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준회랑 사고침 07 "아 학교가기싫어" "갈수있을때 가둬, 이제 좀있으면 휴학해야될걸?" "하긴.." 옷을 다챙겨입은 준회가 아싸 이제 따라잡는다!. 하며 신발장 거울앞에섰다 "뭘따라잡아?" "너 나 휴학계냈을때 너 3학년가는데 나 2학년이라고 놀렸잖아" "F학점 맞아라" "엿먹어. 학교안가?" "나 오전에 강의없어" "나 먼저간다?" "응" 간다길래 자리에 휴대폰을 찾아서 다시 누웠는데, 나가는 기척이없어 돌아보니 구준회가 안가고 서서 삐딱하게 쳐다보고있다. "안가?" "진짜 너무 하시네" "뭐가" "내가 간다는데 거기 누워서 그러고있을거야?" "귀찮게" 내가 그제서야 일어나 신발장앞까지다가갔다. "결국올거면서, 귀찮단 소리좀하지마" "그냥 가면되지 왜 오라그래!" "나 학교간다고!" "뭐어쩌라고! 신발이라도 신겨줘?" "어유 진짜 까분다" 같잖은 핀잔에 인상이란 인상은 다구겨놓고, 내이마에 뽀뽀자국을 남기고는 까불지마. 하고 사라졌다. 뭔가 앞뒤안맞는데다 모자라보이는 구준횐데, 이 상황에 설레하고있는 내가 많이 이상한건가? 맙소사 준회나가고 잠깐 눈붙였다 점심먹고 나가야지 그러고 잠들었는데 12시를 훌쩍 넘겨버렸다. 아이가지면 잠이 많아진다는데, 그래서 그런가? 밥은 커녕 빨리빨리 준비안하면 지각하게 생겼다. 이제 학교 바로앞에서 산다고, 나도모르게 늘어진건가보다. 서둘러 준비를 마치고 계단을 내려와 밖으로 나왔다. 계단 내려오는것도 일이네 "어? ㅇㅇㅇ언니" 누가 내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뒤돌아봤더니 12학번 정수정이었다. 준회네 고등학교 후배에다가 구준회 전여자친구 "아.. 안녕" 솔직히 쟤에대해서 내가 아는건 나보다 한살어리고 이름은 정수정이고 구준회 전여자친구였다. 그뿐이기때문에 착한애다 나쁜애다 판정지을순없지만, 알고있는게 그거밖에없기때문에 좀 더 신경쓰이기도한다. 혹시나 나쁜애일까봐, 미련같은거 남기는애일까봐 경계심든다고 해야하나? 준회가 태어나 처음으로사귄 여자친구라서 더그런가 심지어 예쁘기까지하니까, 늘씬하고 "언니 왜 거기서나와요?" "어?" "거기 오빠네 집이잖아요" "아 그게.." 같이산다고해야하나? 그냥 놀러왔다고해야하나? "ㅇㅇㅇ!" 딱히 착함의 정석대로 살아온것도아니면서 거짓말은 더럽게 못하는 성격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못하고 안절부절하는데 익숙한목소리가 들려서 봤더니 준회였다. "뭐해? 빨리빨리 학교안가? 혼날래?" "어? 나 이제 가려고 너 끝났어?" "응. 악보는 챙겨갔어? 우리집에 놓고갔다며" 무슨소린가 싶어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쳐다봤더니 구준회가 눈을 찡긋거리며 눈치를 줬다. "아, 어어! 지금 가지고 나왔어" "그래? 빨리가 늦겠다" 도와주는거였구나. 어쨌던 덕분에 하지도못하는 연기로 상황을 잘넘긴거같아 안도하며 걸음을 재촉했다. 다행히도 교수님 들어오시기전에 강의실안에 도착했다. 김동혁이 지난 이틀간 뭐하느라 안왔냐며 핀잔을 줬다. 김동혁은 준회랑 중학교때부터 친구사이었고, 나랑은 대학교에 들어와서 준회덕에 알게된 친구다. 