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혼하자 준회야
3.5
*
긴머리를 잠깐 손으로 만진 지은은 이내 거울을 보고 마음에 드는지
살풋 웃고는 뒤를 돌아 침대에 앉아있는 여주를 바라보았다.
감정을 알수없는 눈빛에 지은은 여주곁으로가 여주의 손을 잡고 살짝 문질렀다.
"괜찮은거지 너?"
"...응"
"후회하기 없기야"
"..응, 잘하고 와"
"너 나없을때 가면 안돼! 그럼 우리 절교야 진짜!"
마치 말다툼을 하다 삐진 여고생처럼 말하는 지은의 모습에
여주는 픽 하고 웃고는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은은 그제서야 마음이 놓이는지 침대맡에 놓여있는 가방을 들고는
신발을 신으러 신발장으로 걸어갔다.
"여주야"
"응"
"이게 맞는거겠지?"
"....응"
"...다녀올께"
신발을 신고 나가려는 순간 뒤덮어오는 망설임에
지은은 여주의 확답이 듣고싶었던 걸까,
여주의 대답이 돌아오자 지은은 가방을 세게쥐고는 이내 문을 열었다.
여주는 한참동안 닫혀진 문을 바라보다 한숨을 짙게 쉬었다.
그리고 여주는 지은이 숨겨놓은 캐리어를 꺼내기 시작했다.
아무도 모르게,
여주는 생각했다.
* * *
딸랑 - 하고 카페에 문이 소리를 내며 울렸다.
약속시간에 십분정도 늦은 시각, 준회는 가쁜 숨을 쉬며 카페안을 둘러보았다.
한참을 둘러보다 어느쪽으로 시선이 닿더니 준회는 그쪽으로 숨을 고르며 걸어갔다.
"...너였구나"
"..오랜만이에요 선배"
여주의 단짝친구
이자 자신의 과후배였던 지은이였다.
몇년씩이나 들었었던 목소리인데 못알아듣다니,
준회는 자신이 어이가 없어 잠깐 인상을 찌푸리고는 반대편 자리에 앉았다.
한참동안이나 둘은 말이없었다.
지은은 먼저 시켜놓았던 차를 조금씩 마시고있었고
준회는 그런 지은을 바라보다 방금 나온 커피를 쥐었다 놓았다 하더니
더이상 못참겠는지 먼저 말을 꺼냈다.
"여주는"
".."
"여주 어떻게된거야? 지금 어디있어? 너희집? 아프진 않고?"
"..."
"할말있었던거 아니야? 얼른 말해봐"
"...여주..했어요"
"...뭐?"
"...여주...유산했어요 선배"
준회는 쥐고있던 커피잔을 놓쳤다.
준회가 놓친 커피잔이 기울면서 커피가 준회의 다리쪽으로 쏟아졌다.
그러나 준회는 움직이지 않았다.
오히려 놀란 지은이 괜찮냐며 직원을 부르고 휴지를 쥐어주었지만
여전히 준회는 움직이지 않았다.
가만히, 미동없이 있다 이내 눈물이 얼굴을 타고 주륵, 흘렀다.
"선배, 화상입었을지도 모르니까 일단 커피 좀 닦고"
"여주, 울었어?"
"..네?"
"많이 아파했어? 걔 마음 엄청여리잖아. 엄청울었겠다 그치?"
"..선배"
"걔 나 바람핀거 2년넘게 알고있었는데 말도못하다가 이번에서야 말한거잖아, 나 회사 중요한일 망칠까봐"
".."
"아이 가졌는데 축하는 못해줄망정 내가 딴새끼 애냐고 욕했잖아, 내가"
"...선ㅂ"
"걔 유산 할만큼 아플때까지 존나 병신같이 찾아내지도 못하고 심지어 그때 옆에 있어주지도 못했네, 나"
"...선배, 여주는"
"..씨발...이제 내가 여주 무슨 낯으로 보냐? 어? 지은아 말좀해봐..어? 나이제 여주 어떻게봐..?"
준회는 쉼없이 눈물을 떨궜다.
가슴이 절절하다는 말이 이느낌일까 ,
준회는 덜덜 떨려오는 손으로 지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지은은 그런 준회를 보면서 인상을 찌푸리고 고개를 떨궜다.
준회를 보며 예상치 않은 반응에 마음이 아팠지만 이미 지은의 역할은 정해져있었다.
"..여주가..많이 사랑했었다고 했어요"
"..."
"연애했던 기간이 길었으니까 준회선배가 이러는거 이해한다고 했어요"
"..지은아"
"고마웠었다고, 사랑했었다고,미안했었대요"
"지은아"
"이제는 정말로 준회선배 보고싶지않대요"
".."
"다시는 서로의 인생에 우연이라도 마주치지 않았으면 좋겠대요"
".."
"마지막으로"
".."
"행복하래요 여주가,"
여주가 준회에게 하는 마지막 고백.
너는 꼭 행복하여라,
*
사실 굉장히 짧게 끝맺을꺼라고 예상했던거와는 다르게 글이 길어져서
포인트를 넣을까 말까 고민했는데, 좀 중요한 내용이라 넣었습니다 :3
번외편식으로 작가시점에서 풀어내본 편이에요!
새로운 인물은 지은이였죠, 사실 제가 아이유님 팬이라서 그럽니다 허허..ㅎ..
사실 다음주가 제 시험기간이라 다음주에 내내 못올껏같아서ㅠㅠㅠ 미리올려두는 글입니다.
기다려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올리는 제 작은 사랑...♥
시험끝나고는 분량 가득하게 채워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ㅠㅠㅠ엉엉ㅠㅠㅠㅠ
항상 과분한 사랑들,과분한 뎃글들,추천눌러주시는 분들 너무너무 사랑하고 감사합니다♥♥♥♥♥
저번에 최근 2분사이에 인기글에 제글이 올라가있어서 깜짝놀랬어욬ㅋㅋㅋ!
♥감사합니다 독자님들♥제 사랑 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