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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들보쌈 전체글ll조회 1028l 6

 

 

 

[B1A4/바들] 너는펫 06 | 인스티즈

 

 

 

*~*~*

 

 

 결국 이렇게 같이 일을 나가게 됐구나. 설거지를 마친 정환이 접시의 물기를 털고 찬장에 얹었다. 샤워한다고 화장실에 들어간 선우 때문에 준비도 못하고 소파에 앉아 TV를 켰다. 손가락에 물 닿으면 안돼! 정환이 화장실 쪽으로 크게 소리쳤다.

 


 샤워 후 방에서 옷까지 갈아입고 나온 선우가 소파에 앉았다. 청남방 위에 입은 아이보리색 니트 목소매 사이로 애매하게 빠져나온 남방이 신경쓰였는지 정환이 옆에 앉아 옷을 정리해주었다.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오늘 정환도 체크무늬 남방 위에 샛노란 니트를 챙겨입었다.

 


 "주인 왜 나랑 커플룩 입었어?"
 "갈아입고 올까?"
 "잘 어울리는데 뭐하러."

 


 선우가 능글맞게 웃었다. 으, 소름돋아! 정환이 그런 선우의 팔뚝을 찰싹, 소리나게 내려쳤다. 진짜 아파! 선우가 정환을 밉지 않게 흘겨보았지만 정환은 아랑곳않고 옷을 마저 정리했다. 이러고 있으니까 우리 꼭……. 닥쳐. 선우의 입에서 대충 무슨 소리가 나올지 알 것만 같아 정환이 말을 끊었다. 아니, 사이 좋은 펫과 주인같다고.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 선우가 장난스러운 말투로 물었다.

 


 "됐다. 이러니까 훨씬 보기 좋잖아."
 "옷걸이가 워낙 좋으니까."
 "미친놈. 나갈 시간 됐으니까 준비해."

 


 선우가 고개를 끄덕이고 TV를 끄는 사이 정환은 밤새 무슨 연락이 왔나 싶어 휴대폰을 확인했다. 그러다 모르는 번호로 와있는 문자 하나에 의아한 표정으로 정환이 스팸문자인가 싶어 삭제하려던 찰나, 팔꿈치는 괜찮아? 선우의 물음에 그래도 펫이라고 주인 걱정하나 싶어 정환이 조금 웃어보이며 그렇다고 대답하며 화면을 꾹, 눌렀다.

 

 

 [ 저 어제 번호 받아갔었는데... 혹시 오늘 시간 되세요? ]

 

 

 아…맞다. 이 괘씸한 놈이 급한 일 생기면 연락하라고 준 내 번호를 모르는 사람한테 내줬지. 펫이고 뭐고 이걸 진짜……. 정환이 휴대폰을 손에 쥐고 선우를 노려보자 시선이 느껴졌는지 현관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선우가 약간 움찔하며 먼저 신발을 신었다.

 


 "어쩔거야."
 "뭘?"
 "어제 너한테 내 번호 좋다고 따간 여자한테 문자왔어."
 "그래? 잘해보던지."

 


 선우가 뭘 그런 것 가지고 그러냐는 듯 씨익, 웃었다. 참나. 정환이 한 번 헛웃음을 지었다. 그러다 가게에 오면 어쩌려고 그래? 정환이 물었지만 선우는 대답도 않고 어서 가자며 정환을 재촉할뿐이었다.

 


 "그러면 안 되지."
 "왜?"
 "지금 이 여자는 너 연락 기다리고 있을거아냐."
 "…그런가?"
 "그럴거면 친절하게 웃으면서 번호 주지나 말던가. 니가 받아준 줄 알고 혼자 기대하고 있을텐데."
 "내가 연락 안 하면 그만이지 뭐."
 "…다른 사람 생각은 안 해?? 사람 마음 가지고 왜 장난을 쳐. 그 여자는 진짜 좋아하는 것 같았는데."
 "그걸 주인이 어떻게 알아? 그래서, 내가 지금 그 여자한테 연락해서 데이트하러 갔으면 좋겠어?"