구준회의 소개로 만났지만, 죽이 잘맞아서 이젠 준회없이도 둘이 잘만나 잘놀곤한다. "여행갔다왔어" "설마 구준회랑 단둘이?" "응" "1박2일?" "응" "단단히 미쳤구만 젊으신 남녀가" "무슨 상상을 하시는걸까, 아무일없었는데" 김동혁이 의미심장한표정을 지으며 정말?.하고 물어온다. 니가 상상하는 그일은 이미 오래전에있었다 친구야. 차마 이 말은 못하고, 어휴.하고 고개를 저었다. "부럽다.." 군대에서 여자친구한테 차인이후로 너무오랫동안 솔로로 지내서 그런가? 측은하게까지 느껴지네 "너도 여자친구 좀 사귀던가, 너 꽤 인기있더라?" "그러고는싶지. 그래서 요즘 1학년들 주시중" "웃기시네, 니주제에 1학년?" "내가 뭐" "넌 아저씨야 이제" "그러지마라, 마음만은 첫사랑찾아가고싶은 소년이다." "첫사랑?어이구 첫사랑도이쪄?" "넌 남자한테 첫사랑이 어떤의민지 모르지?" "어떤 의민데" "절대 못잊을거같은?" 그럼 구준회 첫사랑은 정수정이니까. 아 갑자기 찝찝해지네 절대 못잊을? 구준회도 그럴까? "아 너때문에 찝찝해졌잖아" "내가 뭘했다고.." 내가 한숨을 내쉬자 그제서야 뭔지 알았다는듯이 아~.하는 김동혁이다. "야 너 구준회 첫사랑때문에 그래?" "아니거든" "맞구만 뭘" "아니라니까?" "귀엽게들 노시네, 걱정말아" "아 이제와서 걱정말래봤자 소용없거든"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까 나갈때 배웅안해줬다고 뭐라고하더니, 내가 들어왔는데도 시큰둥한것봐 "나왔어" "어 왔어?" 내가 곁에 다가서 어깨를 툭 쳐주고나서야 이어폰을 빼고 휴대폰을 내려놓으며 아는체를했다. "아까 안늦었어?" "응, 아슬아슬하게" "일찍일찍 좀 다녀" "아몰라 매사가 힘들어요즘" 내가 침대위로 녹초가된마냥 풀썩 쓰러지니 준회가 안타까운듯이 나를 보더니, 같이 옆에 풀썩눕는다. "왜 보호본능자극해?" "아니, 너오면 밥달라고할려했는데" "너 짜증나" "장난이야ㅋㅋㅋ쉬어" 일어나서 자세를 고쳐안더니 이불을 걷어내고 여기누우라며 손으로 시트를 툭툭쳤다. 거의 기어가다싶이해서 그짧은거리를 옮기는데 준회 휴대폰이울렸다. 별생각없이 쳐다봤는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오고있었다. "누구지?" 준회도 모르는 눈치였다. 나에게 누워있으라고 한뒤 전화를받아 여보세요?.하며 문쪽으로 걸어갔다. "어 수정아" 슬리퍼도 똑바로 못신고 문밖으로 나가며 준회가 했던 마지막말은 '어 수정아'였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몸이 저절로 일으켜졌다. 도대체 무슨소리지? 내 귀가 잘못됬나? 에이 그냥 친구로서 한 전화일거야. 그럴리가 없잖아. 절대로 절대로. 금세 통화를 끝낸 준회가 집으로 들어왔다. "무슨전화야?" "아무것도아냐" "정수정?" "...응" "....." "안피곤해? 내가 대답없이 쳐다보자 애써 모른척하며 옷을 정리하곤 내옆에 와서 누웠다. "구준회" "어" "정수정이지" ".......안물어보면 안될까" "왜?" "불편하니까" "왜 숨기려고하는데?" "그런거아냐" 귀찮은듯 돌아서서 누운다음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어버렸다. "구준회" "....." "구준회" "....." "야" "그만 물으라고 했다." "내가 먼저 물어봤다. 