼기야"
이말듣고 그냥 벙쪘어 솔직히 난 1년동안 연애도 두번했고 나 사는데 급급해서 떠올린적이 없었거든
그래서 그냥 웃었지 솔직히 할말도 없고 미안한것도 있고
그뒤론 이런저런 이야기하다가 내가 일이있어서 번호 주고받고 헤어졌어
걔는 우리집서 지하철로 5정거장 걸리는데에서 살더라...참...신기했어
이게 끝이야..ㅋㅋㅋㅋ별건없어 대화내용도 생각나는대로 썻어
첫사랑이란게 참 그렇다 그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