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스런 JYJ 콘서트, 사라진 ‘월드와이드’···남은 건 추위과 실망 뿐 [공연후기]2010. 11.28(일) 16:24
[티브이데일리=선미경 기자] 월드와이드 타이틀을 걸고 나온 JYJ(김재중 김준수 박유천)의 첫 콘서트가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동방신기 출신의 세 멤버가 JYJ결성 이후 처음으로 갖는 콘서트인데다가 머라이어 캐리와 제니퍼 로페즈,
그리고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등 세계적인 팝스타들의 공연을 감독한 제리 슬로터가 연출을 맡아 공연 전부터 콘서트에 대한
기대치는 굉장히 높았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일까? ‘뚜껑’이 열린 JYJ의 콘서트에는 ‘월드와이드’라는 타이틀은
사라지고 ‘추위’와 ‘실망감’만 남았다.
지난 27일 오후 8시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JYJ(김재중 김준수 박유천)의 첫 콘서트 ‘JYJ Worldwide Concert in Seoul’의
막이 올랐다. 당초 예정보다 1시간이나 늦은 시작이었다.
콘서트가 20분 이상 지연되자 무대에 나온 세 멤버들은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인한 전사자들과 유가족들에게 애도의 뜻을 표하며
피해주민들을 위한 자발적인 성금 모금에 참여해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하지만 이후 40분간 JYJ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계속해서 같은 영상만 보여주며 숨바꼭질 놀이를 시작한 멤버들은 팬들의
“빨리 나와라”라는 외침에도 묵묵부답이었다. 결국 그들은 3만여 명의 관중들을 1시간이나 추위에 떨며 기다리게 했다.
하지만 주최 측은 긴 기다림에 대한 어떠한 해명도 하지 않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JYJ의 “추운데 기다리게 해서 죄송하다.
춥지만 같이 즐기자”는 말이 긴 기다림에 대한 해명의 끝이었다. 결국 공연시간까지 합하면 3시간 이상 팬들이 한파 속 추위에
떨며 그들을 기다린 셈이다.
애초에 걱정했던 대로였다. 겨울 밤 야외에서 공연을 진행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수였다. 직물로 지붕을 만들어 마치 돔처럼
공연장을 꾸밀 계획이었지만 눈이 내려 계획이 무산된 것. 하지만 천막으로 공연장을 덮는다고 해도 온도는 1~2도 밖에 오르지
않아 춥기는 마찬가지다. 결국 손발이 오들오들 떨리는 추위에서 공연을 지켜보게 된 것은 예상됐던 것.
JYJ 멤버들도 “두곡 연속으로 부르면 정말 춥다”고 했을 정도니 공연 시작 5시간 전부터 기다린 관객들은 얼마나 떨고 있었을지
충분히 예상된다. 그들을 보러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태국 필리핀 등 아시아 각국에서 날아든 팬들에게 JYJ는 인기를
입증보다는 한국의 추위를 체험하게 해준 셈이다.
JYJ의 이번 콘서트는 VIP석 154,000원, R석 132,000D원, S석 110,000원, A석 52,800 등과한 가격에 티켓을 판매했다. 하지만
그들의 공연은 전날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렸던 케이블 TV ‘슈퍼스타K 2’ TOP 11의 공연과 별반 다른 게 없었다.
거대한 공연장과 고가의 티켓이 만들어준 기대감은 땅속으로 추락했다. 무대 연출이나 짜임새, 장비모두 평범한 수준.
레이저나 불꽃 연출은 여느 콘서트에서 보는 그것들과 다른 게 없었고 최대 규모 공연장에 설치되기엔 매우 작은 스크린은
2층, 3층 객석에서는 관람하기 불편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유독 빈 객석이 눈에 띄었다. VIP석을 제외한 1층 외곽은 곳곳이 비어있었고 2층 객석은 절반가량이
빈 좌석이었다. 11월 말 밤 공연에 야외공연장을 택하면서까지 큰 장소를 선택한 의미가 없었다.
그들이 2시간여의 공연동안 부른 곡은 총 18곡으로 영어 음반 수록곡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그중 ‘Empty’나
‘Be My Girl’은 버전만 다르게 두 번을 불렀고 10여 분간 “앵콜”외치는 팬들의 부름에도 JYJ는 마지막 무대를 끝으로 “감사하다”
는 짧은 인사를 남길 뿐이었다.
월드와이드란 타이틀과 고가의 티켓가격에 ‘뭔가 대단한 공연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 관객들은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JYJ의 공연을 보기위해 강원도에서 공연장을 찾은 고등학생 송다영(18)은 “비싼 가격만큼 멋진 공연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막상 공연을 보니 기다리느라 춥기 만할 뿐 다른 공연과의 차이점이 뭐였는지 모르겠다”며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팬들을 1시간이상 추위 속에서 떨며 기다리게 한 것 치곤 JYJ의 이번 공연에는 어떠한 배려나 특별함도 없었다. 동방신기를
나와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한 그들의 월드와이드적인 공연을 보러온 관객들에겐 아쉬움과 실망만 남았을 뿐이다.
[티브이데일리=선미경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