 


 선우의 질문에 정환이 한숨을 푹, 내쉬며 진짜 너도 답없다. 한 마디를 내뱉은 후 신발을 챙겨신었다. 걸어가는 내내 어색한 분위기가 감돌았지만 정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쟤는 사람 좋아해보거나 그런 적도 없나? 어떻게 사람이 사람 좋아하는 마음을 가지고 저렇게 함부로 대할 수 있지?? 더군다나 여자한테. 정환이 속으로 생각하며 걸었다. 그 때 갑자기 옆에서 제 몸을 끌어당기는 느낌에 놀라 정환이 훅, 숨을 들이키며 뒤로 물러났다. 빠르게 옆을 지나간 자동차의 뒷꽁무니를 멍하니 보고 있던 정환이 옆을 보자 선우가 놀란 표정으로 정환의 어깨를 잡고 있던 손을 놓았다.

 


 "…아무리 내가 싫어도 앞은 똑바로 봐."
 "……."

 

 

 

 

[B1A4/바들] 너는펫 06 | 인스티즈

 

 


 다시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발이 맞춰졌다. 딸랑. 카운터에 서서 동우에게 무어라 잔소리하고 있던 진영이 둘을 보고 반갑게 인사했다. 마침 잘 왔네. 선우씨 맞죠? 이거 작성하고, 시급이랑 간단하게 얘기 드릴게요. 정환이는 선우씨한테 일 가르쳐줄 준비도 하고, 주문도 받아. 네……. 진영의 말에 힘없이 대답한 정환이 앞치마를 두르고 부엌으로 들어갔다. 정환아-. 동우의 부름에도 아무 대답이 없는 정환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지켜보던 동우를 진영이 찰싹, 때렸다. 청소 다시 하셔야죠. 동우에게 청소를 시켜놓고 선우가 작성한 서류를 한 번 훑어본 진영이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오늘 정환이 기분 안 좋아요?"
 "…어…그런 것 같은데요."
 "무슨 일 있었어요?"
 "……저 때문인 것 같아요."

 


 애써 담담한 표정으로 선우가 대답했다. 진영과 동우가 그게 무슨 말이냐는 듯 눈을 크게 뜨고 선우를 보았다. 갑작스러운 시선에 당황한 선우가 아니, 심각한 건 아니고 가, 가치관의 차이 때문에 조금 싸웠어요……. 대답했다. 아끼는 동생인 정환이 선우 때문에 속상하다고 생각하니 선우가 괘씸해진 동우가 사과는 했어요? 까칠하게 물었다.

 


 "사실 사과해야 할 일인지 아닌지도 모르겠어서."
 "무슨 일?"
 "…진짜 별거 아닌데."

 


 아니 그게 대체……. 청소하세요. 선우씨는 이제 들어가서 정환이 안 바쁠 때 많이 배워놓으시구요. 진영이 동우의 말을 단칼에 끊으며 말했다. 선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벽에 걸려있던 앞치마를 걷어갔다.

 


 "아니 왜 말도 못하게 하세요……."
 "사실 저도 무슨 일인지는 전혀 모르겠는데 뭔가 끼어들면 안 될 것 같아서요."
 "그래도……."
 "근데 오늘 둘이 옷 맞춰입은것 같지 않아요? 싸웠다며."

 

 

 어 그렇네? 동우가 정환과 선우의 옷을 스캔하는 사이 진영은 다시 카운터에 앉아 제 할 일을 하기 시작했다. 선우는 부엌에서 손을 씻고 있었고 정환은 말없이 커피를 내리고 있었다. 이제 가르쳐줘. 손을 털며 선우가 다가왔다. 정환이 내린 커피에 시럽을 콱콱, 짜넣더니 우유를 붓고 위에 생크림까지 확, 얹었다. 손님 갖다줄건가? 선우가 의아한 표정으로 정환을 보고 있자 정환이 그대로 커피를 한 모금 들이켰다. 주인??

 


 "주인 소리 좀 그만해라."
 "그거 먹으면 어떡해."
 "몰라."
 "들키면 안 혼나?"
 "혼나지."
 "근데 왜 먹어?"
 "달달한게 땡겨서."

 


 뜨겁지도 않은지 단숨에 커피를 비운 정환이 잔을 내려놓으며 이리와. 선우에게 손짓했다. 커피가 무슨 술인줄 아나……. 투덜거리면서도 정환의 눈치를 보며 쪼르르 달려온 선우다.

 

 

 "커피 만드는 건 사실 좀 짬되야 하거든. 그니까 그냥 너는 설거지나 해라."
 "…????"
 "집에서 설거지도 못하면서 어떻게 일하려고 그래? 자 이거, 빨리 씻어와."
 "주인 지금 나 놀리는 거 아니지?"
 "진짜 설거지부터 배우는 거라니까?"

