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열아,내 천사야.」
찌뿌둥한 몸을 일으키며 소리의 근원지로 고개를 돌렸다.
목이 돌아가지않아서 간신히 눈만 굴리며 옆을보려고 노력했지만,이내 눈도 굳어버렸다.
「사랑해.」
누군지,어째서 나를 사랑한다고 하는건지 보기위해 애를썼으나,보이는것은 캄캄한 어둠뿐이었다.
"…."
소리없이 눈을떴다.꿈자리가 뒤숭숭해서 괜히 인상을 한번쓰다가 곧 표정을 유하게 풀었다.
자신의 앞에서 죽일듯이 쳐다보는 성열의 턱선을 부드럽게 쓸었다.조심스럽게,혹은 아주 사랑스럽게.
"놔.이 개새끼야"
손목을 비틀며 나가려고 애를쓰던 성열이 붉게 부어오른 손목을 한참이나 만지작거리다가 고개를 떨궜다.
내가 키워놓은 개다.사랑스러운,나의.
"밥,먹어야지-응,그래야지."
바닥을 꾹꾹 눌러밟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접시를 깨끗하게 씼으며 콧노래를 불렀다.성열이 무슨표정을 지을까,자신을 쳐다보며 붉혔던 볼이 생각났다.
지금은,볼수가 없는게 아쉽지만.명수가 입맛을 다시며 밥을덜었다.
"개새끼."
명수가 집에나가면 자신만이 손목이 묶인채로 집을 지켰다.영락없는 개처럼.
한참을 두리번거리던 성열이 닿지않는 손목을 억지로 끌어다가 주머니에 쑤셔넣었다.
여기 어디쯤에 그저께 밤,명수와 싸우다가 들어온 유리조각이 있을것이었다.그순간 현관문이 크게 열렸다 닫히는소리가 났다.
"…아,"
자신의 뒤에는 급하게 숨을몰아쉬며 머리를 정리하는 명수가 있었다.
"내가 놓고간게 있어서말이야."
명수가 너무나도 쉽게 성열의 바지주머니에서 유리조각을 빼내어갔다.
또,실패야.
성열이 울상이되어 주저앉았다.김명수는,벗어날수 없는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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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정신으로 쓴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