정수정이냐고" "맞으니까 그만해" "싫어" "그럼 계속 하던가. 너혼자" 내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경고하듯이 말하는 구준회는 모르긴몰라도 기분이 꽤 상해보였다. 하지만 나대로 기분이 상해버린나라고 그만할생각은 없었다. "나한테 뭐 숨겨?" "....." "찔리는거라도있어?" "...하지마. 그만해" "뭘그만해? 너 걔랑 무슨얘기했는.." "그만하라고했지!" "...." 갑자기 소리를 지른 준회때문에 적잖이 놀랐다. 안놀란척, 담담한척을하지 못한내 얼굴위에 놀람이 그대로 드러났고 눈에는 눈물까지 그렁그렁 맺혀있었다. 소리를 질러놓고 뒤늦게 후회라도 하는듯이 고개를 돌리며 한숨을 푹내쉰 준회가 작게 그만하라니까 진짜...하고 읊조렸다. "..너왜그래진짜" "하지마 더 싸우기싫으니까" "난 싸워도 물어봐야겠는데" 답답한듯 한숨을 푹 내쉰준회가 마른세수를했다. "제발 그만좀하자" "...야" "나 좀 가라앉히게 오늘은 그만하자고" "...못잊어?" "진짜 사람짜증나게하는데 뭐있어" 준회가 내눈을 정확하게까지 쳐다보며 던진한마디가 비수가되어 내 가슴에 꽂혔다. 금방이라도 울것같은 눈을하고 나보다 한참 큰 준회를 노려봤다. 한참 눈싸움을 하던 준회가 자리룰 박차고일어났다. 눈가에 눈물만 그렁그렁하게 매달아놓은채로 아무것도 못하고 아무말도 못하는 나를 등지고 겉옷을 챙겨 문밖으로 사라졌다. 화가났음을 온몸으로 표현했다. 신발도 신다말고 꺾어신은채로, 문은 쾅소리나게 집이 떠나가라하고 클정도로 버림받은느낌 그냥 그자리에 주저앉아서 엉엉울었다. 밤이 늦도록 준회는 들어오지않았다. 전화를 걸어볼까했지만 그까짓 자존심이 뭔지 준회도 나도, 앞으로 잘살기위해 1순위로 고쳐야할게있다면, 그망할놈의 '쓸데없는 자존심세우기'일거다. 서로 자존심만 더럽게세서 먼저 사과란건 할줄도모르고. 싸우기만 잔뜩싸웠지, 미안하단소리를 해본적이없다. 그냥 시간이지나고나면 자연스럽게 싸우기전으로 돌아왔다. 미안하다는 말없이도 곧잘 지냈고, 그래서 더 좋다고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던거같기도하다. 언젠가부터 미안하다는 말이 생략되버린이유는 '말하지않아도 알아서'가아니라 '싸워도 돌아올걸 알아서'가 되버린 느낌이었다. 이러다 크게다투고 이별하기 원할때 '미안해' 한마디를 못해서 나는 준회를, 준회는 나를 떠나보내야 하게된다면 어쩌지 그게 지금이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들었다. 그래도 전화는 죽어도 안하지? 이것도 닮은 구석이라 쳐야할지.. 구준회나 ㅇㅇㅇ이나 다를게 뭐라고 싸우는지 넋놓고 이런저런생각을하는데 휴대폰이 울렸다. 김동혁에게서 온 메세지였다. '제발그만싸워. 구준회 여기있으니까 걱정말고. 니편들어주는 중이니까 넌 내일 혼날줄알아라' _정수정 안티아님주의..★ 그냥 이미지가 잘어울려서 써봤어요! 암호닉 퓨어 로봇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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