 

 

 정환이 다 마신 컵을 선우에게 건넸다. 이게 뭐지, 싶으면서도 컵을 받아든 선우가 설거지통에 컵을 내려놓고 옆에 있던 스폰지를 집었다. 정환은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 한 잔 더 마셨다. 저것도 설거지 시키는 거 아냐? 대충 스폰지로 컵을 몇 번 문지른 선우가 컵을 들고 정환의 눈 앞에 보여줬다.

 


 "이렇게 찌꺼기 묻어있는 컵을 다른 손님한테 드리겠다고?"
 "…다시 해올까?"
 "내가 하는거나 봐."

 


 정환이 자리에서 일어나 성큼성큼 싱크대로 걸어가 우유를 마셨던 컵과 커피잔을 담궜다. 뽀득뽀득, 귀를 자극하는 소리만 부엌을 가득 울렸다. 이런 분위기가 어색했는지 선우가 정환이 하는 모양을 빤히 내려다보고만 있었다.

 


 "야, 차선우."
 "어?"
 "너 진짜 사람 마음 가지고 함부로 하는 거 아냐."
 "…미안."
 "나 같은 사람이야 뭐 익숙하니까 니가 무슨 개드립을 치든 넘어갈수야 있는데 어떻게 여자한테 그러냐? 그것도 처음 보는 사람한테."
 "그럼 처음 보는 사람한테 어떻게 딱 거절을 해."
 "죄송하다고 정중히 거절하면 되지. 번호 준거 보고 나는 너도 마음이 있는줄 알았는데."

 


 내가 주인 놔두고 어떻게 그래. 그제서야 굳어있던 입이 풀리는 듯 선우가 장난스럽게 말했다. 됐어. 내가 너한테 뭘 말해? 나 따라서 이 컵 설거지해놔. 알았어? 정환의 말에 선우가 웃으며 스폰지를 받아들었다.

 


 "너 진짜 내가 그렇게 좋아?"
 "어."
 "……."
 "주인은 내가 싫어?"
 "어."

 

 

 너무 망설임 없이 대답하는거 아냐? 선우가 툴툴대며 말하자 정환이 너야말로 너무 망설임 없는거 아냐? 대답하며 재고를 확인했다.

 


 "그럼 주인이라고 부르는 것도 싫겠네?"
 "어."
 "내가 여기 있는 것도 싫어?"
 "어."
 "나랑 같이 일하는 것도 싫어?"
 "어."
 "주인하기 싫어?"
 "어."
 "그럼 내 애인할래?"
 "어."
 "그래."

 


 …어? 아무 생각 없이 같은 대답을 반복하던 정환이 무언가 단단히 잘못되었다고 느끼며 홱, 고개를 돌려 선우를 흘겨보았다. 이 미친 놈이 이제 고백을 해? 정작 본인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태연하게 설거지를 하고 있는 옆모습이 얄미워 정환이 톡, 쏘아붙였다.

 


 "야. 내가 왜 니 애인을 해?"
 "방금 한다고 했잖아."
 "참나. 아 미친. …갑자기 물어봐놓고. 매너없게. 다시 물어봐."
 "알았어. 그럼 진지하게 다시 물어볼게. 나한테 집중해."
 "알았어."
 "내 애인할래?"
 "싫어."

 

 

 니 애인할바엔 주인하련다. 정환이 상상만 해도 소름이 돋는다는 듯 눈을 꼭 감고 고개를 휙휙 저었다. 그럴 거면 왜 다시 물어보라고 했어? 이대로 니 애인하긴 싫다 임마. 정환이 몰래 치즈케이크 하나를 빼와 입에 넣으며 대답했다. 양볼가득 케이크를 쑤셔넣고 우물거리는 볼을 가만히 보고 있던 선우가 피식, 웃었다. 어쨌든 펫으로는 인정해주는거지? 선우의 말에 정환이 그로돈지. 역시 대충 대답하며 또 케이크를 한 번 찍어 입으로 넣었다. 생각해보니까 자신이 펫으로 인정해주지 않으니 인정받으려고 일부러 계획한 것 같아 선우가 괘씸해졌지만 정환은 내색하지 않고 치즈케이크를 우물우물 씹었다. 주인 자꾸 가게 음식 훔쳐먹어도 되는거야? 너도 먹을래? 아-. 정환이 케이크 조각을 작게 잘라 건네니 선우가 입을 벌려 받아먹었다.

