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의 얘기를 들은 결과 결론은 그거다
왜 싸웠는지는 모르겠고 저 새끼는 좆같은거
*
"아, 백현씨. 헤어졌다며. 사귄지 오래 되지 않았나?"
"네. 뭐 그냥.."
"당연히 결혼 할 사람일 줄 알았는데..괜찮아! 더 좋은 사람 만날 수 있을거야"
"아. 네 감사해요"
이제 막 출근한 시간 사람들은 그의 이별얘기에 떠들썩했다
결혼 얘기는 뭐 상대는 누군지 모르는거니까
"아, 그거 들었어?"
저멀리 한 직원이 말을 꺼낸다
"옆 부서 도경수씨도 헤어졌다던데"
"뭐? 정말?"
"하, 다들 헤어지는구나"
"아, 정말요?"
등등 남의 연애사에 관심도 많은 사람들의 소리가 들린다
나랑 옆 부서 이별을 했다는 그 사람이랑 애인관계였다면 까무러치겠지
"근데, 잘 헤어진 것 같아. 애인이 성격이"
하며 왼손으로 머리 옆에 둥글둥글 원을 그린다
이 씨발놈이
"네? 왜요. 뭐 때문에 그런대요?"
"아니. 좀 그렇다더라구. 성격도 그렇고.."
"아, 그래요?"
바로 박찬열을 만나러 갔다
"야, 도경수 나한테 뭔 소리 하고 다니냐?"
"므...뭐...무슨 얘기?"
"거짓말 다 티나. 빨랑 불어"
"불긴 뭘 불어 니가 풍선이냐"
하곤 쪼르르 도망가려는 걸 콱 잡아 마지막 메세지를 전했다
"그 새끼. 내 눈에 띄지 말라고 해. 진짜 죽여버릴꺼니까"
*
"뭐? 변백현이? 이 쌍년이 진짜 보자보자 하니까"
또 꼴에 변백현이 무서워서 그 말을 전달한 박찬열이다
두고보자 변백현
*
"변백현 씨"
동료들과 점심시간 밥을 먹고 올라오는 변백현을 친절한 어투로 부르는 도경수였다
"ㄴ..네? 저요?"
또 무슨 꿍꿍이냐는 듯 자신을 쳐다보는 백현에게 웃으며 비상구로 데려갔다
"변백현 씨"
"왜요"
"제 아이패드"
"네?"
"제꺼 사자마자 빌려가셔서는 안 돌려 주셨잖아요"
"아 줄께요"
"아니, 맨날 말만 하지 마시고"
"아 준다고요"
"정말이에요?"
"아, 진짜"
"화내지 마시구요"
"아, 준다고"
"감사해요"
오예, 제대로 약올렸다
그리고 마지막 한 방
"아, 그리고 웬만하면 높임말 좀 쓰시죠?"
예쓰. 자신을 째려보고 걸어가는 백현의 뒷모습을 보며 쾌재를 외쳤다
*
"경수씨, 택배왔던데. 착불 2만원"
"네? 무슨.. 올 데가 없는데"
"나야 모르지. 빨리 가봐"
"네"
뒷통수를 긁적이며 택배를 받으러 나가서 피 같은 이 만원을 내고는 자리에 가져와서 택배를 뜯었더니
'늦어서 죄송해요. 도경수 씨'
"씨발..."
작은 목소리로 내뱉었다
액정이 시원하게 나간 아이패드와 그 위에 붙은 포스트잇을 보고는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화를 겨우 겨우 삭히며
'죽었어'
*
딩동-
부시시한 몸을 이끌고 나간 현관에서 백현을 맞이한 것은 착불 5만원의 택배
일단 돈을 꺼내주고는 받아든 큰 박스를 뜯었더니 나오는 건
내가 짜 준 목도리
내가 만들어 준 쿠션
내가 싸갔던 반찬 통
씨발 딴 건 다 참아도 어떻게 반찬통을 안씻어서 보내냐 이 개새끼
화가 날대로 난 백현은 박스 통 째로 분리수거함에 던져 놓고 와서 인터넷을 켜고는 음흉한 미소를 날렸다
*
"아니.. 이게 어떻게 해서 이렇게 나오냐고요"
"본인이 커플 요금제 해지 안하셨잖아요. 이번달 29일까지 납부하셔야돼요."
씨발 개똥같은 변백현 새끼 130만원? 미친 새끼
자신이 잘못해서 별 말 하지도 못하고 청구서를 들고는 터덜터덜 집으로 오는 경수였다
*
"허..."
신나게 물건을 사 놓고 경수의 페이스북을 염탐하던 와 중 옆에 뜨는 작은 창
'경수형'
'보고있어?'
'급작스럽긴해도 나도 너 좋아하니까'
김종인? 이 새끼는 뭐야
대학생? 어린 놈의 새끼가 바로 말이나 까고, 만나도 이런 놈을
일단 로그아웃을 하고 침대에 누워 곰곰히 생각해보는 백현이다
*
"그거 들었어요? 얼마전에 헤어졌다던 도팀장님"
"응? 무슨 일 있대?"
귀를 쫑긋 세우고는 관심없는 척 하며 듣고있다
"새 애인 사귄대요"
"벌써?"
"와, 대박이다"
"상대가 계속 도팀장 좋아했다던데?"
내 이럴줄 알았어.
*
"종인아"
"응, 형"
"음..이 때까지는 내가 계속 샀으니까 이건 니가 사자"
"ㅇ...응? 응"
당연히 백현이였으면 먼저 자기가 내겠다고 했을 것이다
게이라서 좋은 점은 서로 돈 내는 것에 눈치보지 않는 것이다
근데 종인은 대학생. 당연히 자신에게 계속 요구를 하는 입장이었다
그런것을 꽤 싫어하는 경수였고, 역시 상대의 표정은 썩어갔다
-
"어..나 먼저 들어가도 될까?"
"응?"
"너 좀 있으면 시험인거 아는데..."
"어, 그래"
방금 종인이 집에 가기 위해 잡은 택시를 보고는 몸이 안 좋아진 경수가 택시를 타고 출발했다
"하아..."
가쁜 숨을 몰아쉬며 침대에 누운 경수는 종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 형"
"뭐해..?"
"어, 나 도서관"
"나..몸이 안 좋아서"
그 때 건너편 수화기에서 '종인아~'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형, 나 지금 좀 바빠서"
뚝-
결국은 찬열에게 연락해서 겨우겨우 병원으로 간 경수였다
이번편 왜이렇게 노잼? 소름ㄷㄷ
담번에 수정해서 다시 올릴게요....날 용서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