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틀요괴 01
그저 예뻐서 샀다기보다는
필요해서 산 보틀이었다.
머그컵을 들고다니긴 뭐 하고
하나 있던 텀블러가 망가졌으니까.
보틀을 책상에 올려두고 방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웠다.
형형한 달빛이 보틀을 비추었다.
'NO LIMIT GON TOUCH THE SKY'
보틀 측면에 심플하게 써져있는 문구였다.
영어 고자인 나는 그 뜻을 심오하게 생각하며
잠이 드려는데,
달그락-
뭐지?;
달그락- 탕-
눈을 떠보니
책상위의 보틀이 넘어져있었다.
바람이 부나, 하는 생각에 창문을 봤으나
창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뭐야, 무섭게...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서 책상으로 향했다.
그 순간, 보틀이 미세하게 움직인 듯 했으나
난 내가 빈혈기가 있어서 그런 줄 알았다.
응?
보틀 안에 무언가가 있다.
아깐 분명히 텅 비었던 것 같은데.
나는 보틀 뚜껑을 열어
안을 들여다봤다.
나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뭐야 씨발 깜짝이야!!"
"어리석은 인간!! 넌 이제 끝이다!!"
뭐야????
손바닥 만한 물체가 갑자기 튀어올라
공중에서 3회전 덤블링을 하더니 (굉장해!)
낙법으로 깔끔하게 책상 위에 안착했다.
그래, 말 그대로다.
손바닥만한 사람이다. 저건 분명 사람 형상이야.
그 생명체는 바늘 만한 걸 칼처럼 들어보이더니
날 향해 겨누며 위협하기 시작했다.
뭐야 이 미친새끼가... 지금 그걸 칼이라고...
나는 빛의 속도로 그 생명체를 향해
"아악!! 당했따!!"
보틀 뚜껑을 던졌다.
...단언컨데 뚜껑은 가장 강력한 물질입니다.
미친 난쟁이 생명체는 뚜껑을 머리에 정통으로 맞고는
발라당 쓰러졌다. 기절한 듯 보였다.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아 방 불을 켰다.
"뭐야..."
이리보고 저리봐도
이건 말이지, 분명히,
"진짜 사람이잖아?"
미친 난쟁이 주제에 헤어스타일과 패션까지 갖췄다.
이 와중에 한손 만한 청자켓이 왜이리 웃긴지.
나는 주방에서 투명 유리컵을 가져와서
난쟁이 생명체를 가뒀다. 그러다가,
보틀도 넘어트렸는데 이거라고 못 넘어트릴까, 생각했다.
그때, 난쟁이가 깨어났다.
"으으... 인간...! 생각보다 강하구나...!"
2차 당황.
"지붕을 투척할 줄은 몰랐어...! 치명적이었따...!"
"...너 뭐야? 괴물? 아니면 꿈인가 이거?"
"나는 아주 무시무시하고 냉정하고 잔인한!! 보틀요괴 '동동'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