 


 "넌 이제 공범이야."
 "이러려고 준거야? 난 주인이 내가 먹고 싶을까봐 줬나 했는데."
 "내가 미쳤다고 나 먹을걸 너 주냐?"

 


 이제 저리 가서 설거지나 마저 해. 정환이 마지막 남은 케이크 조각까지 입에 우겨넣는것을 지켜보며 선우가 또다시 웃음이 터졌다. 그 때 주머니에서 울리는 진동소리에 휴대폰을 확인한 정환이 인상을 찌푸리며 선우의 앞에 휴대폰을 내밀었다.

 


 [ 답장이 없으시네요ㅠㅠ ]

 


 "어쩔거야."
 "줘봐."

 

 정환의 휴대폰을 받아든 선우가 꾹꾹, 무어라 찍어 보내기 시작했다. 다시 휴대폰을 돌려받은 정환이 문자를 확인하고는 풉, 비웃음을 흘렸다.

 


 [ 죄송해요 제가 사실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거절할 타이밍을 못 잡았어요 정말 죄송합니다 ]

 


 문자 엄청 예의바르게 보낸다. 정환의 말에 선우가 대답했다. 사람 마음 함부로 하는 거 아니라며? 응, 맞아. 엄청 기특하네. 정환이 영혼없이 손을 뻗어 선우의 노란 머리카락을 쓱쓱, 쓰다듬었다. 그때 갑자기 정환의 손목을 낚아챈 선우에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뜬 정환이 왜 그러냐 물었다.

 


 "팔 걷어봐."
 "…왜……."
 "걷어봐."

 

 

 얼떨떨한 표정으로 니트 소매를 걷은 정환의 손목 위에서 은색 팔찌가 반짝거렸다. 이제 됐어. 선우의 말에 싱겁다며 정환이 자리에서 일어나 일할 준비를 시작했다. 근데 너 좋아하는 사람도 있냐? 내가 좋아하면 누굴 좋아하겠어, 주인. 대답하며 정환의 입가에 붙은 케이크조각을 떼어 자신의 입 속으로 가져간 선우가 몸을 돌려 싱크대 앞으로 향했다. …쟤 진짜 나 좋아하나? 어쩐지 소름이 돋는 것을 느끼며 정환이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봄봄봄 봄이 왔네요

[B1A4/바들] 너는펫 06 | 인스티즈

 

이게 내 점수라니!!!!!!!!!!!!!!!!!!

 

 

[B1A4/바들] 너는펫 06 | 인스티즈

 

이 짤을 올려놓고 열공하겠다던 저는 시험기간동안 비비방 눈팅도 하고

몰래 모티로 조각도 올리고 아주 보람찬 시간을 보낸 결과

시험 점수를 보고 진지하게 왜 사는지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어요....

 

유후 그래도 시험 끝나니까 기분 좋네요 유후 시크릿 유후

독자분들은 잘 지내고 계세요...? 시험이 이제 끝났으니 봄은 이제 시작이죠^^;;

이번 주말은 내내 놀다 가려구요.... 왜냐면 당장이라도 기말준비를 해야 할 것 같으니까..ㅎ.yeah.

 

 

저번 응가글에 댓글 달아주신 5분 많이 아껴요......

 

[B1A4/바들] 너는펫 06 | 인스티즈

찬이의 성스러움만큼이나

 

 

사실 하고 싶었던 말은 진짜 보고싶었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암호닉

김치님 개똥님 나니님 오빠님 카페모카님 와타시노 닝겐들이라능 ㅇㅅㅇ

어쩜 암호닉도 다들 설레게 지으셨어..........왜그랬데 궁금해죽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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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나니예염 오랜만이예여 자까님!!저도 시험 말아먹었습니다..하..별들아..!그냥 애인하지 에이 이정환
11년 전
독자2
기다렸어요ㅜㅜㅜㅜㅜ언제 오시나하다가 못빠질뻔했습니다ㅜㅠㅠㅠㅠㅠㅠㅜㅠㅜㅠㅠ얼른 사겨라!!!
11년 전
독자3
헐진짜기다렸어요ㅠㅠㅠㅠㅠㅠㅠ헐 너무좋다헐 ㅇ루우ㅜㅜㅜㅜ
11년 전
독자4
김치예요ㅠㅠㅠ 왜 이제봤죠ㅠㅠㅠㅠ 으힝힌힝힝히유ㅠㅠㅠㅠㅠ 점점 차선우가 슬슬 대시하기시작하네요ㅠㅠ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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